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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전국 팔도 시민 기자단이 보고 들은 인문 현장

편안하고 진솔한 글의 맛

수필가 신화규

2016.07.29


한 지역이 얼마나 인문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공간인지를 측정하는 바로미터에는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중요한 기준은 지역의 예술가들이다. 예술이야말로 인문학적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 자라나는 산물이기 때문이다. 근대에는 나라의 문을 여는 개항의 도시로, 현대에는 내외국을 잇는 바다와 하늘의 도시로 자리하고 있는 인천에서는 어떠한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 인천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수필가 신화규 선생님을 만나 인천과 인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수필가 신화규 선생님

▲ 한국근대문학관의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수필가 신화규 선생님 ⓒ고은혜


안녕하세요, 먼저 인문360˚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화규입니다. 인천 문단에서 수필을 쓰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인문360˚와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무척 반갑고 기쁩니다.


10년 전인 2006년에 등단한 이후로 지금까지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수필가의 길로 접어들게 되셨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가장 큰 계기는 20대 때 우연히 만났던 법정스님의 수필집 덕분인 것 같네요. 법정스님의 글을 좋아하게 되면서 불교에 정식으로 입문을 하게 되었고, 또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품게 되었죠. 그러던 중 뇌종양이라는 삶의 불행을 만나게 되었고, 이 병과 싸워 이겨내는 과정을 담은 글이 신행수기 30주년 기념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포교사단에 편집부 일을 의뢰받아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이 보는 잡지에 책임을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수필과 국문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교수님의 권유로 등단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군요. 등단하신지 10년 만에 비로소 수필집 『무녀와 작두』를 출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책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무녀와 작두>라는 책의 제목 때문에 너무 종교적인 것이 아니냐는 반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 제목은 대학교 과제로 민속 문화 취재 리포트를 위해 무가를 취재했는데 그 취재를 통해 만난 무녀의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아 지은 이름입니다. 무려 12시간 동안 진행되는 굿을 보면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어요. 모든 힘을 쏟으며 진정으로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작두를 타는 무녀에게서 인간적인 감동을 받았거든요. 오히려 종교를 초월한 어떠한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녀와 작두>의 표지

▲ 신화규 수필집 <무녀와 작두>의 표지 ⓒ도서출판진원


선생님께서는 작가 활동 이외에도 다방면에서 굉장히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던데, 그 중 몇 가지 활동만 소개해주세요!

먼저 문인으로써 여러 문인 협회에 소속되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일로써는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고 있어요.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해설사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또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고 진행하는 활동은 시낭송 모임과 시낭송 지도회입니다. 이 모임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서 입시 제도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조금이나마 시를 통해 감수성을 살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집필하고 있는 원고가 있으시다면 더욱 바쁘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또,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계신 문학의 방향이 궁금합니다.

첫 수필집을 작년에 비로소 냈기 때문에 아직까지 단행본을 낼 계획은 따로 없어요. 다만 원고는 항상 쓰고 있습니다. 6월 4일까지 학산문학이라는 동인지에 수필 원고를 냈고요, 또 수필가 비평지에 동인지 원고를 냈어요. 에세이포레에 원고를 하나 더 마감해야 하는 일정이 남아있네요. 왜 항상 마감 직전에야 글이 잘 써지는지 모르겠네요.(웃음)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가르치려고 하는 학문적인 내용을 굳이 수필에 담는다면 조금은 피로와 거부감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앞서 말했듯 편안하고 진솔한, 휴식이 될 수 있는 그런 저만의 글을 쓰고자 합니다. 교훈을 주기보다는 제 느낌을 담아내어 가볍게 어루만지듯 전달하는 글이기를 원해요.


인천에서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문인으로써 느끼는 인천은 어떠한 공간인지 말씀해주세요.

저는 인천 출신은 아니고, 서울 성북구에서 태어났어요. 결혼 후에 남편 직장 때문에 인천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도시에서 태어나다 보니 나무와 풀, 햇살이 주는 서정적인 경험과 향수가 저에게는 부족해요. 그럼에도 막연한 그리움은 존재합니다. 인천은 저에게 방학마다 찾았던 옛 외할머니 댁 같은 느낌이에요. 물론 인천은 굉장히 넓고 구마다 분위기며 모습이 다릅니다. 넓은 인천 중에서 제가 고향처럼 여기는 공간은 동인천이에요.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마치 빨려 들어가는 듯한 엄청난 매력을 느꼈어요.

또 문인으로써 문단을 비교해 보자면, 등단했을 때 바로 가입했던 한국문협과 달리 인천문협에는 최근에 가입을 했어요. 연령부터 지역까지 굉장히 다양한 전국의 작가들이 모이는 한국문협과 달리, 인천문협은 인천이라는 도시에서 활동하며 애정을 가진 작가들이 모이는 만큼 소속감과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는 문단이에요.


인천에 대한 선생님의 애정이 느껴지네요.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인천에서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인문공간이 있으신가요?

앞서 제가 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던 한국근대문학관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저에게는 특별한 공간일 수밖에 없는 것이, 2012년 개관 전부터 직원들과 준비 단계부터 함께 기획 회의에 참여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개관 이후에도 꾸준히 문학관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고요.

문학관은 작가로써 굉장히 사명감을 느끼게 해주고, 어떠한 길을 가야할지 알려주는 등대 같은 공간입니다. 제가 문학사적으로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큰 그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문학관의 빛나는 별과 같은 작가와 작품들을 보며 스스로 마음을 계속 다잡게 된답니다.


선생님께서 작가로 활동하며 느끼고 생각해온 인문정신은 어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다른 국가에 여행을 가보면, 우리나라가 IT 및 정보산업에 굉장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가 있어요. 반대로 느끼는 점은, 다른 나라들은 천천히 가면서 그 점에서 오히려 행복을 찾고 있다는 점이에요. 인공위성처럼 빠르게 달려가지만 인문학적 기반과 정신이 없이 속도만 높이다 보니 인간적이지 못한 사건사고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꼭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인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아요.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아주 높은 수준의 고전보다는 그때그때 읽어야 할 필독서들을 학년에 맞추어 단계마다 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본이 안 되어있다고 하는 아이들도 막상 책을 읽게 하면 스폰지처럼 책 속의 인문학적 지식과 감성을 빨아들이거든요. 교육계에서부터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좀 더 비중을 두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인문360˚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인문학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책부터 하나씩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문학적 소양이 쌓이고, 인문 정신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인문학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지속적으로 애정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긴 인터뷰 읽어주셔서 감사의 말씀 또한 드립니다.


 

장소정보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15번길 76 한국근대문학관의 작은도서관
수필가 신화규 극복 무녀와작두 종교초월 진솔한 글 문인 인천 인터뷰
고은혜
인문쟁이 고은혜
[인문쟁이 1,2기]


고은혜는 인천, 그 중에서도 주로 동인천을 터전으로 인문공간을 탐방하고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 근무하며 문학을 공부하고 예술을 터득하는 중이다. 인생을 즐기는 것과 가치를 찾는 것, 그 사이에서의 균형을 꿈꾸고 있다. 인문쟁이로서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인문의 가치를 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geh9203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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