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인문포럼 <제3회 인간과 문화>

5년 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일 콘텐츠는 무엇일까?
2022-12-09
자막보기
김재인 : 안녕하세요? 반응이 있으셔야죠? 네. 반갑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인문360. 360도입니다. 인문360 인문포럼파트 2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사회를 맡은 철학자 김재인 교수입니다. 총 8회로 구성된 이번 인문360 인문포럼은 9월 21일 최재천 교수님을 시작으로 지난달 19일에 진행된 4회 차로 파트 1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은 파트 2가 시작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이 뜻깊은 자리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강연자로 모시고 사회를 볼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아마 파트 1때 오셨던 관객분들도 계실 거고요. 이번에 처음 인문360 인문포럼을 찾아주신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희 인문360에 대해서 말씀을 좀, 소개 말씀을 드릴까 하는데요.
         인문360 인문포럼은 사회, 문화, 기술, 과학 등 여러 변화에 대한 인문적 가치와 해법을 모색하고 사회적 담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2022년에는 인간과 문화, 인간과 기술, 과학 이렇게 이제 분야로 나누어서 총 8회에 걸쳐 진행됩니다. 올해 포럼의 대주제는 5년 후 우리의 삶입니다. 국제 정세, 기술,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가 있고 특히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변화의 시대에 의미와 가치를 다시 짚어볼 필요를 느낍니다. 그래서 올해 인문360 인문포럼에서는 5년이라는 적당히 가까운 미래를 설정하고 5년 후의 우리의 삶을 그려보며 지금을 살피고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 그리고 온라인으로 참여하신 분들, 모두에게 값지고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의 주제는 ‘5년 후, 여전히 매력적일 콘텐츠는 무엇일까?’입니다. 이 주제로 진행될 오늘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세 분 강연자 선생님들의 짧은 강연으로 포럼을 시작합니다. 한 분당 약 10분 정도 진행되는 강연에서 그 후에 이제 사회자인 저와 대담을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과 함께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질의응답이 끝나면 오늘 여기 현장에 참석하신 강연자님들에게 사인을 받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오늘 포럼을 마칠 예정입니다. 특히 온라인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은 채팅창에 질문을 남겨주시면, 이따가 좋은 질문 저희가 선정해서 강연자 작가 여러분들께 궁금증을 풀어보는 그런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강의를 해 주실 분은 아마 장르 소설, SF 이런 좋아하시는 마니아뿐 아니라, 장르 소설에 별로 친숙하지 않은 그런 어떤 독자님들도 대부분 좋아하시는 그런 작가십니다. 사회과학, 정치학, 우주, 춤과 마임을 포함한 인간의 움직임 등 다양한 소재를 우리의 평범한 삶과 엮어서 자연스레 작품으로 전환시키는 솜씨로 우리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작가십니다. 배명훈 작가님 모셨습니다. 오늘 작가님께서는 ‘국제적⋅사회적 이슈와 콘텐츠의 관계’에 대해 말씀을 들려주신다고 합니다. 작가님 모시겠습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배명훈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방금 소개받은 배명훈이고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 이렇게 자리를 찾아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제가 이쪽에서 보니까 거울에 반사가 돼서 여러분이 두 배 정도 많이 오신 걸로 보여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제가 오늘 받은 질문은 SF작가로 활동하면서 늘 받은 질문이에요.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예측에 관한 질문을 한 17년쯤 받아왔는데, ‘5년 후에도 여전히 사랑받을 콘텐츠는 무엇인가?’ 저는 그중에 기후 위기와 관련된 이야기가 5년 뒤에 사랑받게 될 거라고 생각DMF 합니다. 제가 저도 최근에 기후 위기에 관한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는데 제가 소설을 쓰면서 다른 분들의 작품들을 쭉 눈여겨보게 됐는데, 그러다 보니까 기후 위기를 다룬 창작물들이 꽤 많더라고요. 지금은 기후 위기를 주제로 다루기보다는 배경으로 등장하는 정도지만, 그리고 제가 학교에서 글쓰기 수업도 하고 있는데 학생들한테 ‘관심 있는 주제가 뭔가요?’ 