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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마을 중심 공동체 회복에 손을 걷어붙이다!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복지문화마을」

인문쟁이 이경아

2018-09-27

처음 장애인 복지서비스 전문가인 그들이 마을로 들어섰을 때, 주민들은 자신들에게 쌍화탕과 파전을 왜 권하는지 궁금해하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이 차츰 낯익어갈수록 마을 내에서는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6년부터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어 공동체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많은 인파에 묻혀 있을수록, SNS를 통한 소통이 활발해질수록, 관계에 대한 선택의 기회가 많아질수록, 상대적 고독감은 더 크게 느껴진다. 관계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부르짖지만, 모순된 나의 삶을 들추는 것은 곧 패배라는 생각에 타인과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홀로 설 수 있는 것을 어른스러워지는 일이라 생각했고, 관계의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위안으로 여겨지다가도 막상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면 외롭기 그지없었다. 채워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욕구는 ‘행복’보다는 ‘불편’을 주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관계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공감과 경청에서 시작된 공동체의 회복

이런 나의 편견을 뒤엎고, 관계가 삶을 든든히 지탱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들이 있다. 서귀포시 장애인종합복지관은 2008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치 지향적 복지서비스를 실천해왔다. 그들에겐 자발적 주민 참여와 문화향유를 통한 공동체의 회복이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복지를 개선할 실천적 방법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장애인 복지서비스 전문가인 그들이 마을로 들어섰을 때, 주민들은 자신들에게 쌍화탕과 파전을 왜 권하는지 궁금해하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이 차츰 낯익어갈수록 마을 내에서는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6년부터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어 공동체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귀포 서부지역(중문, 예래, 안덕, 대정) 주민 220여 명을 대상으로 마을의 사람과 자원에 대한 생각을 묻고, 주민 4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원탁토론도 열렸다. 2017년에는 마을의 복지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조사하여, 4개 마을별 TF팀을 구성한 뒤 주민 공청회를 거쳐 마을별 복지계획을 수립하였다. 2018년 현재에는 읍면동 맞춤형 복지지원팀,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장애인지원협의회, 청년회, 부녀회, 개인 등 자발적 주민 참여로 마을별 특화복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복지

서귀포시 장애인종합복지관의 복지 여정에서 핵심은 바로 혁신의 주체가 된 주민의 자발성, 개인과 공동체를 균형 있게 존중하는 문화에 있다. 그들은 재활과 기능 향상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장애인 자립과 사회참여 서비스에서 좀 더 확장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주민’이라는 주체이자 ‘마을’이라는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통합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장애’, ‘소외’ 등 사회적 문제가 개인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홀로 사는 옆집 노인의 안부를 묻거나 각종 편의시설의 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서귀포시 장애인종합복지관 행사 중 할머니 한분이 노래방 기계로 노래하는 모습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만남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주로 마을사랑방을 중심으로 마을 학교를 운영하거나 복지 이야기 나눔터를 펼치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동네가 떠들썩하도록 신명나는 판을 만들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혁신의 주체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주민들이다. 자라나는 공동체의 협력과 신뢰는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하며 개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공동체를 꿈꾸다

공동체 안에서는 때때로 자신의 약점이 들춰지거나 타인의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우리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삶을 선택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워진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삶을 선택하는 까닭은 행복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하거나, 온기 없는 미디어의 위로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음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마을 중심 공동체 회복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뒤집는 선택이 아닌, 이웃과 함께 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다. 마을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차근차근 나아가는 그들의 복지 여정이 함께 꾸는 꿈에서 야심 찬 현실로 변모하기를 기대한다.

 

 

서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안마해주는 모습

 

 

 

[관련기사]

-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복지문화마을 만들기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보도자료 참조

 

- 서귀포 서부지역 마을별 특화 복지사업 추진 "장애인·비장애인 공동체 형성 삶의 질 향상"

작성자: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http://www.ihalla.com/read.php3?aid=1531728089601906048

 

- "독거사 제로 마을 만들기 활동을 통해 느끼는 가슴아픈 사연

작성자: 키다리 엄마(2018. 5. 28)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01117794018&logNo=221286139217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http://www.seogwicr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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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아
인문쟁이 이경아

2018 [인문쟁이 4기]


‘열등감은 우월을 향한 욕구이다’라는 아들러의 인생처방전을 좋아합니다. 못나고 실패 투성이인 제 삶을 타인과 비교하며 좌절에 빠졌던 것도 열등감 때문이었고, 그런 삶을 인생이라는 궤도에 끌어올린 것도 열등감이란 섬세하고 열정적 감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열등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니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이 빛나 보이고 사물에 부여된 의미가 마음 깊숙이 와 닿더군요. 어설픈 글에 내가 부러워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보자는 의지로 인문쟁이의 여정을 걸어가려 합니다. 평생 그림자처럼 나를 등지고 있을 열등감의 무게와 속도를 고려해 너무 빨리 달리지는 않으렵니다. 조금 더 천천히, 주의 깊게,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계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피려 합니다. 가끔 자신이 너무 못나 보인다면 제 글을 읽어주세요. 인문학을 통해 제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당신이 우월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수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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