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역 10번 출구. 대로변 번화가를 벗어나 후미진 골목길로 들어서면, 빵집, 세탁소, 미용실, 서점 등이 밀집한 작은 동네 시장이 나타난다. 8월 29일 밤 9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과를 마친 늦은 시간. 시장 한 자락에 자리 잡은 간판도 없는 책방 ‘지금의 세상’이 손님들로 복작인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고민과 일상, 책과 음악을 나누는 골목콘서트 ‘지금의 살롱’이 열린 것이다.
▲ 책방 ‘지금의 세상’ 입구
골목을 오가다 한 번쯤 만난 익숙한 얼굴들, 편안한 옷차림의 주민들이 하나 둘 객석을 채운다.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던 젊은 엄마도, 다정하게 동네 산책을 하던 모녀도 발걸음을 멈추고 열린 문 안을 빼꼼 들여다본다.
▲ 골목콘서트 현장
‘지금의 살롱’은 사당동에 터를 잡은 상인들이 ‘사람 냄새 나는 살아 있는 동네’ 한번 만들어 보자며 의기투합해 벌인 동네 콘서트다. 진행자는 ‘지금의 책방’ 사장님, 특별 게스트는 미용실 ‘친절한 지균씨’ 사장님과 정육점 ‘한성한우’ 사장님이다. 빵집, 술집, 국숫집 사장님도 모두 운영 스태프로 참여했다. 서로의 단골집을 추천하며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몇몇은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가며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처음에는 어색하게 인사만 나누던 사람들도 어느새 포스트잇 쪽지에 저마다의 사연과 신청곡을 적어내기 시작했다. 진로, 일, 연애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저는 정말 좋아하는 일이 없어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일과 삶을 어떻게 구분 짓고 균형을 맞춰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상황이 변한 것뿐인데, 주변에서 제가 변했다고 해요. 그럴 때마다 인간관계가 너무 어려워요.”
▲ 사연을 적은 포스트잇
진행자가 된 상인들은 자신의 경험담이나 인상 깊었던 책의 구절을 인용하며 위로를 건네고,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책을 추천했다. 관객이 된 주민들은 각각의 고민에 때로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신청곡으로 위로에 동참했다.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늦은 밤까지 서로 고민을 나누며 ‘우리’가 된 이들. 행사가 끝나고 다음을 기약하며 책방 문을 나선 이들의 얼굴에는 이제 고민 대신 미소가 엿보였다. 정이 오가는 ‘살아 있는 동네’가 시작됐다.
[서울] 지금의 세상에서, 우리
골목콘서트 여름 시즌④ ‘지금의 살롱’
2018-09-17
사당역 10번 출구. 대로변 번화가를 벗어나 후미진 골목길로 들어서면, 빵집, 세탁소, 미용실, 서점 등이 밀집한 작은 동네 시장이 나타난다. 8월 29일 밤 9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과를 마친 늦은 시간. 시장 한 자락에 자리 잡은 간판도 없는 책방 ‘지금의 세상’이 손님들로 복작인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고민과 일상, 책과 음악을 나누는 골목콘서트 ‘지금의 살롱’이 열린 것이다.
▲ 책방 ‘지금의 세상’ 입구
골목을 오가다 한 번쯤 만난 익숙한 얼굴들, 편안한 옷차림의 주민들이 하나 둘 객석을 채운다.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던 젊은 엄마도, 다정하게 동네 산책을 하던 모녀도 발걸음을 멈추고 열린 문 안을 빼꼼 들여다본다.
▲ 골목콘서트 현장
‘지금의 살롱’은 사당동에 터를 잡은 상인들이 ‘사람 냄새 나는 살아 있는 동네’ 한번 만들어 보자며 의기투합해 벌인 동네 콘서트다. 진행자는 ‘지금의 책방’ 사장님, 특별 게스트는 미용실 ‘친절한 지균씨’ 사장님과 정육점 ‘한성한우’ 사장님이다. 빵집, 술집, 국숫집 사장님도 모두 운영 스태프로 참여했다. 서로의 단골집을 추천하며 가볍게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몇몇은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가며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처음에는 어색하게 인사만 나누던 사람들도 어느새 포스트잇 쪽지에 저마다의 사연과 신청곡을 적어내기 시작했다. 진로, 일, 연애까지 주제도 다양하다.
“저는 정말 좋아하는 일이 없어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일과 삶을 어떻게 구분 짓고 균형을 맞춰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상황이 변한 것뿐인데, 주변에서 제가 변했다고 해요. 그럴 때마다 인간관계가 너무 어려워요.”
▲ 사연을 적은 포스트잇
진행자가 된 상인들은 자신의 경험담이나 인상 깊었던 책의 구절을 인용하며 위로를 건네고,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책을 추천했다. 관객이 된 주민들은 각각의 고민에 때로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신청곡으로 위로에 동참했다.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늦은 밤까지 서로 고민을 나누며 ‘우리’가 된 이들. 행사가 끝나고 다음을 기약하며 책방 문을 나선 이들의 얼굴에는 이제 고민 대신 미소가 엿보였다. 정이 오가는 ‘살아 있는 동네’가 시작됐다.
*공연 정보가 더 궁금하다면? >> 골목콘서트 서울 사당편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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