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낭독자들'은 국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실시간 OTT 라이브 방송으로
문화 예술계의 다양한 명사가 낭독자로 출연해,
직접 선정한 문장을 낭독하고 국민의 사연을 통해 진솔한 소통을 나눕니다.
한밤의 낭독자들 2회차
주제 : 침묵과 말,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기억에 대해
낭독자 : 박준 시인
낭독 책 :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김사인 <어린 당나귀 곁에서>, 장석남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주요 낭독 문구
"침묵이란 그저 인간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침묵은 단순한 말의 포기 그 이상의 것이며, 단순히 자기 마음에 들면 스스로 옮아갈 수 있는 어떤 상태 그 이상의 것이다. 말이 끝나는 곳에서 침묵은 시작된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 때문에 침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때 비로소 분명해진다는 것뿐이다. 침묵은 하나의 독자적인 현상이다. ... 침묵은 말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이며, 침묵은 말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형성한다. 다만 그 정도가 다를 뿐이다. 침묵은 인간의 근본 구조에 속한다." (17p)
"사랑 속에는 말보다는 오히려 침묵이 더 많다."(107p)
_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주지 않지 어느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걷고 꽃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_ 김사인 「화양연화(花樣年華)」, <어린 당나귀 곁에서>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
새벽 거리를 저미는 저 별
녹아 마음에 스미다가
파르륵 떨리면
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
유일한 문 밖인 저 별
_ 장석남 「별의 감옥」,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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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낭독자들] 2회 - 박준 시인
침묵과 말,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기억에 대해
2024-01-22
'한밤의 낭독자들'은 국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실시간 OTT 라이브 방송으로 문화 예술계의 다양한 명사가 낭독자로 출연해, 직접 선정한 문장을 낭독하고 국민의 사연을 통해 진솔한 소통을 나눕니다.
한밤의 낭독자들 2회차
주제 : 침묵과 말, 그리고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기억에 대해
낭독자 : 박준 시인
낭독 책 :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김사인 <어린 당나귀 곁에서>, 장석남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주요 낭독 문구
"침묵이란 그저 인간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침묵은 단순한 말의 포기 그 이상의 것이며, 단순히 자기 마음에 들면 스스로 옮아갈 수 있는 어떤 상태 그 이상의 것이다. 말이 끝나는 곳에서 침묵은 시작된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 때문에 침묵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때 비로소 분명해진다는 것뿐이다. 침묵은 하나의 독자적인 현상이다. ... 침묵은 말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이며, 침묵은 말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형성한다. 다만 그 정도가 다를 뿐이다. 침묵은 인간의 근본 구조에 속한다." (17p)
"사랑 속에는 말보다는 오히려 침묵이 더 많다."(107p)
_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주지 않지 어느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걷고 꽃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_ 김사인 「화양연화(花樣年華)」, <어린 당나귀 곁에서>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
새벽 거리를 저미는 저 별
녹아 마음에 스미다가
파르륵 떨리면
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
유일한 문 밖인 저 별
_ 장석남 「별의 감옥」,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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