이렇게 물어보면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들이 굉장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작가의 감으로 창작자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 주제를 개발해서 소설가의 경우에 소설을 써서 책으로 나오고 그래서 여러분이 보기까지 한 2년 정도가 걸리거든요? 소설가는. 그러면 영상물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죠? 3년? 4년? 이렇게 걸리면, 5년 정도 뒤에는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창작자들의 관심이 꽤 괜찮은 창작물들로 많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라고 전망을 해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날씨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이 날씨라는 것의 성격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는데, 제가 처음에 날씨로 인사를 드렸죠. 늘 하던 인사인데 보통 스몰 토크를 할 때, 날씨를 주제로 선정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긴 하죠? 정치나 종교 이야기 같은 건 절대 처음 낯선 사람 만나서 주제로 꺼내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고, 문화권에 따라서는 스포츠 이야기를 해도 되는 데가 있고 아닌 데도 있고, 그렇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중에서 제일 안전한 건 아마 날씨일 거예요. 누구한테 이야기를 해도 실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지루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겠죠? 그게 소설가들도 그렇고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직장에서 격식 있는 이메일을 보낼 때 계절 인사를 할 거예요. 그래서 좀 친해진 사람들은 ‘그것 좀 생략하고 이제 넘어갑시다.’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상대방이 어떤 사람일지 모를 때는 정말 날씨 이야기로 접근을 하게 되죠. 마찬가지로 텔레비전 뉴스에서 일기 예보를 생각을 해보세요. 맨 뒤에 위치해있고 앞에 심각한 이야기들을 다 하고 나서, 종교 이야기도 나오고, 정치 이야기, 경제, 전쟁 이야기도 막 해놓고 앞에서는 진지하게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맨 마지막에 그 분위기랑 전혀 상관없이 그냥 활기차게 희망차게 이야기를 하는 게 날씨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날씨라는 게 그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이 날씨의 지위가 천천히 바뀔 것 같아요.
         우리가 50년 뒤의 미래를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기후 위기가 훨씬 많이 진전이 돼 있을 거고 나쁜 방향으로, 현실화가 되어 있어서 아마도 초면의 날씨 이야기를 꺼내면 ‘저 사람 초면의 날씨 이야기부터 해.’라는 이야기를 하게 될지도 몰라요. 그렇게 날씨가 진지하게 중요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저는 한 30년 뒤를 예상하고 전망을 하는데 뉴스에서 일기예보도 순서가 훨씬 빨라져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앞에 뉴스와 전혀 다른 톤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중요한 이야기 중에 하나로 분명히 다루어질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아마도 재난의 형태로 먼저 이야기가 되겠죠? 그런 식으로 긴 트렌드를 봤을 때, 우리는 그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고, 하지만 우리가 아직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실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태인데, 특히 젊은 세대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게 됐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보이고 있고, 그게 어느 순간에는 대중들이 전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의 어떤 분노라든지 어떤 대중적인 감정을 갖게 될 텐데 보통 그 직전에 창작자들이 먼저 그걸 포착하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순서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날씨 이야기의 성격을 한번 들여다보면 일단 날씨라는 건 스몰 토크의 소재로 쓸 수 있을 만큼 굉장히 일상적이면서도 굉장히 보편적이죠. 보편적이니까 나도 저 사람한테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는 소재이면서도, 그리고 각자 자기의 날씨라는 걸 일상의 영역에서 가지고 있죠. 무슨 말이냐면 그냥 창문이 있는 바깥 풍경이 있는 데에 가서 창문을 열면 그냥 거기에 날씨가 있죠. 일상 공간에 있는 날씨인데, 그런데 우린 정말 날씨를 보고 있는 건가? 