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의 선배 세대가 주도하여 삶을 통해 체득한 지혜와 재능을 다른 세대와 지역 사회에 나누는 소규모 인문활동 지원 프로그램,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오늘의 주인공은, 영남권에서 활동하는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활동그룹, "장애인들에게 춤과 끼를-희망극단"입니다!
평균 연령 70대의 시니어 희망극단과 두 장애인이 만나, '연극'이라는 언어를 통해 인터넷, 게임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현장.
그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장애인들에게 춤과 끼를"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어
인간에게 말이 없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한 인류학자는 3, 4만 년 전 인류의 오래된 조상 네안데르탈인을 일컬어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들은 언어가 없어 마치 노래를 하듯이 몸으로 소리를 내어 소통했으리라는 것이다.
정재희씨는 언어로 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이다. 그는 열일곱 살에 오토바이 사고로 전체 뇌의 1/3을 상실하여 지난 20년간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나 ‘20년 정도 살면 잘 살 것’이라고 내다봤던 담당 의사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20년을 맞는 올해 그는 더욱더 건강하게 오늘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그 흔한 ‘말'로 소통하기 어려운 장애인이다. 극단 관계자에 의하면 지적 3급, 지체 3급의 장애인이라고 한다. 그는 입 밖으로 소리를 내어 말하려면 혈압이 오르고 숨이 차서 제대로 빠른 시간 내에 의사를 전달하기가 어렵다. 그 때문에 타인과의 소통이 불편하다 보니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가 오늘 이 무대에서 주인공을 능가하는 빛나는 연기로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고 하면 많은 사람은 무척 궁금할 것이다.
과연 몸이 불편한 그가 어떻게 연기를 했다는 말인가.
말 없는 강렬한 표정과 몸짓 연기가 더 큰 울림으로
이번 연극에서 그는 말이 필요 없는 특유의 몸짓 연기와 춤으로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였다. 앞치마를 배 위까지 올려 입은 의상 코디와 귀여운 캡모자가 함께하며 빚어낸 몸짓과 표정 연기의 결과는 대성공.
잠시도 쉬지 않는 아이들의 소음 속에서 그는 오히려 말 없는 연기, 즉 강렬한 표정과 큰 덩치로 크게 휘젓는 몸짓이 오히려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즉 말이 아닌 몸짓 연기가 더욱 큰 울림을 만들어낸 것이다.
임선미씨 역시 수어를 하는 장애인이지만 그녀의 춤에 대한 열정은 이번 주감중학교 무대에서 눈부시도록 빛났고 눈높이가 높기로 유명한 부산 중학생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특히 노란색 원피스와 검정 베레모 의상은 그의 티 없는 표정 연기를 뒷받침해준 멋진 코디였다. 의상 코디 역시 그녀만의 큰 강점이다.
어느 날 시니어 극단에 찾아온 두 장애인
어느 날 시니어 극단에 찾아온 두 장애인이들의 만남은 어느 날 우연히 길가의 플래카드를 본 희망극단 김선옥 대표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노래하고 만담으로 사람들을 웃겨주시는 7학년 언니인 시니어 극단의 김선옥 대표는 그 홍보물을 본 순간 극단을 자주 찾아왔던 두 사람을 떠올렸다. 그들은 임선미씨와 정재희씨.
늘 무대 위에 오르기를 열망하던 그들이었음을 알기에 김 대표는 그들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보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멋진 무대를 상상하며 프로젝트 제안서를 작성해 보냈다. 그 결과 그들의 첫 무대는 10월 4일 부산 주감중학교 체육관 무대로 결정되었고 오늘 그 무대를 올리기 한 시간 전. 총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 대표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세대를 뛰어넘는 콜라보가 이번 프로젝트의 미션
리허설의 총 연출은 극단 시유어게인의 조현우 실장과 박형태 본부장이 맡고 있었다. 이들의 미션은 장애인과 함께 하는 시니어 극단의 첫 콜라보 프로젝트를 좀 더 젊은 감각으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멋진 무대로 기획하고 연출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시니어 배우들을 중심으로 장애인 2명과 주감중학교 학생까지 참여시켜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자 풀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늘의 이 무대는 조현우 실장에게는 매우 뜻깊은 무대다. 역시 연극은 종합예술. 오늘을 위해 연극연출, 대본, 무대조명, 음악, 의상, 배우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재미와 감동을 추구했다. 그러나 그의 전략은 단순히 그 정도에서 머물지 않았다.
