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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낭독자들(시즌2)] 1회 - 안희연 시인

한 사람을 구한다는 건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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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낭독자들'은 국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실시간 OTT 라이브 방송으로 문화 예술계의 다양한 명사가 낭독자로 출연해, 직접 선정한 문장을 낭독하고 국민의 사연을 통해 진솔한 소통을 나눕니다.

 

 

한밤의 낭독자들(시즌2) 1회차 

 

주제 : 한 사람을 구한다는 건

낭독자 : 안희연 시인

낭독 책 : 메리 올리버 『긴 호흡』, 마거릿 애트우드 『진짜 이야기』, 안희연 『당근밭 걷기』

 

 

주요 낭독 문구

 

“이 책을 쓰는 건 개를 목욕시키는 일과도 같았다. 다듬을 때마다 조금씩 깔끔해졌다.
하지만 개를 목욕시키다 보면 개가 너무 깨끗해져서
개다움을 완전히 잃을 위험에 처할 때가 있다.
나는 이와 같이 책도 너무 많이 씻어내게 될까 봐
수건을 내려놓고 책에게 다 끝났다고 말한다.
왕겨나 모래 같은 실제 세계의 쪼가리들이
이 책의 페이지들에 조금은 달라붙어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책에는 편향과 열정이, 그리고 저자의 결함이 담긴다.
이 책은 편향되고 독단적이기도 하지만, 즐겁기도 하고, 아마 절망도 있을 것이다.
절망 없이 60년을 수월하게 나아가는 삶이 있을까?”
하지만 독자들은 낙담의 실개천보다는 기쁨을 더 확실히,
더 빈번히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야생의 세계에 대한 사랑, 문학에 대한 사랑, 타인과의 사랑이라는
지속적인 열정들의 영향을 받은 지금까지의 내 삶이 그러했으니까.“

 

“작은 물고기 수천 마리가 여울에서 헤엄친다.
하나의 무리, 물의 무게 아래 물고기 떼, 물속 깊이 내려갔다 올라왔다, 느슨한 등뼈.
노 젓는 지느러미들이 미세하고 정확하다. 그들은 에너지 덩어리들이다.
골무 하나에 여섯 마리는 들어갈 듯하고,
거즈 무늬에 광택이 나며 투명해서 몸속 식욕의 파이프라인이 선명하게 보인다.
수천, 수만-무지개 무리, 하나의 떼, 거대한 집단, 그럼에도 마치 하나의 무지개, 하나의 날개, 하나의 물건,
한 여행자처럼 움직인다. 그들의 벌린 입들, 규조류를 끌어들이는 맹렬한 쳇구멍들.
그들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돈다. 돌진하고, 제자리에서 맴돈다……
여름이라 황혼이 길다. 나는 물속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나에게 말한다. 어떤 게 나지?

_ 메리 올리버, <긴 호흡>

 

 

1.
진짜 이야기를 청하지 마라.
왜 그게 필요한가?
그것은 내가 펼치는 것이거나
내가 지니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항해하며 지니는 것,
칼, 푸른 불,
행운, 여전히 통하는
몇 마디의 선한 말, 그리고 물결.

2.
진짜 이야기는 해변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잃어버렸다, 그것은 내가 결코
가진 적 없는 어떤 것. 이동하는 빛
속에서 검은 나뭇가지들이 엉킨 것,
소금물로
채워진 흐릿한
내 발자국, 한 움큼의
조그마한 뼈들, 이 부엉이의 죽음.
달, 구겨진 종이, 동전,
옛 소풍의 반짝임,
연인들이 모래 속에
백 년
전 만든 구멍들, 단서는 없다.

3
진짜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 속에 있다.
어지러운 색깔들, 폐기되거나 버려진
옷더미 같은,
대리석 위의 마음 같은, 음절 같은
도살업자가 버린 것과 같은.
진짜 이야기는 악랄하고
다층적이며 결국
진실하지 않다. 왜 너는
그것이 필요한가? 진짜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청하지 마라.

_ 마거릿 애트우드, <진짜 이야기>



나는 평생 이런 노래밖에는 부르지 못할 거라고
이제 나는 그것이 조금도 슬프지 않다고 담대한 척 고백해놓고
조금은 슬펐어
철가루처럼

곳곳에 흘린 나를 회수하겠다고
자석을 들고 종종거렸지
날마다 철가루 수북했어

그러다 너를 봤어
단박에 알아보고 물었지
너도 있지 철가루

이상하지,
너와 마주친 순간 왜 하늘에서
_ 안희연, <당근밭 걷기 - 긍휼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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