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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극장 4회차 돌아보기

2021-01-28

자막보기

 

4회차 인문고전극장 돌아보기

 

 

인문고전극장 4회차 안내를 하는 철학자 김경집

 

 

작년 12월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하여 취소되었던 네 번째 인문고전극장이 2021년 1월 21일에 다시 막을 열었습니다. 많이 기다리셨던 만큼 온라인 관객분들의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이번 고전극장은 김경집 철학자의 인문학적 시선으로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의 소설 『천국으로 가는 길』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네 번째 공연 이야기를 만나볼까요?

 

 

낭독공연을 하는 배우들

 

낭독공연 중인 배우들과 연주자

 

낭독공연 중인 배우들2

 

 

 

어제보다 나은 나, 분노의 힘 - 박예슬

희곡 한 권을 사서 읽어본 적 없는 내게 희곡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려주고 스페인 작가 후안 마요르가에 대해 접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인문학? 고전? 북콘서트를 2시간가량 진행하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달리 작품과 작가 소개, 사전 독자 감상평, 낭독, 강연, 음악공연, 실시간 질의 응답이 조화롭게 이루어졌다.  작품을 통해 인격에 대해서, 문명에 대해서, 용기와 정의, 악의 평범성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회가 비도덕적일 때 개인이 도덕적일 수 있는지. 난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을 어떻게 외면하여 왔는지. 강의와 질의응답 중 아래의 문장이 머릿속을 맴돈다.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이 똑같이 분노할 때 정의는 실현된다. 

문명은 어떻게 야만에 눈감는가, 야만은 어떻게 문명을 협박하는가.

 

타인의 불행을 담보로 행복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연히 거부하는 것이 용기, 정의이다. 내 안의 모든 선과 악을 인정하며, 어제보다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내가, 일상이,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인문고전극장 강연을 하고 있는 철학자 김경집

 

강연을 하고 있는 철학자 김경집

 

질의응답을 하는 배우들과 철학자 김경집

 

 

고통을 응시하는 길 – 한준

이번 인문고전극장에 현재 활동하는 극작가의 희곡작품을 소개해서 반가웠다. 무엇보다 낭독공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배우 두 분이 열정적으로 낭독극을 펼쳤기에 후안 마요르가가 『천국으로 가는 길』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해할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좋아하는 연극을 보러 가지 못했는데 낭독공연으로 위안을 얻었다.

 

이어 도덕, 정의, 악, 폭력, 증오, 정체성 등 인간성에 대해 고찰한 김경집 선생님의 강연 덕분에 작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또한 ‘사전독자감상단’의 독후감과 작품에 대해 내놓은 다양한 반응을 유쾌한 성우분들의 목소리로 접해서 즐거웠다. 작품을 읽지 않고 인문고전극장에 참여했는데 끝나고 나니 다 읽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공연 전에는 작품 제목 중 ‘천국’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는데, 공연을 보고 나니 ‘길’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홀로코스트에서 고통받은 이들을 기억하면서, 나는 고통을 응시하는 길로 향할 용기를 얻었다. 그 길을 걸으며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고 싶다. 감미로운 음악과 깊이 있는 공연, 그리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인문고전극장이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음악 공연을 하고 있는 연주자와 보컬

 

음악 공연을 하고 있는 보컬

 

 


불편하지만 깨어 있기 – 박주연

내가 사용하는 알람 기능 중에는 ‘퍼즐 잠금’이 있다. 출근 시간에 맞춰진 알람 소리를 중지하기 위해 무작위의 숫자를 순서대로 찾아 누르는 수고로움이 필요한 방식이다. 알람을 자동반사적으로 끄고는 몇십 분 뒤 헐레벌떡 일어나던 실수를 거듭한 뒤에 스스로 찾아낸 대책이다. 비몽사몽인 아침부터 이러한 일깨움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깨어나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은 부조리한 현실을 맞닥뜨릴 때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싫어하듯 모순된 현실을 지속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워한다. 이때 가장 손쉬운 일은 외면하는 것이다. 자던 잠을 계속 이어 자는 것이 무척 달콤한 일이듯, 현실로부터 눈을 감고 깨어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몹시 편안한 일이다. 그러나 깨어나지 않고는 하루가 시작되지 않듯, 일깨움 없는 삶 또한 죽은 상태나 마찬가지다.

 

『천국으로 가는 길』에도 시계가 등장하는데 ‘뉘른베르크 시계공’이 이 작품의 첫 장이다. 문명의 정확한 힘을 자랑하는 시계는, 그러나 문명이 저지른 잘못 또한 낱낱이 기록한다. 철학과 과학이 가장 앞서간 나라 독일이 무모한 세계대전을 두 차례나 저지른 것은 문명이 갖는 모순을 잘 입증해낸다. 모순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생각하기’이다.


“가장 좋은 연극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는 말을 남긴 작가 후안 마요르가는 우리에게 『천국으로 가는 길』을 건넨다. 공교롭게도 이 연극 작품 속에 또 연극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홍보용 수용소라는 연극 세트장에서 평화로운 척 연기해야 하는 유대인들과 아무 이상한 점을 발견 못 한 척 보고서를 쓰는 적십자 조사관은 무기력의 가면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들은 깨어날 수 없거나 깨어나지 않기로 마음먹은 현실에서 곤히 잠자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끔찍한 까닭은 포로수용소와 유대인 학살에도 있지만 그 이후에 태어난 이들이 그 사건을 접할 때마다 공포가 재생산된다는 점에도 있다.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정신을 온전히 차리고 깨어나야만 한다. 우리가 눈을 바로 뜨고 깨어 있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에 대해 진행자이신 김경집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좋은 책은, 좋은 눈을 가진 사람에게 결국 발견”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문고전극장 4회차 음악 공연 사진

 

 

이 외에도 “훌륭한 강사님의 폭넓은 지성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강의를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역할을 공부하고 또 현재에 실천해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글로 읽으면 어려웠을 텐데 선생님의 설명과 배우들의 낭독, 라이브 연주가 함께 진행되어서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혼자 읽는 책은 힘이 부족한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다양하게 다루면서 함께하니 나를 돌아보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등의 다양한 공연 후기들이 있었습니다. 

 

네 번째 인문고전극장, 어떠셨나요? 숨겨진 혹은 곧 고전의 반열에 오를 멋진 작품들을 통해 우리 시대를, 그리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새롭고 흥미롭지 않으셨나요? 좋은 시간이 되셨기를 바라며 더 멋진 작품으로 여러분을 다시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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