날씨라는 건, 기후라는 건, 행성 전체에 퍼져 있는 어떤 현상이고, 그거를 우리가 보는 건 그 지구 전체에 퍼져 있는 현상을 수십억 개로 자른 일상이라는 공간에서 그 날씨를 보고 있는 거죠. 예를 들어서 제가 이 벽을 보겠다고 이렇게 바짝 붙어 있으면 이만큼은 분명히 보고 있는데, 그렇다고 ‘제가 이 벽을 다 보고 있어요.’라고 말을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거대해서 우리가 일상 경험으로는 늘 볼 수 없는, 일상의 경험으로는 한 번에 다 볼 수 없는 그런 소재 중의 하나가 날씨인 것 같습니다.그런데 우리는, 일상 공간이라는 거는 그런 지구를 수십억 개로 쪼갠 공간에서 살고 있었는데 예전에는 우리가 우리 일상에만 충실하고 내 삶만 잘살고 있으면 날씨 문제, 환경 문제 이런 건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해도 되던 시절이 굉장히 길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환경 문제, 인권 문제, 이런 글로벌한 이슈들에 좀 관심이 적어도 됐던 시대를 살았는데 이제 기후 재앙을 보면서 이게 ‘그게 아니구나. 나는 50억 개로 쪼개진 지구 중에 한 조각 안에서 살고 있으면서 이 날씨만 보고 있었지만, 이게 그냥 여기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지구 전체에 퍼진 사건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고 이게 누가 해결해 주지 않고 ‘이게 점점 망가지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모두가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어떤 면에서는 SF가 다루고 있는 공간의 구조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SF는, 특히 한국 SF가 강점을 보이는 부분인데, 일상의 공간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공간이 지구라는 행성 위의 공간과 중첩돼 있다는 걸 보여주죠. 그러니까 내가 한국 사람이고, 서울에서 살고 있고, 서울에서 일상을 살고 있지만, 그 일상은 지구 전체의 삶과 어떤 맥락에서든 닿아 있다. 어떤 작은 층위와 큰 층위가 중첩되어있는 공간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날씨도 그렇습니다. 날씨라고 하면 우리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층위의 현상이죠. 근데 기상이라고 하면 조금 더 커집니다. 그리고 기후라고 하면 좀 더 커지죠. 여기서 기상은 일시적으로 좀 변화하고 있는 현상이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경험하는 공간보다는 좀 더 큰 층위에서 벌어지는 현상이고 기후는 그것보다도 더 긴 오랜 시간 동안 기상을 관측해서 어떤 패턴화된, 어떤 일관성 있는 무언가를 지칭을 하는 거죠.
         그렇게 층위가 달라지는데, 이 날씨라는 제일 작은 층위에서 일어난 일이 기후라는 가장 큰 층위에서 일어나는 일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는 않죠. 그게 중첩이 되어 있다는 거를 우리가 깨닫고 살고 있는 상황인데, SF가 늘 그리고 있던 생활상이라는 게 그런 겁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런 기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후에 관한 날씨에 관한 콘텐츠들이 많이 늘어나면 아마 SF적인 기법이라고 해야 될까요?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 이런 것들이 필요할 거고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사실 이 질문에 답하면서 받은 주제 중의 하나가 국제정치라는 키워드였는데 그래서 이 국제 기후 문제가 국제정치가 해결할 문제라는 건가?’ 생각이 드실 텐데 제 생각에는 국제정치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이제껏 국제정치가 계속 실패해 왔던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수십억 개로 쪼개진 공간 중에 하나를 살고 있다고 했는데, 국가는 어떨까요? 국가는 우리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어떤 생활 영역이지만, 그래도 지구를 한 300개 정도로 쪼갠 그 조각 중에 하나를 바라보고 살고 있죠. 그중에 어떤 나라는 더 훨씬 큰 조각을 보고 있지만 그래도 행성 전체를 커버하고 있지는 않아요. 특히나 기후나 환경, 이런 소재는 지구 전체의 흐름을 보지 않으면 해결할 수가 없고 관리할 수가 없는데, 국제정치 체제라는 건 그걸 관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실제로는, 그래서 우리가 과학자들이 ‘인류는 이미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안 되고 있다.’ 그래서 절망하고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가 계속 진행이 되고 있는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국가들이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기 때문이에요. 무슨 말이냐면 개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이 아무리 커도 우리는 반드시 국가를 거쳐야 되는데 국가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그냥 해결되지가 않아요. 