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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콘서트

우리 동네 인문공간에서 함께 소통하고 가치를 발견하는 콘서트

[정읍]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노인을 위한 도서관은 있다

2019.09.11

2019 골목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 일상을 바꾸는 소소한 놀이,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정읍, 정읍 실버 작은도서관 7.9(화) 14:00



실버 작은도서관에서 만큼은 어르신들의 인생이 황혼기가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 최선희 정읍실버작은도서관장


실버작은도서관 입구


영화와 책으로도 화제가 됐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에서 시적인 인상을 주는 그 제목은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어느 시에서 따온 것이다. 노인이 된 예이츠가 자신과 같은 노인들을 세상과 젊은이들이 경시하는 세태를 담은 것으로, 이 문장이 지니고 있는 문제의식은 여전히 오늘 날에도 유효해 보인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진리 앞에서 노인이 된 이들은 사회 활동 축소로 흔히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젊은 이들의 무관심으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기 십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노인들을 위한 도서관, 이웃 같은 도서관’을 표방하는 지방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정읍의 실버작은도서관에서 지난 7월 9일 화요일,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라는 제목의 골목콘서트가 열렸다.


실버작은도서관 가는 길


전북 정읍에 있는 내장산 실버 아파트는 60대 이상의 노인들을 위한 임대아파트로 현재 입주민의 80 퍼센트가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다. 실버 아파트 내에 위치한 ‘실버작은도서관’의 주 방문객도 자연히 이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도서관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건 삼삼오오 모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루에 둘러 앉아 담소를 즐기는 풍경이었다. 이 곳은 도서관이면서 동시에 동네 노인들이 따뜻한 정을 나는 사랑방이기도 했다.


실버작은도서관 내부




동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매직버블쇼!


정읍 골목콘서트 시작


실버작은도서관의 최선희 관장님이 골목콘서트의 시작을 열었다.

“어린시절 놀 만한 데가 없던 아이들에게 좁은 골목길은 최고의 놀이터였습니다. 그 곳에서 고무줄, 딱지치기, 숨바꼭질 등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골목은 아파트단지로 변하고 점차 자취를 감추었지만, 이번 골목콘서트를 통해 실버작은도서관이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놀이터 같은 공간이자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느낄 수 있는 ‘골목길’ 같은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장소가 도서관이다 보니 골목과 연관된 도서들을 모아 놓은 ‘골목도서 전시전’과 그림동화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낭독이 진행되어 관객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골목콘서트 내 마술쇼 장면


마술쇼 장면


이어진 이 날의 메인 프로그램, ‘매직 버블쇼’는 한 순간에 모든 이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버블 쇼 아티스트는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중간중간 능숙한 무대 매너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공연을 이끌었다.

공연 중반부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차례로 무대로 불러내며 버블쇼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도 있었는데, 이 때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반응이 눈길을 모았다.

 아이처럼 손뼉을 치거나 눈을 떼지 못하고 연신 추임새를 넣으며 감탄하는 분도 더러 있었고, 어느새 도서관은 ‘우와~!’ 하는 놀람과 경탄 소리로 가득찼다. 싱글벙글 웃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지켜보는 이들도 자연스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는 광경이었다.


버블쇼 장면


버블쇼 장면


버블쇼 장면



기획자의 따뜻한 진심


공연을 마치고, 최선희 관장님으로부터 골목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사연을 좀더 들어볼 수 있었다.


내장산 실버 아파트는 하루에 오가는 버스가 3대에 불과할 정도로 교통이 불편한데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분들도 많다. 시내에 나가 영화 한 편 보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문화생활도 이 곳 노인들에게는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도서관이 생긴 이후에도 침침한 눈 때문에 책 읽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아 어떻게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공간을 만들지 고민하던 중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공연으로 일상의 활력소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묻어났다.  


실버작은도서관 내부


 “저도 2014년에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노인분들의 삶이나 노인문제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는데요. 여기 와서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노인들의 삶에 관심도 많아지고 그 분들의 삶에 활력을 드리고 싶었어요. “


공연 시작 이전만 해도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공연이 괜찮을지, 과연 어르신들이 공연을 얼마나 좋아할지 걱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처럼 공연을 재미있게 즐기고, 좋은 공연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에 그것이 쓸데없는 걱정이자 잘못된 선입견이었음을 깨달았다.

또한 진심을 담아 행사를 기획한 사람들이나 고마워하며 이웃간의 따뜻한 정을 나눴던 이번 골목콘서트 현장을 지켜보며 문득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노인 문제에 대한 실마리나 희망을 본 기분이 들었다.

 

인문이 ‘놀이’ 같다는 최선희 관장의 말처럼 내장산 실버 작은도서관이 앞으로도 쭉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음 편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는 놀이터이자 ‘노인들을 위한 도서관’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 인문이란 놀이다

장소정보
전라북도 정읍시 금붕1길 190 실버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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