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3대 시장의 하나였던 강원도청 앞 요선시장(市場). 이제는 상권이 변하면서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아 시장으로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골목을 걷다보면 1960~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오래된 간판들을 하나 둘 만날 수 있다.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풍경 속에 자리한 선술집 “평창이모”
춘천의 예술을 이야기 하다 서너 평 남짓에 탁자 두 개와 아직도 연탄난로가 자리 잡고 있는 곳. 시장을 찾는 어르신들이 세월을 풀어 놓는 복덕방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곳은 춘천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어엿한 문화 사랑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인과 화가, 음악가, 극단의 배우들이 수시로 찾아 자리를 튼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예술을 이야기 한다. 이럴 때면 옆에서 묵묵하게 들어주며 빈대떡과 막걸리를 내놓는 “평창이모”의 주인장 유영희(68) 씨
상호는 자신의 고향 이름을 붙인 “평창이모”. 결혼 후 춘천에 정착하면서 시작한 야식집이다. 24년여 동안 운영하고 있는 유영희씨는 평창 특유의 사투리와 함께 무쇠 철판 위에서 녹두를 갈고, 돼지고기 등을 넣어 빈대떡을 한가득 담아낸다. 주머니가 허전한 예술가들이 모여 넉넉한 부침개로 예술 혼(魂)을 보충한다.
다양한 장르의 작가와 예술인들이 출판기념회와 개인전 등에 모인 후 뒤풀이 장소가 되고 있는 “평창이모”. 이곳의 주인장을 부를 때면 으레 평창이모라고 한다. 10여명이 모이면 예술인들은 알아서 두 개의 탁자에 보조의자까지 챙겨 앉는다.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작품을 논하며 평창이모의 넉넉한 인심을 안주삼아 늦은 시간까지 머물다 간다. 한때는 시장을 오가던 사람들만 찾던 곳이었다. 길 건너에 극단이 들어서면서 연극인들이 하나 둘 찾아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춘천의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사랑방이 되었다.
‘평창이모’는 유기택 시인과 김춘배 화가 등 연극인과 공연 예술가의 단골집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진규 마임 아티스트도 자주 찾는다. 시와 소설 등 문학회 동인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수시로 모여 토론과 격론을 벌인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끝날 때까지가 이곳의 영업시간이다. 문을 닫고 집에 있을 때도 이들이 전화를 하면 유영희씨는 시간에 상관없이 달려온다.
유 씨는 이곳을 찾는 예술가의 장르를 모두 구분하면서 때로는 뜸한 이들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평창이모”는 예술인의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사랑방이 된 “평창이모”네와 유영희 씨. 타 지역의 예술인들에게도 알려져 춘천의 예술가를 만날 때면 으레 약속장소로 정해진다. 모처럼 만난 예술인들이 회포를 풀기도 하고 전시계획과 그 동안의 삶을 “평창이모”네에서 나눈다. 우연하게 시작된 예술인과의 만남으로 시작하여 춘천의 문화사랑방이 된 “평창이모”와 넉넉한 품성의 유영희 씨
춘천에도 쾌적한 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예술가들을 위한 편안한 문화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문화를 즐기며 공유할 수 있는, 예술가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커피숍에서 늦은 시간까지 함께할 수 없다. 마땅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지역의 어려운 예술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어야 한다.
