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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공모전] 가족과 함께 배우는 나의 인문 수업

2026-01-14

이 글은 2025 청소년 '일상 속 인문' 참여 수기공모전 최우수상 작품입니다.


  

나는 특성화고 1학년이다.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며, 내 일상은 어느새 목표와 책임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사실 1년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엄마를 잃고 나서 내 마음의 중심이 무너졌다. 지금은 아빠와 떨어져, 엄마의 언니인 큰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모는 학교에서 취업을 지도하시는 선생님이다. 그래서인지 생활이 늘 철저하고, 규칙과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그 덕분에 나는 공부 습관을 바로잡고,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지만 처음엔 솔직히 힘들었다.

 

첫 번째 인문 수업

늦잠을 자거나 말대답하면 잔소리가 이어졌고, 그 일로 두 번이나 크게 다투었다. “왜 네가 해야 할 일을 미루니?”라는 이모의 잔소리에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답하던 나의 태도는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그날 밤, 미안하다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SNS 메시지로 짧게 죄송해요라고 남겼다. 잠시 후,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이모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마음이 저렸다. 이모가 혼자 술을 마시며 내가 너무 했나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처음 알았다. 이모도 나처럼 엄마를 잃은 슬픔을 안고, 나를 위해 애쓰고 있었다는 것을.

 

두 번째 인문 수업

그날 이후, 나는 듣는 연습을 시작했다. 이모의 말을 반박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먼저 생각하려 했다. 예전엔 잔소리로만 들리던 말이 이제는 걱정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그게 내가 만난 첫 번째 인문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것이 인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엄마에게도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런 이해와 공감이 아닐까 싶다. 내가 잘 자라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엄마에게 드리는 나만의 인문학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인문 수업

이모 집 아래층에는 외할머니가 살고 계신다. 매일 내 빨래를 해주시고, 방도 정리해 주시지만 너희 엄마가 보고 싶다라는 말을 반복하신다. 처음엔 그 말이 듣기 싫었다. 나는 엄마의 부재를 견디려 애쓰고 있는데, 그 말이 나를 다시 슬픔으로 끌어내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이모가 조용히 말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로, 어머니는 하루하루가 외로우셔. 약도 드시고 있지만, 네 얼굴을 보면 그립고 미안한 마음이 올라오시나 봐.” 그 말을 듣고 나는 외할머니의 마음을 처음으로 생각했다. 나는 아직 다정하게 말을 걸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사랑과 그리움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또한 내가 배우고 있는 또 다른 인문 수업이다.

 

네 번째 인문 수업

이모의 딸, 나에게는 사촌 언니인 그녀는 서른 살이지만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어 나와는 소통이 쉽지 않다. 처음에는 대화가 어렵고 서로 어색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가진 순수함과 착한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마음이 드러나고, 웃을 때의 행복한 표정에서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 살게 되면서 조금씩 언니를 이해하려 애쓰는 과정도 나에게는 또 하나의 인문 수업이었다. 언니와 무언의 눈짓, 미소,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의 경험을 통해 사람마다 배움의 속도가 다르고,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다섯 번째 인문 수업

주말이면 아빠 집으로 가서 함께 밥을 먹고, 가끔 서울에서 내려오는 언니와도 시간을 보낸다. 언니는 이모의 도움으로 고졸인데도 한국은행에 취업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가 이모에게 이모 덕분에 나도 드디어 취업했어, 고마워.”라고 밝게 말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 이모, 외할머니, 아빠, 언니, 사촌 언니 모두 다르게 살아왔고 형편에 따라 각기 다르게 살고 있지만, 이제는 서로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인문이란 결국 사람 사이의 마음을 배우는 일임을 느꼈다. 책 속에서 배우는 인문이 아니라, 일상 속 관계 속에서 느끼는 진정한 인문이었다.

 

엄마에게 주는 나의 인문학 선물

아직 나는 완벽하게 상처를 극복한 건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을 배우며 친구들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게 바로 내가 만난 일상 속 인문이고, 가족과 함께 배우는 나의 인문 수업이 되었다. 그리고 이 배움을 바탕으로, 언젠가 내가 사회에 나가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그것이 엄마에게 줄 수 있는 나의 가장 큰 인문학 선물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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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소개
청소년 인문교실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인문·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인문소양을 높이고 자기 존중감과 공동체 소속감을 기를 수 있도록 전국 5개 권역별(수도권,강원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로 제공하는 인문·문화프로그램 지원 사업입니다.

사업대상  청소년
사업연도  2025년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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