오늘의 공연이 뜻깊은 이유는 일반적인 공연 그 이상으로, 장애인을 위한 수어와 그들의 특별한 대사를 춤으로 대체한 매우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느라 지난 여름을 뜨겁게 보낸 터였기 때문이다.
평균 연령 70대, 시니어 희망극단
울산에 소재한 희망극단은 60대가 고작 3명, 대부분 70대 나이의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평균 연령 70세가 훌쩍 넘는 시니어 연극단이다. 총인원 12명, 지난해에 창단한 이들은 주로 인성교육, 효를 주제로 한 연극을 주로 올리고 있다. 그저 마이크 잡으면 노래가 절로 나오고 흥이 많아 어디서나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는 그들이지만 이렇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올리는 것은 어쩌면 그들을 더욱 젊어지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배우들의 상기된 표정들이 역력하다.
흥분과 긴장이 함께 하기는 오늘 함께 공연에 참여하는 주감중학교 1학년 정현수 군도 마찬가지다. 정군은 어르신들의 손자뻘 되는 배우이다. 이 공연에서는 의사 역할을 맡아 흰 가운을 입었는데 어쩐지 그 가운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모두가 ‘현수는 의사가 되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라는 덕담과 함께 현수의 미래 꿈을 의사 선생님이 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아마도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으리라.
극 중에서 할머니는 아이가 되고, 아이는 의사가 되고
막이 오르자 7학년 언니 김선옥 대표는 중학생 교복과 모자 그리고 배낭을 메고 아이들처럼 활발하게 무대 위를 종횡무진 왔다 갔다 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할머니는 아이 역할을 맡았고 의사 선생님 역은 중학생 정군이 맡았다. 캐스팅 또한 매우 재미있는 설정이다.
공연의 내용은 학교를 땡땡이 치고, 지나가는 아이들의 돈을 빼앗고, 친구들 괴롭히기를 일삼던 한 아이, '보우'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보우의 어머니는 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보우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착하기만 한 줄 알았던 보우의 어머니는 친구들을 수소문해보니 아들 보우는 학교에 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걸핏하면 아이들 돈도 빼앗고 못된 짓을 일삼는 아이였음을 알게 된다.
그날도 시장통에서 장사하는 어머니의 돈을 빼앗아 게임방에서 탕진하고 지나가던 친구의 돈마저 빼앗고 친구를 조롱하며 허송세월하다가 평생을 술을 벗 삼아 신세 한탄이나 하며 일생을 보내는 신세가 된 것이다. 세월은 흘러 자식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소망하던 어머니마저 저 세상으로 돌아가시고 뒤늦게 후회하던 그에게 나타난 옛 친구. 그는 자신이 학창시절 돈을 빼앗고 조롱했던 친구였으나 훗날 국립합창단의 지휘자로 크게 성공하여 이제는 오갈 데 없는 걸인이 된 옛친구인 그에게 봉투를 건네며 도움을 준 것이다.
그 사건으로 자신이 허비한 지나온 삶을 반성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을 다짐하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의 일생을 담은 이 연극은 곳곳에서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청소년들의 흥을 돋우었으며 이런 장면에서 가장 멋진 연기를 해 보인 배우는 단연 이 두 사람, 임선미씨와 정재희씨였다.
