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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청년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청년단체 '몽글' /안준형

인문쟁이 안준형

2017-03-20


몽글

▲ 몽글


청년은 어떤 존재인가, 청년이란 어떤 대상인가,

주체로서의 청년은 무엇을 하는가.

오늘날 ‘청년’이라는 키워드만큼 논쟁적이고 또 의미가 다양해져버린 말도 없다. 이는 청년이라는 말의 의미가 단순히 인구 분포와 같은 통계에서나 사용되는 계량적인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어떤 추상성에 기대어 있는 의미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안 좋은 의미에서의 추상은 결단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청년이라는 용어를 단순히 계량적인 의미에서 간편하게 정의할 수 없는 일은, 청년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잠재력 그 자체를 발휘하게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언급한 논쟁들을 불러오는 일이기도 하다.


몽글 로고

▲ 몽글 로고


몽글은 바로 그런 청년에 얽힌 여러 가지 논쟁들에 대해 생각하고, 개입하고, 또 스스로 청년을 드러내는 활동을 하는 청년단체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몽글은, 청년이 주체가 되어 청년에 대한 논쟁을 나누는 활동을 하고 있는 모임이다. 물론 이 같은 소개로도 그들이 정확히 어떤 활동들을 펼치고 있는 지 쉬이 감이 잡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청년이라는 정체성이 원체 모호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청년에 얽힌 몇 가지의 격언과 상징들을 잘 알다. 이를테면 젊음과 열정이라거나 그 유명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등의 말들이 그렇다. 이처럼 청년이 가진(듯이 느껴지는) 동력과 에너지를 찬양하는 문구들은 그 긍정성을 의심받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청년에 대한 문구들이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실정이 되었음을 우리들은 피부로 느낀다. 우리시대의 ‘청년’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뛰어난 통찰을 지닌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가 쓴 에세이 「자기만의 방」에서 그녀가 여성에 대해서 사유하기 위해 던졌던 질문 세 가지를 청년을 생각하는 데에도 한번 적용해볼 수 있을까. 청년은 어떤 존재인가, 객체로서의 청년이란 무엇인가, 주체로서의 청년은 무엇을 하는가. 몽글의 활동은 세 번째 질문에 해당하는 ‘주체로서의 청년은 무엇을 하는가’에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따위의 격언이 행하는, 청년에 대한 객체화에 대해서 청년 스스로의 화답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청년이 주체가 되어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 몽글을 이끌어가는 세분 임유진, 강은구, 장은경 씨를 만났다.


인터뷰

▲ 몽글의 장은경, 임유진, 강은구 씨


Q. 안녕하세요, 먼저 단체의 이름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어요. 몽글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 건가요?

강은구 : 저희가 ‘몽글‘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잡지에 나와 있듯이 일단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정의가 되어있어요. ‘몽글이란, 감정이 복받치어 가슴이 갑자기 꽉 차는 듯한 느낌’.저희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 상태를 ‘몽글거린다’는 표현을 통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임유진 : 덧붙이면, 청년에 대해서 기성세대들이 주문하고 있는 것들은 굉장히 많은데, 실제로 청년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는 잘 건드리는 못하는 지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일들에 그런 청년의 감정을 솔직히 건드리는 부분이겠다 싶어서 그런 ‘몽글’이라는 표현의 지향점을 잡았어요.


Q. 몽글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었나요.

강은구 : 저희는 주로 미디어를 제작하는 일들을 했어요. 이를테면 독립출판이나 팟캐스트 등의 미디어를 통해서 이야기를 건네고 있어요. 그런 형태의 미디어들이 저희가 생각하는 청년들의 몽글거림이라는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정말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정제되지 않고서 낱낱하게요.


임유진 : 처음에는 글쓰기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거기서 자료들이 모여가면서 그 자료들을 바탕으로 2016년도부터 잡지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잡지 1호가 나오고, 이후로 라디오 방송 팟캐스트를 제작했어요.


잡지 앞잡지 뒤

잡지 몽글


Q. 몽글이 처음으로 미디어 활동을 했던 게 단체 이름을 딴 몽글이라는 이름의 잡지라고 알고 있어요. 이 잡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임유진 : 잡지의 슬로건이 있는데, 처음 모였을 때랑 지금이 달라요. 처음에는 대전의 청년 미디어를 만들자는 식으로 시작을 했었고, 그때 가진 슬로건은 ‘글로 대전과 청년을 잇다’였어요. 잡지를 만들어가면서 최종적으로 내건 슬로건은 ‘우리가 이어져 있음을 발견하다’에요. 논의하면서 만들어 나간 것이고, 또 저희 잡지를 요약할 수 있는 슬로건이에요.


Q. 잡지를 봤을 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일기랑 캘린더가 실린 지면이었어요. 뒤에 나오는 이야기들보다도 몽글이 겨냥하는 대상이 또렷해 보였던 거 같아요.

