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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가만히 읽는 당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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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서 벗어나 내 방식대로

by 천한얼 / 2017.05.11


방향을 잃어버린 현대인

현대인에게 오늘날의 불안정한 사회와 불투명해진 미래는 여느 시대보다 안정이란 가치를 우선시 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안정을 잃은 현대인의 마음속엔 자기 생각을 추구해 나갈 모험심을 떠올리기란 힘든 것이 되었다. 대부분의 우리는 그저 남들이 걸었던 가장 안정적인 길을 따라 걸으며 그 속에서 경쟁하려 한다. 어느 순간 목적도 방향도 희미해졌지만 어느 새 형성된 사회가 이끄는 가치관과 도덕관에 따라 정해진 길을 걷는다. 

그 속에 개인은 지치고 고뇌한다. 경쟁에 밀렸거나, 꿈꾸던 것들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달았을 때, 혹은 스스로 본질적인 질문에 답할 수 없을 때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미 맞춰진 틀 안에 존재할 뿐, 틀을 깨고 나오는 큰 변화를 이뤄내긴 쉽지 않다.


니체

▲ 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 ⓒ네이버


신에게 사망선고를 내렸던 니체

19세기 말, 삶을 사랑하고 삶이 주는 고뇌를 사랑했던 현대철학자 니체는 그 당시 유일한 가치관이었던 기독교를 향해 ‘신은 죽었다’며 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다. 누구보다 신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신학 공부를 해온 그였지만, 기독교가 부조리한 이성관을 통해 인간을 통제하고 무조건적인 복종으로 세상을 가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당시 기독교의 윤리는 착해야 한다는 선과 금욕을 강요했다. 니체는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생각하는 인간상을 만들기 위해 개인의 열정을 죽이고, 건강한 성을 불결하고 더럽게 만들어 금욕하고 절제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었다고 보았다. 결정적으로 기독교의 이상이 선과 악의 기준을 만들고 억압하여 개인에게 자기 의지를 소멸시키고 말씀에 권위를 입혀 좋고 싫음 없이 받아들이게 하며 통제해 왔다는 것이다.


니체는 무엇보다 인간 중심의 생철학을 논했다. 세상(기독교)이 정해놓은 옳고 그름의 기준에 무조건적인 복종(윤리)이 신을 믿는 것이라면, 이제 신은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의 죽음은 정해져 있던 절대적 이상과 윤리적 가치의 종식을 뜻한다. 이제껏 세상을 통솔하던 틀에서 벗어나, 개인마다 새로운 생각을 세우고 열정을 채워 스스로 선과 악을 창조하며 살라고 말한 것이다.


조르바

▲ 스스로를 살 줄 알았던 자유인 조르바 ⓒ네이버


자기방식대로, 자기색깔대로 살아봐야 한다

니체가 말하는 스스로 선악을 정하고 삶에 열정을 바쳤던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소설 주인공인 그리스인 조르바다. 조르바는 작가가 실제로 만났던 실존 인물로, 강인하고 거침없는 생명력을 여실히 드러내며 살아간다. 사회가 만든 규범이나 종교, 타인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믿으며, 펜으로 세상을 아는 척하기보다 온몸을 부딪혀 세상을 마주한다. 무엇을 시작할 땐 왜냐고 묻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골라 해버린다. 일말에 걱정도 고민도 없다. 그저 순간순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아 살아가니까. 마지막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알 수 있는 대목 몇 줄을 적어본다. 한 번 사는 삶 조르바처럼, 틀에 벗어나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서도 웃으며 춤을 출 수 있기를,


"왜요! 왜요!" 못마땅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왜요'가 없으면 아무 짓도 못하면 건가요? 가령, 하고 싶어서 한다면 안됩니까?"


"...죽으면 말썽이 없지. 산다는 것은... 두목, 당신, 산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게 바로 삶이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조르바라는 사내가 부러웠다. 그는 살과 피로 싸우고 죽이고 입을 맞추면서 내가 펜과 잉크로 배우려던 것들을 고스란히 살아온 것이었다. 내가 고독 속에서 의자에 눌러 붙어 풀어보려고 하던 문제를 이 사나이는 칼 한 자루로 산속의 맑은 대기를 마시며 풀어 버린 것이었다.


"그래요, 당신은 나를 그 잘난 머리로 이해합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 이건 진실이고 저건 거짓이다>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당신 팔과 가슴을 봅니다. 팔과 가슴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침묵 한다 이겁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흡사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것 같다 이겁니다. 그래, 무엇으로 이해한다는 건가요, 머리로? 웃기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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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얼
인문쟁이 천한얼
[인문쟁이 2기]


천한얼은 수원에서 자취한지 5년차 된 강원도의 딸이다. 보통 욕심이 없지만 웃기는 것에는 집착한다. 언제나 내 삶을 위한 행복과 즐거움을 쫓아 살다가 이제야 부모님의 힘 빠진 어깨가 눈에 들어와 금전적인 독립이 목표다. 잘 사는 법에는 답이 없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가꾼 세상을 배우고 싶다. 즐거움엔 큰 웃음을, 즐겁지 못한 자에겐 위로를! chhu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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