삼삼오오 모이니 인생이 달라져
오랜 세월 동안 아이들은 학교로, 장애인은 집으로, 어르신들은 노인정으로 각각 주로 거하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 이외에 갈 곳이 없고 장애인들 또한 바깥 활동이 수월하지 않은 것이 아직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어르신들은 어떤가, 노인정이나 노인들끼리만 모이는 복지회관이 전부인 우리네 생활이 아니었던가?
이번 삼삼오오 희망극단의 공연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관통하던 끼리끼리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세대 통합의 삼삼오오 활동의 모범을 제시한 무대였다고 할 것이다. 평균 연령 70 이상의 지역 극단과 장애인과 중학생이 함께 참여해 재미있고 감동적인 무대를 올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실험극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주감중학교 학생들은 이들 배우에게 감동의 박수를 보냈으며 배우들 또한 이들을 환호하는 청소년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느라 커튼콜을 오래도록 진행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리라. 관객은 관객대로 즐거움을 준 배우들에게 그리고 배우들은 배우들대로 자신들의 공연에 환호해주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고마울 데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 관객들이 과연 누구인가? 연일 TV나 인터넷에서 즐겁고 신나는 오락방송이나 게임으로 최고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그 어느 세대보다 눈이 높은 청소년 관객들이 아니었던가? 그런 그들이 시니어 극단의 공연을 보고 환호하고 손뼉 치며 흥을 나누는 모습에 어찌 감격하지 않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공연과 그 감동은 서로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의 그 감동은 재희 씨와 선미 씨에게도 또 한걸음, 한걸음 새로운 무대와 더 발전된 배우로서의 꿈을 꾸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현장탐방] 영남권 희망극단 '너의 끼를 보여줘'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저작물은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COPYRIGHT (C)2015 Arts council Korea. ALL RIGHT RESERVED.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인생나눔교실은 급격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는 사회구성원들이 상호 공통의 상식과 문화를 만들어가며 다시 공동체 안에 기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세부 사업│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인생삼모작 인생나눔학교, 함께하는 인생식탁
인문 사업 아카이브
[현장탐방] 희망극단 '너의 끼를 보여줘'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2020-08-19
50세 이상의 선배 세대가 주도하여 삶을 통해 체득한 지혜와 재능을 다른 세대와 지역 사회에 나누는 소규모 인문활동 지원 프로그램,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오늘의 주인공은, 영남권에서 활동하는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활동그룹, "장애인들에게 춤과 끼를-희망극단"입니다!
평균 연령 70대의 시니어 희망극단과 두 장애인이 만나, '연극'이라는 언어를 통해 인터넷, 게임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현장.
그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장애인들에게 춤과 끼를"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어
인간에게 말이 없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한 인류학자는 3, 4만 년 전 인류의 오래된 조상 네안데르탈인을 일컬어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들은 언어가 없어 마치 노래를 하듯이 몸으로 소리를 내어 소통했으리라는 것이다.
정재희씨는 언어로 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이다. 그는 열일곱 살에 오토바이 사고로 전체 뇌의 1/3을 상실하여 지난 20년간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나 ‘20년 정도 살면 잘 살 것’이라고 내다봤던 담당 의사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20년을 맞는 올해 그는 더욱더 건강하게 오늘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그 흔한 ‘말'로 소통하기 어려운 장애인이다. 극단 관계자에 의하면 지적 3급, 지체 3급의 장애인이라고 한다. 그는 입 밖으로 소리를 내어 말하려면 혈압이 오르고 숨이 차서 제대로 빠른 시간 내에 의사를 전달하기가 어렵다. 그 때문에 타인과의 소통이 불편하다 보니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가 오늘 이 무대에서 주인공을 능가하는 빛나는 연기로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고 하면 많은 사람은 무척 궁금할 것이다.
과연 몸이 불편한 그가 어떻게 연기를 했다는 말인가.
