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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혼책한다!

청주 독립서점 '마이페이버릿띵스(MY FAVORITE THINGS)'

인문쟁이 우인혜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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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과 ‘혼술’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영화나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고한 길이 생겼다. 나도 혼자 공연을 보고, 그 공연에 대한 감상이나 느낌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가끔 내가 정리한 것들을 한데 모아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서 공유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출판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독서 인구의 감소, 동네서점이 사라져가는 가운데 새로운 출판 트렌드는 꾸준히 그 저변을 넓히고 있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개성적인 책과 인쇄물이 유통되는 곳, 바로 ‘독립서점’을 통해서.


청주의 독립서점 마이페이버릿띵스

▲ 청주의 독립서점 마이페이버릿띵스. 건물 2층에 위치한 이 곳은 어린시절 로망 같은 다락방의 느낌이 났다.


청주 시내 작은 독립서점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에 달려가 보았다. 이름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인 공간, ‘마이페이버릿띵스’는 독특한 개성의 독립출판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더불어 흥미로운 작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실크스크린, 시멘트 소품 제작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도 열리는 핸디크라프트 워크룸도 운영하고 있다.


마이페이버릿띵스 내부

▲ 독립출판물과 더불어 엽서, 핸드메이드 제품 등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독립출판물들이었다. 특히 내가 평소 좋아하는 먹거리에 대한 출판물이 많았는데, 달콤한 초콜릿으로 덮인 책 표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달콤해졌다. 색색의 표지에는 작가들의 개성이 담겨있다. 다른 곳에선 쉽게 접하기 힘든 절판된 서적들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나에게는 구달 작가의 『일개미 자서전』에 가장 눈길이 갔다. 얇은 분량이지만 책은 많은 것을 묻고 있다. 가령,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한 단어들로 위로해주고,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편함, 이직을 하면서 느낀 불안함을 저자는 잔잔히 이야기하면서 독자를 어루만져준다. 


마이페이버릿띵스에 있는 다양한 독립출판물들1마이페이버릿띵스에 있는 다양한 독립출판물들2

▲ 마이페이버릿띵스에 있는 다양한 독립출판물들


다양한 고전문학도 눈길을 끈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인직의 소설 『혈의 누』, 일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대표작 『덤불 속(라쇼몽 원작)』 등의 초판본도 볼 수 있다. 자주 만나기 힘든 촌스러운 색감의 형형색색 표지들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책이 누워있는 가판대 옆에서는 지역 작가들이 직접 그린 엽서, 노트, 포스터, 티매트 등 다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유통되는 것 또한 독립서점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독립영화 엽서시리즈

▲ 서적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영화 포스터, 길고양이의 모습, 일러스트, 고전 서적의 표지 등을 그린 엽서들은 '덕후'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해 보였다. ‘마이페이버릿띵스’의 로고가 그려진 우표와 함께 살 수 있는 엽서 세트가 있었는데, 이 우표는 나만의 우표 컨셉으로 제작한 것으로 편지를 부칠 때 직접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공간 일부는 소규모 전시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전시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고민했던 지역의 작가들에게 매우 소중하다. 방문자에게도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틀림없다.


많은 서점들이 갈 곳을 잃어가는 현실이다. 대형서점과 온라인 유통의 홍수 속에 동네 서점들은 여전히 위태롭고, 대중적 인기를 끌기 어려운 출판물은 설 곳이 너무 좁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색을 강하게 어필하는 독립서점들은 다양한 출판문화의 보급뿐만 아니라 다양한 읽을거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빛이 되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깊어가는 겨울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독립서점에서 산 책 한권으로 넉넉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우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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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마이 페이버릿 띵스  (MY FAVORITE THINGS)


*공간안내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우암산로 16 2층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www.myfavorite-things.com/

블로그 http://my_favorite_things.blog.me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y_favorite_xs

트위터 https://twitter.com/my_favorite_xs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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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우인혜

[인문쟁이 1,2기]


우인혜는 충북 청주시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현재는 대학 내의 홍보팀에서 근무하며 블로그 웹진 및 보도자료 작성을 하는 뚜벅이 기자다. 공학도로서 바라보는 인문학에 관심이 높고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에 욕심이 많다. 헤드윅이란 작품을 만든 존 카메론 미첼을 만나보고 싶다. 인문학이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이번 기회로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 pwoo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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