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의 24절기를 시작하여 봄을 시작하는 입춘으로부터 하지와 입추를 지나 스물두 번째 절기,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짓날에 평택 전역에서 생물다양성을 잘 나타내고 있는 배다리생태공원의 습지와 마을숲을 꼼꼼히 둘러보았다. 계절이 바뀌어 쌀쌀하고 모든 것이 얼어붙은 겨울이지만 이때가 되어야만 만날 수 있는 생명이 있기에 다소 설레는 마음을 안고 탐사에 나설 수 있었다.
배다리공원 동·식물의 겨울나기
자연을 바르게 볼 수 있고, 안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안다는 것은 구성요소들의 관계와 다름 정도를 아는 것으로 살아있는 생명에게 적용함 또한 다르지 않다. 자연은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그들이 지닌 속성과 그들만의 지혜에 다가설 수 있다. 모든 움직임을 정지시킨 후 만물을 얼어붙게 만드는 겨울이지만 배다리습지와 마을숲에서 그들만의 오랜 경험과 지혜를 통해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시련을 뚫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매서운 한파를 맞닥뜨리는 모습 또한 낯설지 않고 오히려 어렵고 힘든 시기를 통해 자연의 자연다움과 생명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수은주가 영하 10℃ 아래로 곤두박질쳐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배다리공원의 자연은 여느 겨울처럼 차분하기만 하다. 식물의 경우는 씨앗이나 뿌리로 겨울을 나거나 개망초, 지칭개, 뽀리뱅이, 서양민들레 등의 잡초는 뿌리에서 난 잎을 방사상으로 펼쳐 땅바닥에 붙인 채 방석 모양의 로제트로 겨울을 나고 있으며, 칠엽수와 붉나무, 왕벚나무, 일본목련, 상수리나무 등의 수목인 경우는 이미 오래전에 털이나 가죽으로 덮어 만든 다양한 모습의 겨울눈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곤충 중에는 추위가 다가옴에 따라 개체를 보존하고 종족을 유지하기 위하여 발육 중 어느 시기를 일시 정지하기도 한다. 추위를 앞두고 내분비의 작용을 통해 발육이 정지되는 휴면을 통해 우리 눈에만 띄지 않을 뿐이지 ‘알’이나 ‘애벌레’로, 단단한 ‘번데기’나 ‘고치’로, 혹은 ‘어른벌레’ 상태로 자신의 몸에 맞는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찬바람과 혹한을 이겨낸다.
최근 들어 평택지역에서 그 개체수가 부쩍 증가한 넓적배사마귀를 중심으로 왕사마귀와 좀사마귀,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된 꽃매미와 매미나방 등은 알이나 알집으로, 함양지에 오르는 팽나무숲의 낙엽 뒷면에서 운이 좋으면 발견할 수 있는 홍점알락나비와 흑백알락나비의 유충은 애벌레로, 늦게까지 개망초와 서양민들레에서 꽃꿀을 따고 있는 배추흰나비와 노랑나비는 번데기로, 잎과 줄기에 난 가시로 인하여 주변에 아픔을 주는 환삼덩굴을 애벌레의 먹이식물로 하는 네발나비는 내년 봄이 오기까지 어른벌레 상태로 겨울을 나고 있다.
배다리습지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은 참개구리와 청개구리, 금개구리와 한국산개구리, 황소개구리는 물론이고 배다리마을숲에서 오래전 서식지를 꾸린 맹꽁이 또한 스스로 자리를 잡은 위치에서 이미 깊은 겨울잠에 들었고, 내년 봄이 오면 한국산개구리를 선두로 맹꽁이에 이르기까지 다시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소중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이다.
배다리공원 산새, 물새의 겨울나기
소사벌택지개발지구 동남단에 위치한 배다리공원은 배다리저수지를 포함해 전체면적이 20만㎡를 넘는 규모로 주변의 덕동산 혹은 부락산에 비하면 마을숲의 규모는 작지만 함양지에서 내려오는 실개천과 함께 비교적 넓은 저수지로 인하여 산새와 함께 수조류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물닭, 쇠오리, 알락할미새, 흰뺨검둥오리, 민물가마우지 등 배다리습지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겨울새들이 여럿 있지만,배다리공원전역에서 주목받는 새가 있다면 단연코 오릿과에 속한 큰부리큰기러기이며, 수초제거선의 등장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나름은 여느 수조류와 함께 차질 없는 겨울나기 과정을 밟고 있다.