그래서 절망적이죠. 아무도 어떤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어떤 조직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우리가 5년 뒤에 보게 될 기후 이야기는 우리가 쭉 봐오던 환경 문제와 같은 맥락에 분명히 놓여 있을 텐데 아마도 그것과는 조금 다르게, 좀 더 묵직하고 무거운 이야기이고, 그리고 어쩌면 조금 절망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게 꼭 희망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계속 창작자들이 만들어내고 어떤 공감하는 이야기로 남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김재인 : 작가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사실 청중 여러분께서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는데, 이 작가라는 사람들은 굉장히 촉이 발달해 있죠. 그래서 이 세상 돌아가는 거에서 남들이 미처 못 보는 그런 것들을 먼저 보고 그걸 이제 형상화하고 소설이건, 드라마건, 영화건, 하여튼 그런 존재라고 제가 알고 있는데 오늘 배명훈 작가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아주 작은, 어떻게 보면, 소재인 날씨에서 시작해서 지구 전체 기후 문제까지 이렇게 확장하는, 마치 이제 습작해서 뭔가 이렇게 살짝 모양이 드러나는 그런 과정을 보여주신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연사 소개해 드릴 텐데요. 정보라 작가님께서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 SF’라는 주제로 말씀을 하시겠습니다. 정보라 작가님은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러시아어 번역가이고요. 또 150여 편의 단편을 발표한 소설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 전공자고요. 2010년부터 대학교 강의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지금은 잠깐 멈추고 계시고요. 아마 누군지 다 아실 겁니다. 그리고 소설집 “저주 토끼”로, 올해 2022년에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그런 작가님이시기도 합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보라 : 안녕하세요. 정보라입니다. 저기 아까 소개 잘못 나왔는데요. 저는 연세대학교 교수였던 적이 한 번도 없고요. 항상 비정규직 강사였습니다. 투쟁. 감사합니다. SF가 왠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게 알맞은 장르라고 뭔가 이렇게 각광 받는 것 같은데요. 사실 SF가 항상 그랬던 건 아니고요. SF를 생각하시면 대부분 왜 우주선하고 외계인 이런 거를 떠올리시잖아요? 그러니까 국가에 따라서는 제가 러시아어 전공이기 때문에 소련, 구소련 국가들, 혹은 공산주의 국가들에서는, 중국이나 북한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도 국가의 위상을 알리기 위한 프로파간다의 도구로써 SF를 활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소련도 그랬고요. 그래서 우주선 타고 나가서 남의 행성에 가서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잘 살고있는 평화로운 행성에 가서 정복하고, 다 탈취하고, 이런 식의 식민지배주의적인 제국주의적인 욕망 넘실넘실하는 SF도 분명히 많이 있었고요. 이전에 영화 같은 데 보면 그런 작품들이 굉장히 흔하게 있는 걸 보실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어떤 장르 자체가 약자나 소수자를 위한 장르이거나, 어떤 장르 자체의 특성이 소수자를 더 부각시킨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다만 SF라는 장르가, 환상 문학 장르가 다 그렇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를 주인공으로 해도 무리 없이 줄거리가 전개되고, 인간이 아닌 존재를 주인공으로 할수록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식의 이야기들이 가능해질 수 있는 여지가 다른 장르보다 더 많고, 그리고 20세기 이후에 여성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성소수자가 자기가 성소수자라고 말할 수 있게 되고, 장애인이 바깥에 나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커지면서 이제까지 비장애인, 성인 남성,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비장애인 백인 성인 남성 위주였던 장르들이 비장애인 백인 성인 남성이 아닌 주인공들이 앞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 전면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그래서 SF가 소수자나 약자의 장르로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과 관련해서 제가 여기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에, 책을 두 권 추천해 달라는 말씀을 들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제1회 문윤성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시고 올해 2022년에 SF어워드에서 또 장편 부문 대상 수상하신 최의택 작가님의 “슈뢰딩거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추천을 드렸는데요. “슈뢰딩거의 아이들”은 미성년자, 그러니까 성인 남성이 아닌 미성년자이면 여러 가지 사회적인 권리에 있어서도 그렇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신체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그렇고, 성인 남성보다는 확실히 취약한 입장에 있죠. 