[수기공모전] 나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

인문 사업 아카이브

[수기공모전] 나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

2024-01-06

[2023년 청소년 인문교실 수기공모전 수상작 중등부문 우수상]

나는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을 때 아무런 기대가 없었다. 인문학이라는 장르는 나에게 생소한 분야였다. 그저 내게 딱딱하게 다가왔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의 진로와도 관련이 없고 이 시간이 나한테 무엇이 유익할까? 속으로 생각했었다. 친구 때문에 신청했던 수업이었고, 아무 기대 없이 참가했던 인문학 수업은 나의 생각을 조금씩 변하게 했다.

견고한 편견의 벽을 깨뜨린 것은 나와 인문학 사이의 다리를 놓아준 의상이라는 주제 때문이었다. 의상에 관한 역사, 심리, 문화, 가치관 등의 연결이 인문학 수업을 통해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하였다. 그중에서도 파타고니아 기업을 통해 배웠던 인문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길을 걷다 보면 2~3명은 입고 있는 이 기업의 옷은 요즘 많은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이다. 얼마나 사람들이 열광하면 “이 옷을 사지 마세요” 라고 광고해도 매출이 더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많은 의문이 생겨났다. “이 브랜드에 요즘 세대 사람들은 왜 열광할까?”, “더 싸고 더 예쁜 옷이 훨씬 많은데?”, 가격이 싼 편도 아니다. 웬만한 옷들의 2~3배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성비 옷을 좋아하는 나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 이야기에 나는 호기심이 생겼고, 의상에 대한 관점을 확장 시켜주는 큰 계기가 되었다.

다름 아닌 그들에 브랜드 철학에 숨겨져 있었다. 그들의 브랜드 철학은 이러하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그로 인한 환경 피해를 유발시키지 않으며, 환경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이용한다. 이러한 철학은 기존의 자본주의 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철학이었다. 철학을 바탕으로 그들은 가격은 비싸지만 오래 입을 수 있도록 튼튼한 제품을 만들고 그들의 매출의 1%로는 환경 기부금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일 수 있었던 그들의 환경친화적 철학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바로 가치 소비를 중시하게 여기는 요즘 사람들의 취향과 인식이 저들의 철학이 딱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요즘 세대들이 환경적 가치를 가지며 이 옷을 사면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느낌을 주는 기업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나는 이 의류 브랜드를 분석하고 배움을 통해 가치 소비라는 요즘 사람들의 인식을 알게 되었고 의상을 통해 사람을 탐구하는 인문학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나의 확장된 관점이 나의 삶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 예로 개인적으로 나는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축구 보는 것을 가장 즐거워한다. 축구와 유니폼 의상에 관한 여러 의문과 호기심이 생겼다. 왜 축구선수들은 바지는 반바지만 입을까? 상의는 긴팔 상의를 입기도 하고 두터운 팔토시를 착용하는데 말이다. 이는 날씨와 계절의 상관없이 반바지만을 입는다.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한 규정 때문이었다. 평범한 긴바지를 입으면 바지 밑단에 공이 걸려 공이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거나 넘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반바지를 고집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무언가를 볼 때 의상이 먼저 눈에 밟히며 그것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다. 또한 그 의상에 대한 탐구와 그 의상 얽힌 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이 인문학 수업은 엄청난 기대와 유익함을 주었다. 더 나아가 생각의 범위와 관점이 넓혀졌고 다양한 지식이 늘어났음을 느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의상”이라는 주제가 다리 역할이 되어 인문학의 재밌는 성격과 모습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인문학과 더욱더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었고 좋은 배움의 기회 주심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