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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이 벼락과 해일의 길일지라도

기획노트

장석주

2015-12-10

  •  그 길이 벼락과 해일의 길일지라도

    사진=이한구 작가

우리는 인문 사이트를 시작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알 수 없을 때 우리에게 길을 밝혀준 것은 인문학이었다. 인문학은 쓸모없다는 풍문이 돌지만 우리는 쓸모없는 것만이 숭고하다고 믿는다. 인문학은 여전히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것들에 형태와 윤곽을 주며, 세계를 빛 속으로 끌고 들어오는 것이기에!
한 시인은 “문 열어라, 문 열어라 꽃아,/벼락과 해일(海溢)만이 길일지라도/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서정주, ‘꽃밭의 독백’)라고 노래했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일이든지 시작을 하고 정성을 들여 키워내는 것은  꽃나무가 간난(艱難)을 극복하고 꽃을 피워내는 것같이 지난하다. 우리의 시작이 벼락과 해일의 길일지라도 꿋꿋하게 가리라!
시작이 없다면 끝도 없다. 생명이 시작이라면 죽음은 그 끝이다. 태어나지 않은 자는 죽지도 않는다. 만물은 시작과 끝을 반복하면서 이 세상을 채우고 만든다. 우리가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의 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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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장석주

(기획자문위원)시인. 인문학 저술가. 『월간 문학』 신인상에 당선해 문단에 나오고,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당선, 같은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입선하여 시와 평론을 겸업한다. 스물 다섯에 편집자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13년 간 직접 출판사를 경영한 바 있다. 1993년 출판사를 접은 뒤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방송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시집 『몽해항로』, 『오랫동안』, 『일요일과 나쁜 날씨』 를 포함해 『마흔의 서재』, 『새벽예찬』, 『일상의 인문학』,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등 다수의 저서를 냈으며 최근 필사에 관한 저서인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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