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는 작고 빨간 '고민상담 우체통'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청년문화허브에서 2015년부터 시작한 ‘나미야 잡화점 프로젝트’의 '고민상담 우체통'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명의 소설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에 등장하는 동네 고민상담소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한 뒤 벌써 2년차에 걸쳐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우체통 속의 엽서와 볼펜으로 익명의 고민, 꿈을 적어 보내면, 일주일에 두 번 '나미야 할아버지'가 수거하여 답장을 해주고 있다. '15년에 해당 터미널 1번 게이트의 물품 보관함 1개를 '나미야 잡화점 – 달콤창고'로 활용한 것이 그 시초였다.
원작 소설에서는 아내를 여읜 나미야 할아버지가 사람들의 고민편지들에 답장을 보내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는 내용으로, 본 프로젝트에서는 고민상담을 청하는 청년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 프로젝트를 건의하고 시작했던 이들 역시 바로 청년들이다.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청년들과 <나미야 프로젝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해가 지나서도 계속 이어져, 지금은 '고민상담 우체통'을 늘려 광주에 총 세 곳(궁동, 용봉동)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익명의 성원에 힘입어 용봉동(전남대부지內)으로 확장한 '고민상담 우체통’
'우리의 현재'를 스스로 이야기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주되고, 국책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성이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국가의 지원 하에 전국의 단체들이 광주에서 갖가지 시범사업들을 진행하며, 광주는 명실상부한 '문화수도' 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3년전, 광주에서 외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이 시작되었다. 문화의 자생력이 응집되어간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청년문화허브'였다. 물론, 그렇다고 청년문화허브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지극히 자발적이고 현실적인 뜻이 있었다.
▲외국유학생들과 한국의 현실에 대해 심층토론했던 <28청년 폭탄토크> 전경
광주의 청년들이 서로 모여 좋아하는 일을 공유하고, 또 함께할 수 있는 곳. 청년문화허브는 일차적으로 그런 문화기획을 하는 곳이지만,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바로 '좋은 삶(Well-Being)' 그 자체였다. 청년문화허브라는 이름 속에는 '청년‘ 과 ’문화 라는 키워드가 결합되어있는데, 그들은 이 '청년'문제와 '문화'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프로젝트들을 감행해왔다. 물론 단체 내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재미있는 삶을 스스로 가꾸기 위해, 그들이 모이는 공간을 '탱자'라고 이름짓고, 매주 한 차례씩 저녁에 모여서는 '유유자적 문화살롱(유자)'을 열며 다양한 내부 프로그램을 열고 있기도 하다.
'현실'에 대해 정면으로 제언하다
헌데, 다른 많은 사업들이 '예쁘고, 참신하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이야기할 때, 청년문화허브에서는 대외적으로 <28청춘폭탄토크>(2015)라든지, <'질문하는 인간' Paper Q>(2015-'16)와 같은 사회에 돌직구를 던지는 프로젝트들을 실현해왔다.
이들은 매번 '3포,9포세대', '청년실업'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그냥 비껴가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었으며,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다.
▲ '2015광주세계청년축제'중에 진행한 <28청년 폭탄토크> 포스터와 설문조사
'공짜가 없다'는 말이 있다. 청년문화허브가 한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참여하는 인원과 시간은 정말 만만치 않다. 실제 세부계획을 정하고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되는 '회의'시간과 회차를 보면,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스펙쌓기도 빡빡한 세상에, 왜 사서 고생을?"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것이 아니다. 바로 '스스로 원하는, 재미있는 문화를 만들고, 그 주인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나, 스스로 만들지 않은 것은,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이지 않나.
▲아시아예술극장의 지원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청년문화허브에서 <28청춘폭탄토크>나 와 같은 강한 성격의 프로젝트만 진행한 것은 아니다. 청년문화허브의 설립 멤버들 중 다수가 <2013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광월반디)에서부터 의기투합하여 '스스로 만드는, 문화의 주인이 되는 삶'을 그리며 모인 청년들이다. 따라서 <2015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도 중요한 현장기획들을 담당했었고, 이제는 최초 K사와 협력하여 1호점을 냈던 <나미야 잡화점> 프로젝트 또한 현재 총 3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얼핏 이들의 활동이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다만 그것은 지금 이 시대를 함께하고 있는 청년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어디 누군가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것. 바로 현실에 대한 반영일 따름이다.
그간 청년문화허브에서 이어온 활동들인 <28청춘폭탄토크>는 광주광역시에서, 는 아시아예술극장(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된 프로젝트들로, 외부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그들은 언제나 끼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 포스터
청년문화허브를 통해 성장한 청춘들은 전국의 문화현장으로 나아가 각자의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광주 내에서만 해도 가까운 대인시장에 재미있는 상점을 펼치고 손님을 맞는 이도 있고, 또 어딘가의 현장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이것이 바로 '문화수도' 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아닐지. 앞으로도 청년문화허브가 이름그대로 광주에 새로운 흐름을 이어줄지 기대된다.
