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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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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요즘 세대
소통 음식 관계

혼자 먹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요즘 세대

신인류의 식생활

by 박찬일 / 2019.01.28

신인류의 등장은 고도성장기에 지속적으로 언급되었다. 신인류(新人類)란 말 자체가 조어로 여러 시기, 특히 일본에서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 자주 언급되었다. 기존 질서에 대한 거부감, 극도의 개인주의, 미래에 대한 다른 시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신인류는 언론 용어로 굳어져서 언론이 젊은 세대를 묘사할 때 끌어다 쓰는 가장 손쉬운 대상이 되었다. 이런 신인류는 소비 형태에서도 뚜렷한 지향점과 기존 세대와의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식생활에서 신인류는 그들만의 특이한 패턴을 띄고 있다.



무엇을 먹는지 적극적으로 알린다


그들(이라고 지칭하지만, 이 경계는 모호하고 옅다. 정치적으로 진보냐 보수냐 하는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으며 소득이나 출신의 또렷한 분별도 어렵다. 다만 앞으로 기술하는 식생활 패턴을 어느 정도 공유하는 집단을 지칭하는 것으로 일단 가정하자)은 먹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알린다.


원래 한국인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린다. 이는 전통적인 관습에서 온 것으로 특히 무엇을 먹었는지 세세하게 기록하는 것을 그다지 의미 있게 보지 않았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수많은 한문으로 된 ‘문집류’에서 여러 세기의 남자들(문집을 남기는 주체는 대개 남성이다)이 먹었던 음식을 알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 명세는 아주 허술하다. 몇몇 선비들의 번역된 문집에서 음식은 대개 ‘국수’, ‘밥’ 또는 간식의 이름-과일이나 떡-정도로 묘사되고 있다. 냉면 섭취에 대한 기록을 찾기 위해 이런 문집류를 탐색한 바 있는데 구체성이 매우 떨어져서 어떻게 만든 것을 어떻게 먹었는지, 사 먹었는지 만들어 먹었는지 냉면의 재료는 무엇인지 알 방법이 거의 없었던 개인적 경험도 있다. 조선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기나 치부책, 또는 금전출납부의 형태로 현대인이 남긴 여러 비망록이 개인적으로 존재할 텐데 이 역시 무엇을 먹었는지는 기록되더라도 그 구체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사족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도 번역 소개된 일본인 시노다씨의 오랜 기간의 식생활 기록1은 특이하다 할 수 있다.

1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시노다 나오키, 박정임 역, 앨리스) 그림일기 형태로 되어 있으며 음식의 명세가 뚜렷하다. 사진 대신 그림으로 음식의 물상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으며 가격, 맛 감상, 가게의 분위기, 개인적인 당시 감정까지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 폰으로 음식 사진 찍는 모습

 

앞에서 ‘적극적으로 알린다’고 했던 것을 연결해서 말해보자.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식생활의 개인적인 역사를 기록한다. 그것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편집하는 경우도 많다. 언제 무엇을 누구와 먹었는지 휴대폰의 사진으로 충분히 정리할 수 있다. 이 기록을 토대로 그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매체에 일기를 쓴다. 대개 그것은 식생활 일기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나아가 전문적인 식견을 학습하고 세련된 사진과 흥미로운 서술로 짜인 기록물을 남긴다. 이는 ‘친구들’과 팔로워들에게 유통된다. 학습할 텍스트가 무궁무진한 시대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대상은 이미 선행하여 기록하고 있는 인스타그래머, 블로거, 페이스부커다. 나아가 유튜브 등의 매체로 이동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경제적 수입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유튜브에서 음식생활을 기록하여 돈을 버는 이들은 통상적인 블로거나 인스타그래머의 방식과는 다르다. 유튜브의 매체 성격에 걸맞게 영상 중심의 작업을 프로로서 수행하는 이들이다. 따라서 앞서 일반적인 식생활을 누리는 일반인들이 유튜브로 이동할 가능성은 아주 적다. 그들은 여전히 취미와 여가생활로 자신의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로고와 먹방 유튜부 이미지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먹방 사진 YouTube Instagram

 

 

혼자 음식을 먹는다


혼자 먹는 일도 신인류의 식생활에 매우 뚜렷한 성격이다. 당대와 미래의 음식은 혼자 먹는 일에 적합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우선 반조리식품 또는 완전한 인스턴트 식품의 품질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더 이상 정크푸드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 반조리식품의 최근의 경향은 이른바 ‘셰프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텔레비전 등으로 이름을 알린 셰프들, 여기에 셰프의 이름은 무명이지만 가게로서 유명해진 업소들까지 가세하여 반조리, 또는 완전조리 형태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혼자 먹을 때의 곤란함, 즉 자신을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하고 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공급자가 생겨난 것이다. 그것도 이들 말대로 상당한 ‘고퀄’로 제공된다.


이혜정 반조리식품 사진, 백종원 도시락(어때유~? 한 판 푸짐하쥬~?, 홍석천의 홍라면(홍석천's 홍라면 매운 치즈 볶음면)

 

이것은 배송의 혁신으로 판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벽배송(업체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으로 아침식사부터 가능하며, 보통은 퇴근 후 먹을 음식이 된다. 간식일 수도, 주식일 수도 있다. 이 음식은 포장을 뜯고 조리하고(데우고) 먹는 과정까지 다시 개인 매체를 통해서 중계된다. 장차 학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기만 하면 일일이 인터뷰를 하지 않고서도 논문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정확한 모델의 특정 기간의 모든 식생활이 공개되는 경우를 그다지 어렵지 않게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신인류는 먹는 일의 ‘누추함’을 공개하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니 적극적으로 알리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고 한다. 화려한 식생활은 때로는 어떤 블로거나 인스타그래머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기도 한다. 블로거에서 초특급호텔의 총지배인 자리에 오른 이가 있다. 이는 그의 블로그를 통한 다양하고도 고급스러운 식생활의 중계가 만들어 냈다고 업계에서는 이야기한다.


신인류는 다르게 먹는다. 혼자서 먹으며, 먹는 음식에 대한 기록, 음식의 분석, 감상의 수준을 넘는 높은 수준의 분석력까지 지닌다. 먹는 일 자체보다 그것을 기록함으로써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미디어가 개인에게도 부여되는 새로운 세기의 특징이며, 이는 개인 그 자체보다는 유사한 개인의 기록들이 사회적으로 매우 강력한 신호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진다. 이것은 정치적인 힘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업계는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업계의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경제적 파워까지 그들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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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찬일
박찬일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웠다. 몇몇 레스토랑을 거쳐 지금은 서교동의 ‘로칸다 몽로’라는 식당에서 일한다. 어머니처럼 소 내장 요리를 만든다. 손님들이 줄을 서서 먹는 히트작이다. 물론 이탈리아 식이지만,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정 메뉴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칼럼을 쓴다. 『백년식당』,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등의 책을 써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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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나는 신인류는 아니네요.....그럼 꼰대 ....잘 보았습니다

    김경운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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