말 없는 강렬한 표정과 몸짓 연기가 더 큰 울림으로
이번 연극에서 그는 말이 필요 없는 특유의 몸짓 연기와 춤으로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였다. 앞치마를 배 위까지 올려 입은 의상 코디와 귀여운 캡모자가 함께하며 빚어낸 몸짓과 표정 연기의 결과는 대성공.
잠시도 쉬지 않는 아이들의 소음 속에서 그는 오히려 말 없는 연기, 즉 강렬한 표정과 큰 덩치로 크게 휘젓는 몸짓이 오히려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즉 말이 아닌 몸짓 연기가 더욱 큰 울림을 만들어낸 것이다.
임선미씨 역시 수어를 하는 장애인이지만 그녀의 춤에 대한 열정은 이번 주감중학교 무대에서 눈부시도록 빛났고 눈높이가 높기로 유명한 부산 중학생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특히 노란색 원피스와 검정 베레모 의상은 그의 티 없는 표정 연기를 뒷받침해준 멋진 코디였다. 의상 코디 역시 그녀만의 큰 강점이다.
어느 날 시니어 극단에 찾아온 두 장애인
어느 날 시니어 극단에 찾아온 두 장애인이들의 만남은 어느 날 우연히 길가의 플래카드를 본 희망극단 김선옥 대표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노래하고 만담으로 사람들을 웃겨주시는 7학년 언니인 시니어 극단의 김선옥 대표는 그 홍보물을 본 순간 극단을 자주 찾아왔던 두 사람을 떠올렸다. 그들은 임선미씨와 정재희씨.
늘 무대 위에 오르기를 열망하던 그들이었음을 알기에 김 대표는 그들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보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멋진 무대를 상상하며 프로젝트 제안서를 작성해 보냈다. 그 결과 그들의 첫 무대는 10월 4일 부산 주감중학교 체육관 무대로 결정되었고 오늘 그 무대를 올리기 한 시간 전. 총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 대표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세대를 뛰어넘는 콜라보가 이번 프로젝트의 미션
리허설의 총 연출은 극단 시유어게인의 조현우 실장과 박형태 본부장이 맡고 있었다. 이들의 미션은 장애인과 함께 하는 시니어 극단의 첫 콜라보 프로젝트를 좀 더 젊은 감각으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멋진 무대로 기획하고 연출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시니어 배우들을 중심으로 장애인 2명과 주감중학교 학생까지 참여시켜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연기자 풀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늘의 이 무대는 조현우 실장에게는 매우 뜻깊은 무대다. 역시 연극은 종합예술. 오늘을 위해 연극연출, 대본, 무대조명, 음악, 의상, 배우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재미와 감동을 추구했다. 그러나 그의 전략은 단순히 그 정도에서 머물지 않았다.
오늘의 공연이 뜻깊은 이유는 일반적인 공연 그 이상으로, 장애인을 위한 수어와 그들의 특별한 대사를 춤으로 대체한 매우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느라 지난 여름을 뜨겁게 보낸 터였기 때문이다.
평균 연령 70대, 시니어 희망극단
울산에 소재한 희망극단은 60대가 고작 3명, 대부분 70대 나이의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평균 연령 70세가 훌쩍 넘는 시니어 연극단이다. 총인원 12명, 지난해에 창단한 이들은 주로 인성교육, 효를 주제로 한 연극을 주로 올리고 있다. 그저 마이크 잡으면 노래가 절로 나오고 흥이 많아 어디서나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는 그들이지만 이렇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올리는 것은 어쩌면 그들을 더욱 젊어지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배우들의 상기된 표정들이 역력하다.
흥분과 긴장이 함께 하기는 오늘 함께 공연에 참여하는 주감중학교 1학년 정현수 군도 마찬가지다. 정군은 어르신들의 손자뻘 되는 배우이다. 이 공연에서는 의사 역할을 맡아 흰 가운을 입었는데 어쩐지 그 가운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모두가 ‘현수는 의사가 되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라는 덕담과 함께 현수의 미래 꿈을 의사 선생님이 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 아마도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으리라.