**사진/이미지 출처
청년문화허브 facebook.com/www.culturehub.kr/
나미야 잡화점 프로젝트 facebook.com/나미야-잡화점-프로젝트-1629712900631334/
김세종은 경기, 광주, 서울, 대전을 거쳐 현재에는 다시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것들을 시도하기 위해, 현재를 기록하며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문화기획자, 예술가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을 응원하고 있다. 인본주의, 문화다양성을 지향하는 행동의 연장선으로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가능한 범위에서부터 하나씩 실천하고자 한다. nightven@naver.com
청년문화허브
지역의 청년, 문화의 주인이 되다
인문쟁이 김세종
2016-04-06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우리의 문화를 스스로 만들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는 작고 빨간 '고민상담 우체통'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청년문화허브에서 2015년부터 시작한 ‘나미야 잡화점 프로젝트’의 '고민상담 우체통'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명의 소설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에 등장하는 동네 고민상담소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한 뒤 벌써 2년차에 걸쳐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우체통 속의 엽서와 볼펜으로 익명의 고민, 꿈을 적어 보내면, 일주일에 두 번 '나미야 할아버지'가 수거하여 답장을 해주고 있다. '15년에 해당 터미널 1번 게이트의 물품 보관함 1개를 '나미야 잡화점 – 달콤창고'로 활용한 것이 그 시초였다.
원작 소설에서는 아내를 여읜 나미야 할아버지가 사람들의 고민편지들에 답장을 보내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는 내용으로, 본 프로젝트에서는 고민상담을 청하는 청년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 프로젝트를 건의하고 시작했던 이들 역시 바로 청년들이다.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청년들과 <나미야 프로젝트>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해가 지나서도 계속 이어져, 지금은 '고민상담 우체통'을 늘려 광주에 총 세 곳(궁동, 용봉동)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익명의 성원에 힘입어 용봉동(전남대부지內)으로 확장한 '고민상담 우체통’
'우리의 현재'를 스스로 이야기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주되고, 국책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성이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국가의 지원 하에 전국의 단체들이 광주에서 갖가지 시범사업들을 진행하며, 광주는 명실상부한 '문화수도' 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3년전, 광주에서 외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이 시작되었다. 문화의 자생력이 응집되어간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청년문화허브'였다. 물론, 그렇다고 청년문화허브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지극히 자발적이고 현실적인 뜻이 있었다.
▲외국유학생들과 한국의 현실에 대해 심층토론했던 <28청년 폭탄토크> 전경
광주의 청년들이 서로 모여 좋아하는 일을 공유하고, 또 함께할 수 있는 곳. 청년문화허브는 일차적으로 그런 문화기획을 하는 곳이지만,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바로 '좋은 삶(Well-Being)' 그 자체였다. 청년문화허브라는 이름 속에는 '청년‘ 과 ’문화 라는 키워드가 결합되어있는데, 그들은 이 '청년'문제와 '문화'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프로젝트들을 감행해왔다. 물론 단체 내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재미있는 삶을 스스로 가꾸기 위해, 그들이 모이는 공간을 '탱자'라고 이름짓고, 매주 한 차례씩 저녁에 모여서는 '유유자적 문화살롱(유자)'을 열며 다양한 내부 프로그램을 열고 있기도 하다.
'현실'에 대해 정면으로 제언하다
헌데, 다른 많은 사업들이 '예쁘고, 참신하고, 아름다운' 청년들을 이야기할 때, 청년문화허브에서는 대외적으로 <28청춘폭탄토크>(2015)라든지, <'질문하는 인간' Paper Q>(2015-'16)와 같은 사회에 돌직구를 던지는 프로젝트들을 실현해왔다.
이들은 매번 '3포,9포세대', '청년실업'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그냥 비껴가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었으며,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다.
▲ '2015광주세계청년축제'중에 진행한 <28청년 폭탄토크> 포스터와 설문조사
'공짜가 없다'는 말이 있다. 청년문화허브가 한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참여하는 인원과 시간은 정말 만만치 않다. 실제 세부계획을 정하고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되는 '회의'시간과 회차를 보면,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스펙쌓기도 빡빡한 세상에, 왜 사서 고생을?"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것이 아니다. 바로 '스스로 원하는, 재미있는 문화를 만들고, 그 주인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나, 스스로 만들지 않은 것은,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이지 않나.
▲아시아예술극장의 지원으로 진행한 프로젝트
청년문화허브에서 <28청춘폭탄토크>나와 같은 강한 성격의 프로젝트만 진행한 것은 아니다. 청년문화허브의 설립 멤버들 중 다수가 <2013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광월반디)에서부터 의기투합하여 '스스로 만드는, 문화의 주인이 되는 삶'을 그리며 모인 청년들이다. 따라서 <2015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도 중요한 현장기획들을 담당했었고, 이제는 최초 K사와 협력하여 1호점을 냈던 <나미야 잡화점> 프로젝트 또한 현재 총 3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얼핏 이들의 활동이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다만 그것은 지금 이 시대를 함께하고 있는 청년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어디 누군가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것. 바로 현실에 대한 반영일 따름이다.
그간 청년문화허브에서 이어온 활동들인 <28청춘폭탄토크>는 광주광역시에서,는 아시아예술극장(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된 프로젝트들로, 외부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그들은 언제나 끼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 포스터
청년문화허브를 통해 성장한 청춘들은 전국의 문화현장으로 나아가 각자의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광주 내에서만 해도 가까운 대인시장에 재미있는 상점을 펼치고 손님을 맞는 이도 있고, 또 어딘가의 현장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이것이 바로 '문화수도' 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아닐지. 앞으로도 청년문화허브가 이름그대로 광주에 새로운 흐름을 이어줄지 기대된다.
**사진/이미지 출처
청년문화허브 facebook.com/www.culturehub.kr/
나미야 잡화점 프로젝트 facebook.com/나미야-잡화점-프로젝트-162971290063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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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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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정보
[인문쟁이 1기]
김세종은 경기, 광주, 서울, 대전을 거쳐 현재에는 다시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것들을 시도하기 위해, 현재를 기록하며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문화기획자, 예술가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을 응원하고 있다. 인본주의, 문화다양성을 지향하는 행동의 연장선으로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가능한 범위에서부터 하나씩 실천하고자 한다.nightv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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