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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두 친구

이수연

2022-05-30

내 어깨 위 두 친구 도서 사진

이수연 지음/여섯번째봄/2022년/22,000원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것보다, 견뎌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얼까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다. 작가는 트라우마를 기억 속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영향을 주고,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는 존재로 보았다. 트라우마를 살아 있는 캐릭터로 만들면 어떨까 고민 끝에, 주인공 토끼와 표범을 만들어 냈고, ‘표범’은 토끼의 유년시절 속 어떤 기억이 만들어낸 트라우마를 나타낸다.


우리의 삶이 여러 가지 경험들로 만들어지듯, 토끼의 삶도 그러하다. 열한 살 때부터 함께한 검은 친구도 토끼의 성장만큼 변화한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을 끝없이 억누르는 이 무겁고 버거운 친구에게서 토끼는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조금씩 변하듯, 새로운 만남을 반복하고, 작은 새를 돌보며, 토끼는 검은 친구를 점점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게 되고, 새를 돌보며 느끼는 감정들은 이제 토끼를 다른 삶으로 안내한다. 심지어 너를 사랑해 버릴 거라며 안아 주는 토끼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가 이 책에서 얻고 싶었던 바람, ‘위로’일 것이다.


긴 호흡의 작업이었을 그래픽 노블을 수채화로 그려낸 이 책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노랑이 표현하고 있는 존재와 따뜻함이 담겨 있다. 위로가 되기도 하고 힐링이 되기도 한다. 책장을 넘기다 만나게 되는 한 장면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어깨 위 트라우마를 내려놓고 이제는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어깨 위 두 친구』 책소개/출처: 알라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큰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연인과 가족이 그렇다. 관심 없는 사람, 낯선 타인은 내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부모, 형제가 준 상처는 쉽게 잊지 못하고 오래 간다. 5월은 일 년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봄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하지만 꽃은 피면 언젠가 진다. 누군가를 만나면 반드시 헤어질 수밖에 없듯이. 어쩌면 모든 관계는 시절 인연인지도 모른다. 가정의 달 5월은 ‘가족’의 형태와 의미가 다양해진 현대 사회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여전히 부모와 자녀 관계로 구성된 일반적인 가정을 전제로 한다면 그들의 관계를 돌아보고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만한 책 한 권을 공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주연의 ‘내 어깨 위의 두 친구’는 가족을 향한 양가감정으로 읽어도 좋다. 가족은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지만, 때때로 가장 부담스럽고 커다란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격렬한 감정적 충격’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트라우마trauma는 누구나 갖고 사는 마음속 표범이 아닐까. 유년 시절의 흰 토끼와 트라우마를 상징하는 검은 표범은 영원히 헤어지지 못하는 애증의 관계일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외면하고 무시할수록 더 크게 도드라져 말하고 싶지 않은 상처가 있지 않은가. 


 저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견디고 화해하는 법을 제시한다. 어떻게든 피할 수 없다면 정면으로 응시하고 함께 사는 법을 고민하라고 조언하는 듯하다.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을 억압하고 짓누르는 검은 친구에게서 벗어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변화는 사소한 곳에서 시작된다. 토끼는 작은 새를 돌보기 시작한다. 어딘가에 기대고 무엇을 돌보는 일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다. 작은 새는 토끼를 길들이고 토끼는 표범을 어루만진다. 너를 사랑해버릴 거라며 검은 친구를 안아 주는 장면은 색다른 공감과 위로를 전해준다. 


 그래픽 노블(Graphic Nobel) 형식으로 온 가족이 함께 책장을 넘길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트라우마, 서로 마음의 상처가 되었을 일들은 없었을까.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온몸으로 가족을 보듬어줄 수 있는 독서 경험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추천사: 류대성, 읽기의 미래』 저자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2 <5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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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작가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을 만드는 작가이다. 동물들이 가지는 고유한 표정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내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동물의 얼굴 뒤에 숨겨진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와 공감을 주는 책을 만들고 싶어한다. 쓰고 그린 책으로『어떤 가구가 필요하세요?』,『달에서 아침을』,『이사 가는 날』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우리 동네엔 위험한 아저씨가 살고 있어요』,『파란 눈의 내 동생』,『사자와 소년』,『소원』,『너는 나의 모든 계절이야』등이 있다. 최근작 :<내 어깨 위 두 친구>,<달에서 아침을>,<어떤 가구가 필요하세요?>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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