강은구 : 캘린더 프로젝트는 제가 기획을 했었는데 당시, ‘노오력’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핫한 키워드였어요. 그 말이 나온 이유가 기성세대들이 얘기하길 ‘청년들이 노력을 안 해서 그래, 노력을 해야 돼’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했었는데, 솔직히 저희가 살아가는 삶이 이미 빡빡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데, 다 싸잡아가지고 너희는 노력을 안 해서 그래, 이러는 게 너무 싫은거에요. 캘린더를 통해서 실제로 저희는 이렇게 살고 있다 이런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임유진 : 일기는 제가 기획을 했어요. 사실 글을 쓸 때 독자를 생각하지 않고 쓰는 게 일기잖아요. 그래서 일기를 쓴다면 어쨌든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자기에 대해서 솔직하게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청년의 삶을 보면 자기소개서를 쓰는 건 거의 필수요소이기도 하고, 너무 자기 포장하는 데에, 또 누군가를 의식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는 문화 속에 살고 있으니까. 그런 문화 속에서 벗어나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캘린더 글일기(Diary) 글

▲ 잡지 몽글의 캘린더와 일기 지면소개


Q. 잡지의 일기나 캘린더 같은 기획을 하면서 다루던 주제들, 이를테면 ‘청년’이나 ‘노력’ 같은 이야기들에 대한 몽글들 나름의 생각이 바뀌기도 했나요.

강은구 : 캘린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나를 위한 시간은 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하고 있는 활동들은 너무 많은데, 이게 언제나 남과 함께 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강은구를 위한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도 들더라고요.


장은경 : 지금이 너무 노력과 열시대라서 그 노력에 반대가 되는 ‘아무것도 안하기’라거나 ‘잠깐 쉬었다가기’ 이런 게 뭔가 요즘 시대에 대한 대안적인 행동들로 여겨지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노력 자체가 잘못 된 게 아니고, 기성세대들이 요구하는 ‘어떤 노력’이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노력이라는 가치를 기성세대의 입장이 아니라, 청년들의 입장에서 올바르게 전유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팟 캐스트1팟 캐스트2

▲ 팟 캐스트


Q. 몽글 팟캐스트를 통해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하셨나요?

임유진 : 팟캐스트는 저희가 총 세 편을 제작 했어요. 첫 번째 편에서는 잡지에도 실려 있는 ‘하다만’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청년들이 하다만 것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는 청년들의 끈기문제로 환원시키는 게 있는데, 사실 그런 원인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층적이고 또 우리들도 그 나름의 할 말들이 있잖아요. 이것을 라디오에서 수다 떨듯이 얘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죠. 청년들이 하다만 이야기들이 어떤 게 있는지, 또 하다만 이야기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담론들이 형성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자본주의 담론까지 했었죠. 두 번째 방송에서는 청년들이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우리 가까운 친구들을 게스트로 불러서 사연 듣고 고민상담하는 이야기들을 했어요. 세 번째 방송은 청년미디어 자체에 대해서 풀어냈었는데, 그때는 보슈(청년과 대전을 주제로 출판되는 월간 독립잡지)를 섭외해서 보슈랑 몽글이랑 함께 청년미디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요. 주로 지속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사회에서는 지속성이라는 것을 고정된 형태로서 지속해야한다고 논의되고 있지만, 사실 청년들, 우리는 많은 활동을 하면서 굉장히 다양하게 스며드는 감정들이 있고, 배움이 있고, 이념들이 있고 한데, 이런 것들이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각기 다른 형태를 통해서도 충분히 지속이 될 수 있다. 그게 우리한테 더 중요한 의미의 지속성이 아닐까하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Q. 몽글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면 미디어 제작 외에도 제법 다양한 방면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기획중인 또 다른 활동이 있나요.

임유진 : 일단은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는데, 잡지를 시작으로 팟 캐스트도 지속을 할 예정이고 나아가서 이런 미디어 활동을 통해서 청년 싱크탱크를 만들어보자! 하고 올해 목표를 삼았어요. 그렇게 활동을 넓혀보려고요.


가히 논쟁적이라 할 만큼 오늘날의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호명당하고 또 조롱받기도 하고, 때론 격려받기도 하는 청년들이란 대체 무엇인가. 몽글이 말하는 것처럼 청년이란, 청년 자체에 대해서 생각하기 보다는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는 집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날 청년하면 떠오는 단어들인 청년실업과 세대론적으로 만들어진 온갖 파생어들은 실제의 청년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다분히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말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런 사회적 발언들이 청년이라는 집단에 대해서 끊임없이 규정할 때에, 몽글은 실제로 청년들은 무엇을 하는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 안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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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링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ongle2015/


안준형
인문쟁이 안준형

[인문쟁이 2기]


안준형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여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 거주 중에 있는 어린 미학도이다. 학교 재학동안에 들었던 비평수업의 영향인지 artwork보다도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껴 혼자 간간이 글을 써왔었다. 인문쟁이 모집공고를 보게 되어, 문화 활동이나 전시 등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글을 쓸 수 있게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역사적 인물로는 재야운동가이신 기세춘선생님이 있었는데 집이 가까워서 조만간 뵐 수 있을 것 같다. mgo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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