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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극장 2회차 돌아보기

2020-11-12

자막보기

 

2회차 인문고전극장 돌아보기

 

 

인문고전극장 2회차 공연 사진

 

 

1029, 두 번째 인문고전극장이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소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주제로 하여 진행되었습니다. 1981년도에 발표된 소설로, 리얼리즘의 대가라고 평가받는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답게 일상의 표정을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낭독공연과 연주, 그리고 주제강연이 함께한 두 번째 인문고전극장은 어땠을까요? 그 생생한 후기를 만나보겠습니다.

 

 

삶의 자리를 이해하는 자세 백택현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이 단편집에서 유달리 아련한 슬픔을 가져오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읽고 나는 낯선 이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어렵고 서로 다른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과의 공감이 얼마나 많은 벽을 헤치고 가야 이루어질 수 있는가도 생각했다. 빵집 주인이 선사한 롤케이크 한 줄로 그들의 어둠에 한 줄기 빛이 보이는 것처럼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사소한 것들이 내 주위에는 없는지 되돌아보았다.

 

공연을 보니 소설 속의 상황이 더 실감나고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낭독을 해주었던 두 연극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대화 사이의 공백과 침묵은 이 어긋난 인간관계가 어디서 왔는가. 삶의 부조리함을 잠시라도 생각하게 한 순간이었다.

 

강연자 김찬호 선생님의 해설은 이 공연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 왜 이 사회학자가 수많은 세월 동안 소통과 공감의 문제를 껴안고 연구했는지를 알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강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작은 것에 대한 성실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낯선 이들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들의 개성을 발견하고 그들이 처해있는 삶의 자리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문고전극장 2회차 공연 사진(2)

 

인문고전극장 2회차 공연 사진(3)

 

 

코로나 블루 시대 필요한 위로의 계피롤빵 조은미

요즘 곳곳에서 다투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마스크로 얼굴의 대부분을 가렸지만 눈빛과 말투는 험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올해 내내 전 세계를 휘청거리게 한 코로나로 사람들의 마음과 몸이 무너져간다는 것을 느낍니다.

 

레이먼드 카버의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전에 팟캐스트로 접한 바가 있습니다. 4.16 세월호 유가족들을 다만 얼마라도 위로하려고 했던 낭독으로 기억합니다. 아이를 잃는다는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그 트라우마에 놓인 누군가에게 어떤 위로를 건넬 수 있을까요.

 

인문고전극장에서 이 단편을 다시 만났습니다. 두 배우의 낭독극,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 그리고 김찬호 선생님의 ‘공감과 위로, 경청과 연대’에 대한 짧은 강의.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오감으로 느끼는, 가슴 충만한 위로와 희망을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치 꺽꺽 마른 울음을 울고 나서 누군가의 호의가 담긴 따뜻한 커피와 함께 갓 구운 계피롤빵을 건네받는 기분이랄까요.

 

코로나 시대 더욱 힘겨운 상황에 내몰리며 한 치 앞도 나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 나는 무엇을 건네야 할까, 섣부르고 즉각적인 공감의 제스처가 아닌, 같이 슬퍼하고 타인의 마음 자리를 상상하며 가만히 손이나 어깨, 부드러운 포옹을 건네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조용히 밥을 지어주거나 커피를 끓여 마주 앉아 그가 먹고 마시며 슬픔도 서서히 삼키는 모습을 바라보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며 거리의 낯선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인문고전극장 2회차 사진(4)

 

인문고전극장 2회차 사진(5) 

 

인문고전극장 2회차 사진(6)

 

 

퍽퍽한 빵이지만, 맛깔난다오 송채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에서 빵집 주인이 아이를 잃은 부부에게 검은 빵을 내밀며 하는 말이다. 나는 지난주 참관했던 인문 360도 공연을 이 검은 빵에 비유하고 싶다.

 

이 공연은 소설 속 주인공이 처음에 아이 생일 파티를 위해 주문한, 우주선이 프로스팅된 초콜릿 케이크가 아닌 빵집 주인이 내민 검은 빵처럼 거칠게 빻은 곡식 맛이 났다. 건강한 빵이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초콜릿 케이크처럼 달달하지는 않아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그런 공연이었다

 

처음 접해본 낭독 공연은 소설 내용을 살아있는 음성으로 내 가슴에 스며들게 해 주었다. 처음 경험해 보는 벅차고 충만한 감동이었다강연자는 내가 작품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느끼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찬찬히 짚어주었다. 내 삶에 'A small, good thing'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얼마나 많이 놓치며 살았는지 느끼게 되었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한 번도 이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인문고전극장을 추천하고 싶다.

 

 

인문고전극장 2회차 사진(7)

 

인문고전극장 2회차 사진(8)

 


인문고전극장을 통해 느낀 고전 작품 최해옥

인문고전극장이 다른 책 관련 행사와 다른 점은 낭독공연과 연주, 강연 등 독특한 진행 방식에 있다. 1회와 2회를 모두 참여했는데, 연기와 음악 등이 조금 더 잔잔해지면서 2회에는 더 큰 안정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김찬호 교수님은 <모멸감>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분인데 행사 덕분에 이 분의 팬이 되어 집에 돌아와 유튜브로 강의 몇 편을 연달아 보았다. 사람을 보는 시선이 따뜻하고 깊이가 있어 좋았다.


인문고전극장에서도 이런 시선이 유지되어 여기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원문과 비교하여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상세한 설명은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다. 낭독극도 매우 훌륭했다. 잔잔하고 일상적인 연기에서부터 격렬한 감정까지 섬세하게 표현해준 두 배우 덕분에 작품이 지닌 함의를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다.



공연 후기를 통해 살펴본 인문고전극장 어떠셨나요? 고전으로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인문고전극장은 세 번째 시간으로, 철학교사 권희정과 함께 읽는 셜리 잭슨(Shirley Jackson)제비뽑기입니다.



인문의 눈으로 우리 시대 숨겨진 명작 다시 발견하기 세 번째 인문고전극장 철학교사 권희정과 함께 읽는 셜리 잭슨(Shirley Janckson)의 『제비뽑기』 일시 2020년 11월 26일(목) 오후 3시~4시 50분 실시간 중계 http://www.youtube.com/360inmun 인문360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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