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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년인문실험 <비언어적 소통> 레이디스클럽팀 실험 기록

2025-11-10

 

비언어적 소통 | 레이디스 클럽

인구소멸지역에서 피어난 청년들의 연대 실험

 

 

▶ 실험팀 개요

 

활동기간 2024.09.11 - 11.15 | 활동지역 서울
팀 구성 배우 김섬, 연출가 전서아, 프로듀서 박은호
핵심질문 "여성들이 몸으로 만들어내는 우정은 어떤 모습일까?"

실험내용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소통(마사지, 요가, 요리, 전시관람, 몸놀이)을 통해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탐색하는 실험

 

▶ 실험팀 활동사진

 

속초 1박 2일 워크숍 섬과 서아제작 영상 중 일부

속초 1박 2일 워크숍 섬과 서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인터뷰

 

Q1. 이 실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김섬(배우)

2021년 연극 작업으로 처음 만났어요. 

퀴어, 여성 서사에 대한 관심사를 나누며 가까워졌고,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으로 관계를 이어왔죠. 

그런데 대화를 하면 할수록 언어의 한계를 느끼게 됐어요. 

말을 하면 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고, 서로가 감각하는 세계를 온전히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순간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언어 외에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이 뭘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전서아(연출가)

여성연대는 '여성'이라는 단어로 공통 경험을 상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여성들이 동등한 상태에서 관계 맺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방법을 고민하다 '우정'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죠. " 여성들의 우정은 왜 일시적, 부수적으로 여겨질까? "

이 질문에 답하다 보니 공통적으로 언어의 한계를 느꼈고, 비언어적 소통을 실험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Q2. 실험을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김섬(배우)

마사지 워크숍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성장하면서 내 몸에 수치심이 생겼고, 몸에 닿는 모든 것에 예민해졌었거든요. 

서로의 몸을 쓰다듬고 주물러주는 행위는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재밌었어요. 

특히 겨드랑이 마사지는 너무 간지러워서 웃음이 터져 나왔는데, 그 자체로 너무 즐거웠죠. 

친구의 따뜻한 손길에 연결감과 안전감이 피어올랐어요. 워크숍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오랜만에 아이처럼 두근거렸습니다.

 

박은호(프로듀서)

속초에서 진행한 1박 2일 우정 워크숍의 '마사지 댄스'가 가장 강렬했어요. 

본래 '춤'을 배워서 추려고 했는데, 그건 기존 언어를 답습하는 것 같아서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죠. 

마사지로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춤이 됐어요.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생명력을 발견했고, 우리의 춤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Q3. 처음 예상과 가장 달랐던 점은?


전서아(연출가)

생각보다 이 지역에 청년 작가와 청년 사업가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연대하는 기회가 됐죠.

퀴어로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친구들과 몸이 닿는 일에 오해가 생길까 불편했어요. 성인이 되면서는 사회적 기준까지 더해져 몸과 불화하며 살았죠. 

그런데 마사지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타인이 내 몸을 만지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불안이 가라앉고 잠이 왔습니다. 

우리가 몇 시간 내내 몸을 주물러주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어요.


박은호(프로듀서)

요리하고 함께 먹는 경험이 특별했어요. 

누가 누굴 대접하는 게 아니라 재료 준비부터 역할을 분담해서 하니, 하나의 행위를 함께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들의 우정이 경제와 계급의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어요. 

돈이 생기자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 수많은 선택지가 놓여있었거든요.

 


Q4. 이번 실험을 통해 삶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김섬(배우)

요가 수련에서 배운 게 있어요. 처음엔 내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친구들의 숨소리에 집중하며 따라 쉬니 신기하게도 내 숨소리가 공간을 채웠어요. 

잘하고 싶은데 주저앉게 될 때마다 친구들이 '괜찮다고, 우리가 여기 함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죠. 

언제나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친구들을 통해 조금 비워낸 시간이었습니다.


전서아(연출가)

아픈 몸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걸 배웠어요. 전시 관람하던 날 몸이 크게 아팠는데도 두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레이디스 클럽과 실험을 진행하면서 서로의 몸과 마음을 체크하는 게 익숙해졌고, 아프다는 것이 우리 사이에서 '아픔'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음을 실감했습니다.


박은호(프로듀서)
해수욕장에서 모래놀이를 하며 친구들의 손과 발이 꼼지락거리는 걸 보는데 마음이 이상했어요. 그 몸이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맨발로 찍어낸 친구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데 처음으로 할머니가 된 모습을 상상했어요. 

나이가 들어 몸이 쭈글쭈글 변한 내 곁에 친구들이 함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Q5. 실험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팀 전원 

"다음에도 계속 이렇게 만나자."

3개월의 실험이 끝나고 우리는 11월 15일을 '우정 기념일'로 정했어요. 

일 년에 한 번 이 날은 꼭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비언어적 소통 활동을 해보기로 약속했습니다. 

비언어적 소통이 일시적 실험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가 된 거죠.



Q6.  앞으로의 계획은?


전서아(연출가)

이 경험을 더 많은 동시대 여성들과 나누고 싶어요. 

몸과 우정으로 관계 맺는 일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고, 언어가 주는 효율성과는 다른 비언어적 신뢰와 안정감, 정직함을 경험할 수 있었거든요. 

우리의 경험이 더 많은 여성들의 힌트와 가능성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김섬(배우)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그간 넘어서지 못한 벽을 몸으로 통과했어요. 

셋이 있을 때면 현재에 충실한 상태가 되고, 역할이나 의무 없이 순수하게 자발적이고 동등한 우정을 발견합니다. 

우리의 우정이 삶의 굴곡 속에서 서로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세상에 맞서 나아가는 연대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청년인문실험 로고

 

사업소개

청년이 주도하는 실험으로 개인 및 사외의 문제를 인문적 관점에서 탐색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업대상 청년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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