소소한 일상은 물론 작품 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어우르며 쉼을 가질 수 있는 “평창이모”와 유 씨. 지역의 예술가들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문화사랑방이 더 많이 필요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강원춘천 예술인의 사랑방 “평창이모”와 주인장 유영희 씨' 저작물은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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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춘천 예술인의 사랑방 “평창이모”와 주인장 유영희 씨
머물러 있는 듯한 풍경의 “평창이모”
인문쟁이 이종현
2019-05-20
춘천 3대 시장의 하나였던 강원도청 앞 요선시장(市場). 이제는 상권이 변하면서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아 시장으로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도 골목을 걷다보면 1960~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오래된 간판들을 하나 둘 만날 수 있다. 시간이 머물러 있는 듯한 풍경 속에 자리한 선술집 “평창이모”
▲ 평창이모 전경 ©이종현
춘천의 예술을 이야기 하다 서너 평 남짓에 탁자 두 개와 아직도 연탄난로가 자리 잡고 있는 곳. 시장을 찾는 어르신들이 세월을 풀어 놓는 복덕방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곳은 춘천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어엿한 문화 사랑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인과 화가, 음악가, 극단의 배우들이 수시로 찾아 자리를 튼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예술을 이야기 한다. 이럴 때면 옆에서 묵묵하게 들어주며 빈대떡과 막걸리를 내놓는 “평창이모”의 주인장 유영희(68) 씨
뒤풀이 약속장소가 되고 있는 “평창이모”
▲ 평창이모 주인장 유영희 ©이종현
상호는 자신의 고향 이름을 붙인 “평창이모”. 결혼 후 춘천에 정착하면서 시작한 야식집이다. 24년여 동안 운영하고 있는 유영희씨는 평창 특유의 사투리와 함께 무쇠 철판 위에서 녹두를 갈고, 돼지고기 등을 넣어 빈대떡을 한가득 담아낸다. 주머니가 허전한 예술가들이 모여 넉넉한 부침개로 예술 혼(魂)을 보충한다.
▲ 평창이모 내부 포스터 등 ©이종현
다양한 장르의 작가와 예술인들이 출판기념회와 개인전 등에 모인 후 뒤풀이 장소가 되고 있는 “평창이모”. 이곳의 주인장을 부를 때면 으레 평창이모라고 한다. 10여명이 모이면 예술인들은 알아서 두 개의 탁자에 보조의자까지 챙겨 앉는다.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작품을 논하며 평창이모의 넉넉한 인심을 안주삼아 늦은 시간까지 머물다 간다. 한때는 시장을 오가던 사람들만 찾던 곳이었다. 길 건너에 극단이 들어서면서 연극인들이 하나 둘 찾아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춘천의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사랑방이 되었다.
예술가들이 수시로 찾아오는 곳
▲ 유기택 시인 등과 주인장 유영희 ©이종현
‘평창이모’는 유기택 시인과 김춘배 화가 등 연극인과 공연 예술가의 단골집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유진규 마임 아티스트도 자주 찾는다. 시와 소설 등 문학회 동인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수시로 모여 토론과 격론을 벌인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끝날 때까지가 이곳의 영업시간이다. 문을 닫고 집에 있을 때도 이들이 전화를 하면 유영희씨는 시간에 상관없이 달려온다.
▲ 평창이모 차림표 등 ©이종현
막걸리와 모듬전으로 예술인들을 달래주는 “평창이모” 유씨. 값싼 막걸리에도 주머니가 부족하면 거절하지 않고 반찬을 챙겨주기도 한다. 안주가 부족할 때 이모를 부르면 그들의 입맛에 딱 달라붙는 안주를 척척 내어 놓는다.
▲ 평창이모 유영희의 모듬전 ©이종현
유 씨는 이곳을 찾는 예술가의 장르를 모두 구분하면서 때로는 뜸한 이들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평창이모”는 예술인의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사랑방이 된 “평창이모”네와 유영희 씨. 타 지역의 예술인들에게도 알려져 춘천의 예술가를 만날 때면 으레 약속장소로 정해진다. 모처럼 만난 예술인들이 회포를 풀기도 하고 전시계획과 그 동안의 삶을 “평창이모”네에서 나눈다. 우연하게 시작된 예술인과의 만남으로 시작하여 춘천의 문화사랑방이 된 “평창이모”와 넉넉한 품성의 유영희 씨
▲ 평창이모에서 춘천의 시인들 ©이종현
예술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어야 한다
춘천에도 쾌적한 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예술가들을 위한 편안한 문화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문화를 즐기며 공유할 수 있는, 예술가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커피숍에서 늦은 시간까지 함께할 수 없다. 마땅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지역의 어려운 예술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어야 한다.
소소한 일상은 물론 작품 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함께 어우르며 쉼을 가질 수 있는 “평창이모”와 유 씨. 지역의 예술가들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문화사랑방이 더 많이 필요하다.
장소 정보
2019 [인문쟁이 5기]
문학에 관심있는 직장인으로 글 쓰기에 취미. 장르를 떠나 문화예술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댓글(0)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강원춘천 예술인의 사랑방 “평창이모”와 주인장 유영희 씨'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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