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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온기가 느껴지는 곳

독립출판서점 '구름책방'

인문쟁이 한초아

2018-01-18

어릴 적 잔디밭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 흰 구름을 볼 때마다, 자연스레 ‘솜사탕’을 떠올리며 달콤한 상상에 빠지기도 했고, ‘푹신한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기도 했다. 그렇게 ‘구름’은 내 어린 마음속, 행복한 감정들을 한 아름 채웠다. 어른이 된 이후로,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구름’의 의미를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곳을 만났다. 바로, 대전에 위치한 ‘구름책방’이 그곳.

 


 

대전시 동구 대동에 위치한 ‘구름책방’

 ▲ 대전시 동구 대동에 위치한 ‘구름책방’

 

사람과 사람을 잇고 어른이 아이가 웃음 짓는 공간, 

 

독립출판서점 ‘구름책방’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마주할 때, 더욱 아름다운 ‘구름책방’. 대전광역시 동구 대동에 위치한 ‘구름책방’은 일러스트와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독립출판서점’이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했던 책방지기의 마음은 ‘책방’으로 탄생하기에 이르렀고, ‘구름책방’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책방에 발 디딘 모든 이들이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노력한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독서모임을 시작으로, 작가와의 만남, 드로잉수업, 마을 음악회, 영화 상영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책방의 ‘온기’를 채워 나간다. 

 

‘구름책방’ 내부1‘구름책방’ 내부2

 ▲ ‘구름책방’ 내부


“따뜻하고, 포근하다.”, “사랑스럽다.”, “기분이 좋아진다.” 라는 방문객들의 메시지들은 어린 시절 ‘구름’이 준 행복한 기억과 감정을 우리에게 떠오르게 한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따뜻한 감정이 샘솟고, 사랑스러운 온기가 흐르는 이 공간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말이다. 책방지기가 전하는, ‘구름책방’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보기로 했다. 


구름책방지기 ‘송봉규’씨

 ▲ 구름책방지기 ‘송봉규’씨

 

Q. ‘구름책방’의 문을 연지, 229일이 흘렀어요. ‘구름책방’을 열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시작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였어요. 4년 전, 우연히 이곳에서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놀기도 하며, 1년 정도 인연을 맺게 됐어요.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아이들이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죠.


구름책방의 기록이 담긴 사진들

 ▲ 구름책방의 기록이 담긴 사진들.


그 후 대동의 허름한 가게를 리모델링해 ‘책방’으로 꾸미게 됐죠.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와 함께 손수 페인트칠을 하고, 디자인을 하면서 나름 공을 들여 봤죠. 처음엔 300~400권 정도의 그림책을 후원받아서,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 같은 분위기로 운영했어요. 그러다 이왕이면, 아이들과 마을주민, 이 공간을 지나가던 이들까지 ‘함께 휴식을 취하고, 소통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런 생각이 계기가 돼, 지금과 같은 ‘구름책방’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구름책방 내부

 ▲ 구름책방 내부


Q. ‘마을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서점’이라는 곳이 지극히 상업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구름책방’은 사람과 사람을 잇고, 함께 소통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어요.

A. ‘구름책방’을 둘러싼 이 마을이 참 예쁘고 아름다워요. 그런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예쁜 마을을 둘러볼 시간도 없이, 굉장히 바쁘고 여유가 없는 삶을 살고 계시죠. 그런 점이 참 안타까웠어요. 단순히 책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구름책방’은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해요. 저희가 가진 일부분을 ‘지역 주민들과 또 어린아이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한 생각을 시작으로, 여러 모임과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죠. 영화를 보고, 음악회와 독서모임을 하며,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고 도움을 얻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구름책방’이 계기가 돼 사람들이 자주 이곳을 찾고, 포근하고 순수한 마음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하죠. 