2023년 12월 22일,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배다리공원 습지와 마을숲을 대상으로 한 조류탐사는 2016년 이곳을 대상으로 생태조사를 한 이후 잊지 못할 최고의 날이었다. 그동안 이곳을 찾았던 참매, 원앙,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붉은부리찌르레기 등의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생물, 희귀조류가 있었지만 동박새와의 만남은 그것도 수은주가 영하 10℃ 이하로 떨어진 날 배다리마을숲 바닥에 흐르는 물을 찾아 나섰으며, 3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을 통해 선명한 흰색의 눈 테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지만 이날은 정말 배다리생태계에 한 획을 긋는 특별한 날이었다.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던 동박새는 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에 의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으로 지정된 종으로 기후변화에 민감해 이들의 계절활동과 분포역을 통해 우리나라 기후변화와 생태계 현황을 짐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도드라지고 있다. 대상지 전체에 대해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비오톱 유형인 Ⅰ등급과 함께 희소성과 생물다양성이 높으며, 생태적 복원 및 관리를 통해 우수생태계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배다리공원은 동박새의 특별한 겨울나기와 함께함으로써 평택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잣대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사진 설명>
1. 지난 동짓날 배다리마을숲에 물을 먹기 위해 찾아온 동박새(2023.12.22)
2. 물을 먹기 위해 원형보존림 배다리마을숲을 찾은 곤줄박이(2023.12.22)
3. 배다리공원 전역에서 출현빈도가 매우 높은 딱새수컷(2023.12.21)
4. 생태교란종 환삼덩굴의 마른 줄기에서 작은 씨앗을 찾는 쇠박새(2023.11.29)
5. 느티나무 나무껍질을 벗기면서 먹이를 찾는 쇠딱따구리(2023.12.21)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배다리마을숲 동박새의 특별한 겨울나기' 저작물은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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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마을숲 동박새의 특별한 겨울나기
2024-02-03
곤줄박이
배다리마을숲 동박새의 특별한 겨울나기
2023년 계묘년(癸卯年)의 24절기를 시작하여 봄을 시작하는 입춘으로부터 하지와 입추를 지나 스물두 번째 절기,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짓날에 평택 전역에서 생물다양성을 잘 나타내고 있는 배다리생태공원의 습지와 마을숲을 꼼꼼히 둘러보았다. 계절이 바뀌어 쌀쌀하고 모든 것이 얼어붙은 겨울이지만 이때가 되어야만 만날 수 있는 생명이 있기에 다소 설레는 마음을 안고 탐사에 나설 수 있었다.
배다리공원 동·식물의 겨울나기
자연을 바르게 볼 수 있고, 안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안다는 것은 구성요소들의 관계와 다름 정도를 아는 것으로 살아있는 생명에게 적용함 또한 다르지 않다. 자연은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그들이 지닌 속성과 그들만의 지혜에 다가설 수 있다. 모든 움직임을 정지시킨 후 만물을 얼어붙게 만드는 겨울이지만 배다리습지와 마을숲에서 그들만의 오랜 경험과 지혜를 통해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시련을 뚫고 강인한 생명력으로 매서운 한파를 맞닥뜨리는 모습 또한 낯설지 않고 오히려 어렵고 힘든 시기를 통해 자연의 자연다움과 생명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수은주가 영하 10℃ 아래로 곤두박질쳐 올해 들어 가장 추웠던 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배다리공원의 자연은 여느 겨울처럼 차분하기만 하다. 식물의 경우는 씨앗이나 뿌리로 겨울을 나거나 개망초, 지칭개, 뽀리뱅이, 서양민들레 등의 잡초는 뿌리에서 난 잎을 방사상으로 펼쳐 땅바닥에 붙인 채 방석 모양의 로제트로 겨울을 나고 있으며, 칠엽수와 붉나무, 왕벚나무, 일본목련, 상수리나무 등의 수목인 경우는 이미 오래전에 털이나 가죽으로 덮어 만든 다양한 모습의 겨울눈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곤충 중에는 추위가 다가옴에 따라 개체를 보존하고 종족을 유지하기 위하여 발육 중 어느 시기를 일시 정지하기도 한다. 추위를 앞두고 내분비의 작용을 통해 발육이 정지되는 휴면을 통해 우리 눈에만 띄지 않을 뿐이지 ‘알’이나 ‘애벌레’로, 단단한 ‘번데기’나 ‘고치’로, 혹은 ‘어른벌레’ 상태로 자신의 몸에 맞는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찬바람과 혹한을 이겨낸다.
