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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되지 않는 공부 : 인문학교육연구소, 일과 사람

소비되지 않는 공부 -인문학교육연구소, 일과 사람

인문쟁이 강윤지

2016-09-13


유난히도 더운 날 이었다. 8월의 중간 즈음 찾아간 인문학교육연구소는 무등 공부방 3층에 위치해 있었다.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상록회관이 눈앞에 있었다. 사람들과 벚꽃으로 북적거리던 거리만 봐왔던 나에게 조용한 여름의 거리는 낯설게 느껴졌다.


무등공부방에 위치한 인문학교육연구소

▲ 무등공부방에 위치한 인문학교육연구소


인문학교육연구소

 

인문학교육연구소는 청소년과 시민들의 인문학교육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단체이다. 무등 공부방에 공간을 마련한건 올해 3월이다. 각자 활동을 하고 있다가 소장님과 몇몇 분이 그 사람들과 같이 모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이게 되었고, 그 사이 무등 공부방에서 장소를 지원해, 수업을 들으러 오는 분들과 함께 틀을 만들어 가게 되었다. 운영멤버는 따로 직책이 있는 것은 아닌데 역할을 나누다 보니 연구소장님, 사무국장, 사무간사, 객원연구원 등 각자 관련된 업무를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활동가를 위한 인문학 강좌 안내활동가를 위한 인문학 모습

▲ 활동가를 위한 인문학


인문학수업

 

요일은 활동가를 위한 인문학이라는 강좌가 있다. 고대 그리스부터 프로이드까지 철학사 전반에서 주요한 이야기들을 텍스트나 책 혹은 그때 당시 미술작품들이나 역사적 사건들을 조합해서 사건의 맥을 짚어가는 인문학 개론으로 일반인들 모두에게 열려있는 수업이다. 또 자체적으로 철학사를 연구하는 모임들도 있다. 연구원들이 수업구성원으로 들어가 있는 수업이 있고 동양고전 한자수업(논어 명심보감 대학 사고전서 까지 읽어나가는)과 주말에는 라틴어 입문반(라틴어로 된 연애소설을 읽는 것)이 있으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수업이 있다.

문학수업에서는 첫 번째로 시 창작 수업이 있다. 시를 창작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함축해서 그것들을 어떤 의미들로 표현해내는가를 함께 공유하고 자유롭게 시를 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문학이라는 것이 공부의 대상이 아니듯, 창작자가 꼭 작가여야 하는 것이 아니듯, 문학이라는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누구나 읽고 쓰고 느끼는 것을 시 창작이라는 과정으로 담아내는 것이 학습의 주요 목표다.


장민혁 사무국장

▲ 장민혁 사무국장


갖고 안고 갈 수 있는 책

 

인문학교육연구소의 장민혁 사무국장님은 고전책을 추천한다. 고전이라는 것이 꼭 고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시대의 책도 고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의 어원은 classic, 클래식의 어원은 클래시쿠스이다. 고전적인 뜻 이라기보다는 함대를 조직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전쟁은 명분이 있어야 전쟁을 할 수 있다. 보편적인 것 혹은 중요한 것 일반적으로 통용 가능한 것 을 가져야 전쟁의 명분을 가질 수 있다. 클래식이라는 단어는 전쟁을 위해 함대를 조직할 수 있는 계급 이라는 뜻으로 보편적인 가치나 인류가 가지고 가야 할 생각들이나 경험들을 담아놓은 책들이 수천년 동안 누군가에 의해서 이어 온다는 것은 그 안에 (과거에 써진 책이지만) 지금도 통용 가능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고전을 읽는 것이 단지 옛날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현재의 우리 문제를 돌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소비되는 책이 아니라 갖고 안고 갈 수 있는 책들을 추천하고 싶어 했다.


르네상스 가는 길

▲ 르네상스 가는 길


조그만 변화

 

오름이나 대안학교에 강의를 나가면서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조금씩 넓어지고 다양해진다. 이런 조그마한 변화의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 있다고 말한다. 그 뿐만 아니라 연구소로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단순히 수업을 들으러 오다가 삶의 변화하는 모습이 보일 때 연구소가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인문학교육연구소가 지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민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교육을 하는데 단편적인 계기를 넘어서 지속적으로 인문학에 대해서 같이 공부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업들을 꾸려나가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연구원들이 수업의 진행과 공부를 통해서 연구소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서 모임이나 인문학 수업들을 만들어 가는 게 또 다른 계획이다.


현상학 세미나

▲ 현상학 세미나


사무국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겨서 물어보았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하는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는 자주 있는 일이다. 여기서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고 하였다. 사람이란 일치된 주장이 나올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모임 내에서 갈등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있기도 하고,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과 맞지 않는 주장들을 서로 이해하고 인정한다. 예를 들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러 화해시키는 것보다 오히려 드러나지 않았던 갈등관계를 드러내면서부터 서로 이해가 되어 간다는 것이다. 굳이 해결이라기보다는 서로 대화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서로를 이해해주고 인정해주는 행동이 되는 것이라고 전한다.



사진= 강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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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지
인문쟁이 강윤지

[인문쟁이 2기]


강윤지는 광주 용봉동에서 살고 있고 근처에있는 비엔날레로 산책을 자주간다. 대학생이지만 학교공부보단 영화를 더 많이 사랑하는것같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감독이 된다. 조셉고든레빗이 섬머에게 보인 미소를 언젠가 나에게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있다.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인문쟁이는 책상에 앉아있다가 생각을 정리한후 지원하게되었다. dbswl5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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