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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낭독자들(시즌2)] 6회 - 윤소희 배우

다정과 배려가 습관이 되기까지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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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낭독자들'은 국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실시간 OTT 라이브 방송으로 문화 예술계의 다양한 명사가 낭독자로 출연해, 직접 선정한 문장을 낭독하고 국민의 사연을 통해 진솔한 소통을 나눕니다.

 

 

한밤의 낭독자들(시즌2) 6회차 

 

주제 : 다정과 배려가 습관이 되기까지

낭독자 : 윤소희 배우

낭독 책 : 요시카와에이지 『삼국지 원전』, 루리  『긴긴밤』, 하태완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주요 낭독 문구

 

"조운 같은 고굉지신*은 당대에 다시 얻을 수는 없을 터.
그런 장수를 아이 하나 구하느라 잃을 뻔했지 않았는가.
자식은 다시 얻을 수 있지만,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장수는 다시 얻을 수 없는 법.
하물며 여기는 전쟁터다. 아이의 울음소리로 범부의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
그러니 던져버린 것이다. 장군들은 내 마음을 의심치 마라."
*'다리와 팔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믿고 중하게 여기는 신하라는 말

그 즉시 조운은 이마를 땅에 닿도록 조아렸다.
지금껏 넘어온 갖은 고난도 잊은 채 내 주군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고 가슴에 대고 맹세했다.
『삼국지』 원서에 실린 구절을 보면 이 용장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고 한다.
"간뇌도지*하더라도 이 은혜는 갚지 못할 것입니다."
이 말을 남기고 배례하고는 사람들 속으로 물러갔다는 대목이 나온다.
*간뇌도지: '참혹한 죽임을 당하여 간과 뇌수가 땅에 널려 있다'는 뜻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애를 씀을 이르는 말


숙장이나 중신 대부분이 입을 맞춘 듯 주군에게 항복을 권하는 이유는
자신의 보신과 안녕을 먼저 생각하고 주군 입장과 나라가 겪을 수치는 중요하게 생각지 않아서입니다.
중신들은 주군을 바꾸어 조조에게 항복하여도 위계는 종사관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며,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부하를 거느리며 유유히 즐기는 생활을 하면서 무사히 승진을 거듭하면
주군의 태수 자리 정도는 약속 받을 것입니다.
반면 주군께서는 겨우 수레 1승, 말 몇 필, 종자 20명쯤 허락된다면 항복한 장수에 대한 대우로서 충분하겠지요.
애초에 품었던 남쪽에서 천하의 패업을 이루겠다는 바람은 죽을 때까지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주유 후임으로 노숙을 대도독으로 삼기는 했으나,
노숙처럼 온후하고 인정 깊은 성격으로는 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누구보다 노숙 자신이 잘 알 터.
"저는 하찮고 평범한 인물입니다. 주 도독이 남긴 유언과 주군 명령에 따라
일단은 그 자리를 승낙했습니다만 분명 천하를 찾아보면 더 나은 인재가 있을 것입니다.
부디 공명보다 뛰어난 인물을 찾아서 대도독으로 임명해주십시오"
"대체 어디에 그런 인물이 있느냔 말이다..."
손권도 노숙이 올린 정직한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런 인물이 있다면 추천하라는 뜻이다.

_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원전>



눈이 멀어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절뚝거리며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귀 한쪽이 잘린 채 이곳으로 오는 애도 있어.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고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 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문제는 아니지.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우리 옆에 있으면 돼. 그게 순리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불가능하지 않아" 노든이 앙가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일 밤에 여기를 빠져나가자."
"뭐라고?"
"바람보다 빨리 달리고 싶다며. 나를 믿어 봐." 앙가부는 노든으 빤히 바라보다가 결심한 듯 말했다.
"좋아, 해보자!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까짓것 해보지 뭐!"