최근 들어 평택지역에서 그 개체수가 부쩍 증가한 넓적배사마귀를 중심으로 왕사마귀와 좀사마귀,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된 꽃매미와 매미나방 등은 알이나 알집으로, 함양지에 오르는 팽나무숲의 낙엽 뒷면에서 운이 좋으면 발견할 수 있는 홍점알락나비와 흑백알락나비의 유충은 애벌레로, 늦게까지 개망초와 서양민들레에서 꽃꿀을 따고 있는 배추흰나비와 노랑나비는 번데기로, 잎과 줄기에 난 가시로 인하여 주변에 아픔을 주는 환삼덩굴을 애벌레의 먹이식물로 하는 네발나비는 내년 봄이 오기까지 어른벌레 상태로 겨울을 나고 있다.
배다리습지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은 참개구리와 청개구리, 금개구리와 한국산개구리, 황소개구리는 물론이고 배다리마을숲에서 오래전 서식지를 꾸린 맹꽁이 또한 스스로 자리를 잡은 위치에서 이미 깊은 겨울잠에 들었고, 내년 봄이 오면 한국산개구리를 선두로 맹꽁이에 이르기까지 다시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소중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이다.
배다리공원 산새, 물새의 겨울나기
소사벌택지개발지구 동남단에 위치한 배다리공원은 배다리저수지를 포함해 전체면적이 20만㎡를 넘는 규모로 주변의 덕동산 혹은 부락산에 비하면 마을숲의 규모는 작지만 함양지에서 내려오는 실개천과 함께 비교적 넓은 저수지로 인하여 산새와 함께 수조류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물닭, 쇠오리, 알락할미새, 흰뺨검둥오리, 민물가마우지 등 배다리습지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겨울새들이 여럿 있지만, 배다리공원 전역에서 주목받는 새가 있다면 단연코 오릿과에 속한 큰부리큰기러기이며, 수초제거선의 등장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나름은 여느 수조류와 함께 차질 없는 겨울나기 과정을 밟고 있다.
2023년 12월 22일,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배다리공원 습지와 마을숲을 대상으로 한 조류탐사는 2016년 이곳을 대상으로 생태조사를 한 이후 잊지 못할 최고의 날이었다. 그동안 이곳을 찾았던 참매, 원앙,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붉은부리찌르레기 등의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생물, 희귀조류가 있었지만 동박새와의 만남은 그것도 수은주가 영하 10℃ 이하로 떨어진 날 배다리마을숲 바닥에 흐르는 물을 찾아 나섰으며, 3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을 통해 선명한 흰색의 눈 테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지만 이날은 정말 배다리생태계에 한 획을 긋는 특별한 날이었다.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던 동박새는 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에 의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으로 지정된 종으로 기후변화에 민감해 이들의 계절활동과 분포역을 통해 우리나라 기후변화와 생태계 현황을 짐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도드라지고 있다. 대상지 전체에 대해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비오톱 유형인 Ⅰ등급과 함께 희소성과 생물다양성이 높으며, 생태적 복원 및 관리를 통해 우수생태계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배다리공원은 동박새의 특별한 겨울나기와 함께함으로써 평택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잣대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사진 설명>
1. 지난 동짓날 배다리마을숲에 물을 먹기 위해 찾아온 동박새(2023.12.22)
2. 물을 먹기 위해 원형보존림 배다리마을숲을 찾은 곤줄박이(2023.12.22)
3. 배다리공원 전역에서 출현빈도가 매우 높은 딱새 수컷(2023.12.21)
4. 생태교란종 환삼덩굴의 마른 줄기에서 작은 씨앗을 찾는 쇠박새(2023.11.29)
5. 느티나무 나무껍질을 벗기면서 먹이를 찾는 쇠딱따구리(2023.12.21)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배다리마을숲 동박새의 특별한 겨울나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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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빠귀 울음소리
배다리생태공원 고라니의 흔적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