극 중에서 할머니는 아이가 되고, 아이는 의사가 되고
막이 오르자 7학년 언니 김선옥 대표는 중학생 교복과 모자 그리고 배낭을 메고 아이들처럼 활발하게 무대 위를 종횡무진 왔다 갔다 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할머니는 아이 역할을 맡았고 의사 선생님 역은 중학생 정군이 맡았다. 캐스팅 또한 매우 재미있는 설정이다.
공연의 내용은 학교를 땡땡이 치고, 지나가는 아이들의 돈을 빼앗고, 친구들 괴롭히기를 일삼던 한 아이, '보우'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보우의 어머니는 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보우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착하기만 한 줄 알았던 보우의 어머니는 친구들을 수소문해보니 아들 보우는 학교에 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걸핏하면 아이들 돈도 빼앗고 못된 짓을 일삼는 아이였음을 알게 된다.
그날도 시장통에서 장사하는 어머니의 돈을 빼앗아 게임방에서 탕진하고 지나가던 친구의 돈마저 빼앗고 친구를 조롱하며 허송세월하다가 평생을 술을 벗 삼아 신세 한탄이나 하며 일생을 보내는 신세가 된 것이다. 세월은 흘러 자식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소망하던 어머니마저 저 세상으로 돌아가시고 뒤늦게 후회하던 그에게 나타난 옛 친구. 그는 자신이 학창시절 돈을 빼앗고 조롱했던 친구였으나 훗날 국립합창단의 지휘자로 크게 성공하여 이제는 오갈 데 없는 걸인이 된 옛친구인 그에게 봉투를 건네며 도움을 준 것이다.
그 사건으로 자신이 허비한 지나온 삶을 반성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을 다짐하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의 일생을 담은 이 연극은 곳곳에서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청소년들의 흥을 돋우었으며 이런 장면에서 가장 멋진 연기를 해 보인 배우는 단연 이 두 사람, 임선미씨와 정재희씨였다.
삼삼오오 모이니 인생이 달라져
오랜 세월 동안 아이들은 학교로, 장애인은 집으로, 어르신들은 노인정으로 각각 주로 거하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 이외에 갈 곳이 없고 장애인들 또한 바깥 활동이 수월하지 않은 것이 아직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어르신들은 어떤가, 노인정이나 노인들끼리만 모이는 복지회관이 전부인 우리네 생활이 아니었던가?
이번 삼삼오오 희망극단의 공연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관통하던 끼리끼리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세대 통합의 삼삼오오 활동의 모범을 제시한 무대였다고 할 것이다. 평균 연령 70 이상의 지역 극단과 장애인과 중학생이 함께 참여해 재미있고 감동적인 무대를 올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실험극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주감중학교 학생들은 이들 배우에게 감동의 박수를 보냈으며 배우들 또한 이들을 환호하는 청소년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느라 커튼콜을 오래도록 진행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리라. 관객은 관객대로 즐거움을 준 배우들에게 그리고 배우들은 배우들대로 자신들의 공연에 환호해주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고마울 데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 관객들이 과연 누구인가? 연일 TV나 인터넷에서 즐겁고 신나는 오락방송이나 게임으로 최고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그 어느 세대보다 눈이 높은 청소년 관객들이 아니었던가? 그런 그들이 시니어 극단의 공연을 보고 환호하고 손뼉 치며 흥을 나누는 모습에 어찌 감격하지 않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공연과 그 감동은 서로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의 그 감동은 재희 씨와 선미 씨에게도 또 한걸음, 한걸음 새로운 무대와 더 발전된 배우로서의 꿈을 꾸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현장탐방] 영남권 희망극단 '너의 끼를 보여줘'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 저작물은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COPYRIGHT (C)2015 Arts council Korea. ALL RIGHT RESERVED.
■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생나눔교실 블로그 http://blog.naver.com/arko2010
■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문의 지역협력부 02-739-3946
인생나눔교실 http://blog.naver.com/arko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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