"죽는 것보다 무서운 것도 있어.
이제 나는 뿔이 간질간질할 때 그 기분을 나눌 코뿔소가 없어.
너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은 바다를 찾을 수 있을지,
다른 펭귄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되겠지만
나는 그런 기대 없이 매일 아침 눈을 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노든이 나와 같이 바다에 가고 싶어 한다고,
나와 함께 있 는 것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해 왔지,
절망을 품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한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말없이 긴긴밤을 넘기고 있었다.
적막을 깨고 별안간 노든이 웃음을 터뜨렸다.
"치쿠랑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서."
겨우 설명을 덧붙이더니 노든은 참지 못하고 계속 웃었다.
한바탕 웃음이 멈추고 나서야 노든은 나머지 설명을 계속해 나갔다.
"그 때도 나는 복수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어.
그런데 웬 이상한 펭귄이 들러붙어서, 나에 대 한 배려라고는 코끼리 눈곱만큼도 없이,
한참을 말 한마디 않고 걷다가, 느닷없이 자기 사정만 늘어놓는 거야.
정말 제멋대로였어. 내 생각은 한 번도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나 랑 같이 바다를 찾아야 한다고 했지."
노든은 말을 멈추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말을 이어 갔다.
"생각해 보면 나는, 원래 불행한 코뿔소인데
제멋대로인 펭귄이 한 마리씩 곁에 있어 줘서 내가 불행하다는 걸 겨우 잊고 사나 봐.
아까는 미안했다. 자, 이리와, 안아 줄게.
내일은 어느 쪽으로 가면 바다가 나올 것 같아? 펭귄의 감으로 얘기해 봐."

_ 루리, <긴긴밤>



약해도 된다. 울음이 잦아도, 정이 많아 괜한 아픔을 겪어도,
누군가의 거짓말에 매번 속는 대도, 헤어지는 일에 유독 취약해도,
싸움과 혐오에 패배해도 괜찮다. 그래도 된다.
끊임없이 허물어지고 형태를 바꾸는 마음인들 아무렴 좋다.
속에 쌓인 슬픔을 울음으로 남 김없이 쏟아낼 줄 알고,
차게 식은 세상에 한 줌 온정으로 존재하며,
누군가를 강한 믿음으 로 품을 줄 안다는 의미니까.
또 만남과 인연의 귀함을 결코 쉬이 여기지 않고
미움과 원망 보다 사랑과 용서를 택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명이니까.
그 유약함이, 그 여린 마음이 옳다. 옳은 것에는 어떠한 자책도 어울리지 않는다.
툭 치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것들이 실은 무엇보다 완전하다는 것.
그러니 약해도 된다. 괜찮다. 당신이 가진 약함이 참 예쁘다.


같은 말이라도 예쁘게 다듬어 할 줄 아는 사람을 동경한 적 있다.
그들의 다정은 꼭 신념 같아서 무엇도 뚫지 못할 만큼 단단해 보였다.
자신과 남을 같은 선상에 올려둔 채 대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내게는 너무 큰 사람인 듯 느껴졌다.
순간의 기분을 말과 행동에 섞어내지 않고,
이미 튼튼하게 이어진 관계에도 초심 같은 노력을 쏟고,
오가는 대화를 귀담을 줄 알고, 자그마한 감사와 사랑이라도 제때 표현할 줄 알고,
나조차 내팽개친 나의 쓸모를 후후 털어 귀하단 듯 간직해 주는.
그들은 서성임과 망설임이 잉태한 나의 불안을 보란 듯이 용기로 바꿔놓았다.
(그 놀랍도록 대단한 능력을 줄곧 질투 했다. 위선이라며 비아냥거렸다.
가난한 마음의 산물이었다.)
다정과 배려가 습관이 되기까지 그들이 행한 노력을 이제는 안다.
무수히 많은 다짐과 연습 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내게 왔던 예쁜 말과 다정에 뒤늦은 감사를 전한다.
자랑스럽고 마냥 고마운 사람들. 그런 당신에게 내 차례의 행복과 좋음을 모두 보낸다.

_ 하태완,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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