그래서 미성년자들의 이야기, 장애인들의 이야기, 여성들의 이야기가 그 안에 들어 있고요. 최의택 작가님 본인도 사회적 약자에 속하시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장애인에 대해서 그리고 어린이, 미성년자에 대해서 뭐라고 쓰셨냐 하면 ‘우리는 확률적으로 존재하는데, 확률적으로 존재한다고도 할 수 없고 존재하지 않는 건 더더욱 아니야. 저들이 우리를 보고 있지 않을 뿐이야.’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는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그거잖아요? 관측하지 않으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살아 있기도 하고 죽어 있기도 하다는,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 장애인, 소수자라는 존재에 대해서 보지 않으면, 잘 들여다보고 계속 귀 기울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표현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작품이 굉장히 중요하고 굉장히 커다란 진실을 말해주는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소수자나 약자하고는 약간 상관이 없는데요.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아무거나, 지금 올해 5년 차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 수상 작품집이 나와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무거나 눈 감고 찍으시면, 최근 5년간의, 앞으로 5년간은 모르겠어요. 근데 최근 5년간의 트렌드는 보실 수가 있어요. 올해 대상 수상하신 서윤빈 작가님의 “루나”라는 작품은 우주에서 우주선에 연결된 산소호흡, 이 호스를 메고 우주에 나가서 우주 쓰레기에서 희소 광물을 채취하는 우주 해녀에 대한 얘기예요. 그게 정말로 있는 직업처럼 그렇게 생생하게 묘사를 하셨거든요? 근데 진짜 해녀하고 정말 비슷해요. 그래서 한국 SF 작품들을 보시면 이렇게 가장 한국적인 소재에서 가장 우주적이고, 가장 미래적인 상상을 해내는 굉장히 한국적인 상상력을 보실 수가 있어요.
         그러면 서윤빈 작가님이나 최의택 작가님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좋은 작품을 쓰시게 되었는가? 그게 5년 후에도 매력적인 콘텐츠를 생각하셔서 쓰신 건 아닌 것 같고요. 제가 이 주제를 보고 5년 후의 매력적인 콘텐츠는 모르죠. 몰라요. 몰라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근데 그분들은 본인들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쓰신 거거든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얼마 전에 ‘포스텍 SF 데이’라는 포스텍에서 하는 행사에 갔다 왔는데요. 거기에서 포스텍 SF 어워드 수상하신 작가님들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재난 상황에서 지역 전체가 재난 지역으로 찍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지역 출신자들이 차별받는 이야기를 쓰신 이하진 작가님도 그렇고, “구멍”이라는 미니 픽션 당선작을 쓰신 분은, 가작 당선작을 쓰신 작가님은 그냥 세상에 구멍이 나서 다른 차원으로 가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쓰고 그 얘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언니한테 보여줬는데 언니도 재미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재미있는 얘기를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응모를 하셨고, 그래서 당선이 되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포스텍 SF 어워드’가 이런 면에 있어서 이제 균형이 잘 잡힌 작품들을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심사했기 때문에 이런 말하는 건 아니에요. 근데 그니까 어떤 사회적인, 비판적인 주제 의식을 가진 굉장히 묵직한 작품도 있었고, 그냥 재밌는 얘기를 너무 들려주고 싶어서 ‘이 얘기 너무 재밌지 않아요?’ 