 

독서모임 공간

 ▲  독서모임 공간


Q. ‘구름책방’을 운영하면서 있었던 느꼈던 보람 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희 책방을 좋아해주시고,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씀 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책방 열기 잘했다!’라는 보람이 들죠.(웃음) ‘에피소드’는 여러 가지가 있긴 한 데요. 책을 읽다 두 분 정도가 울고 가셨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그중 한 분이 고등학생이었는데, ‘팝업 그림책’을 한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리다 가시더라고요. 그 때 느꼈어요. ‘책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구나.’라고요. 그림책이라서 울 수 있는 코드가 없었을 텐데, 울고 계신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지요,

 

구름책방의 책들

 ▲  구름책방의 책들


Q. 구름책방에 대해 쓰신 글 중에 ‘좋은 어른이 되고자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문장이 절 사로잡게 돼, 오늘 이곳을 찾게 됐고요. 어렸을 때는 좋은 어른이 되고자 했지만, 정작 지금 제가 그렇게 살고 있는지 많은 의문이 들 때가 있거든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 책방을 운영하게 됐다’라는 그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다락방 형식’의 독서 공간1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다락방 형식’의 독서 공간2

 ▲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다락방 형식’의 독서 공간


A. 아이들에게 ‘저 형처럼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끔,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다, 책방을 운영하게 됐고, 그 때 인연을 맺은 아이들과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초등학생이었던 친구들이 고3이 되었으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어른’이라함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봐요. ‘책방’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읽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해나가길 희망하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저 역시도 좋은 어른이 되고자 노력할 것이고요. 


앨범을 정리하고 있는 책방지기책방지기가 직접 작곡한 앨범-한 아이

 ▲ 책방지기가 직접 작곡한 앨범(오른쪽). 수익금 전액은 마을아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Q.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들려주세요.

A. 앞으로 더욱 알찬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고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구름책방’이 좋은 문화공간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에요. ‘구름책방’이라는 공간에서 실컷 쉬다가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책을 사주시면 감사하겠지만요.(웃음) ‘오늘 가서 좀 쉴까?’, ‘잠깐 우리 놀다갈까?’라는 마음으로 자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구름책방의 모습1구름책방의 모습2

 ▲ 구름책방의 모습


Q. 끝으로, 저희 공식질문이 있어요. 책방지기님에게 ‘인문’이란?

A. 인문은 ‘가볍다’라고 정의 내리고 싶어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림책을 읽는 것도, 책방에서 놀다가는 것, 모두 인문의 한 부분이라고 보거든요. 가볍게 생각하고, 즐기는 마음속에 인문이 싹트고, 한껏 커나갈 수 있겠죠?

 


 

구름책방을 찾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책방지기

 ▲  구름책방을 찾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책방지기. 

 

‘아름다운 온기가 느껴지는 곳’. 구름책방지기가 자신의 책방을 소개한 이 문장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름다운 외관만큼이나, ‘구름책방’에는 사람 사는 온기가 물씬 느껴진다. 학교를 파한 아이들과 동네 형처럼 서슴없이 장난을 치고, 어린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환히 웃는 그의 모습 속에서, 다시 한 번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됐다.


손바닥만한 작은 ‘조각구름’이 메마른 땅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준다는 ‘성경’의 한 구절에서 출발한 ‘구름책방’.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구름책방’의 아름다운 온기가 메마른 사회에 또 다른 단비로서 작용하리라 믿는다.




사진= 한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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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2-332-1109 

운영시간 : 월~금, 오전 11시 ~ 오후 8시 토~일, 오후 2시 ~ 오후 9시 


*링크연결

홈페이지 : http://www.instagram.com/cloud_bookshop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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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한초아

[인문쟁이 3기]


20여년을 대전에서 살았지만, 그럼에도 ‘대전’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청춘(靑春) ‘한초아’이다. 바람과 햇살이 어우러진 산책, 꽃과 시와 별,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행간의 여유를 즐긴다. 신문이나 책 속 좋은 문장을 수집하는 자칭 ‘문장수집가’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뜨거운 ‘YOLO'의 삶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문쟁이’를 통해, 찰나의 순간을 성실히 기록할 생각이다. 윤동주 시인의 손을 잡고, 가장 빛나는 별을 헤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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