하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었고, 그게 문학의 양쪽의 기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재미있을 수도 있고, 뭔가 너무 울분에 못 받쳐서, 혹은 이 얘기를 이 얘기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한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서 얘기할 수도 있고, 근데 어쨌든 그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그게 즐겁기 때문이든 혹은 슬프기 때문이든 어느 쪽이든 간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꼭 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소수자와 약자일수록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거나, 혹은 그 이야기를 계속해서, 아까 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그런 위치에 있는 분들은, 그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그분들의 이야기는 사라지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 더더욱 목소리를 드리고 그런 분들의 이야기가 더욱더 세상에 많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제가 이 자리를 빌어서 남은 시간 동안 저는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요. 뭐냐 하면 제가 지금 ‘한국과학소설 작가 연대’라는 곳에 대표로 있거든요. 그래서 ‘과학소설 작가 연대’를 영업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영업을 해야 한다는 불타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까 저기 제 앞에서 강연하셨던 배명훈 작가님이 1기 부대표로 많이 수고를 해 주셨는데요. 1기 때 저희가 사실 10명으로 시작했다가 지금 64명 됐거든요. 저까지 포함해서. 근데 한국의 SF 작가를 다 포함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곽재식 작가님이라든가 김보영 작가님이라든가 이렇게 걸출한 작가님들이 저희 연대에 별로 관심이 없으셔서, 아무리 영업을 해도 ‘도대체 어떻게 영업을 해야 영입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어쨌든, 과학문학상 수상 작가님들이라든가 문윤성 문학상 수상하신 작가님들이라든가, 포스텍 어워드 라든가, 이렇게 각종 SF 어워드에서 수상하신 작가님들을 저희가 이렇게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SF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시면 저희 ‘과학소설 작가연대’ 홈페이지 오셔서 회원 명단에서 눈 감고 찍어서 그분 작품을 읽으시면, 아무나 눈 감고 찍으셔도 굉장히 재미있을 거예요. 근데 그래서 마무리를 해달라고 주최 측에서 말씀하시기 때문에, ‘한국 과학소설 작가 연대 만세’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인 : 정보라 작가님 굉장히 유쾌한 얘기 해주셨는데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유쾌하기보다는, 좀 우리 아픈 데를 찌르는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수상 소감에서 마틴 스콜세이지의 말이라고 하면서 인용한 게 잘 아실 겁니다.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보편적이다.’ 지금 작가님 이야기 들으면서 이제 그 생각이 떠올랐는데, 왜냐하면 작가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굉장히 촉이 있는데 하지만 또 동시에 ‘내가 이 얘기는 꼭 해야겠다.’라고 이제 자기가 관심있어 하는 그 부분에 대한 촉이 있는 거죠. ‘그런 것들을 그려낼 수 있는 되게 중요한 장르가 SF다. 다만 SF라는 장르가 항상 소수자를 위한다거나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고요. 다음 작가님 마지막인데요. 오늘 허희 문학평론가님을 모셨습니다. 아까 준비하면서 ‘생계를 어떻게 이끌고 계시냐?’라고 여쭈었더니, 생각 좀 하시더니, ‘방송인인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사실 삶의 진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서 문학 그리고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이면서도요. 동시에 2012년 세계문학 평론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평론가이시기도 합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TV, 라디오, 팟캐스트 이런 다양한 미디어에서 대중과 문화로 소통하는 그런 ‘공감의 비평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계시고요. 허희 평론가님을 모시고 ‘지금 여기의 문화, 다음 5년의 문화’에 관해 듣겠습니다. 특별히 PPT를 준비해 오셨다고 하니까요,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 희 : 방금 소개받은 문화 평론가 허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PPT를 주최 측에 드렸는데, 이 사진은 제가 넣은 게 아닙니다. 여러분. 계속 슬라이드가 넘어가도록 제 사진이 나오는 걸 좀 불쾌히 여기지 말아 주십사 양해의 말씀을 구하고요. 앞서서 배명훈 작가님과 정보라 작가님이 또 좋은 강연을 해 주셨는데 ‘왜 SF 작가님들을 미래를 예측하는 작가님으로서 이렇게 많은 자리에서 부를까?’ 생각을 좀 해보게 되면 보통 우리가 ‘환상 문학과 SF 문학을 통틀어서 장르 문학이다.’라고 이야기를 쉽게 하곤 하지만, 사실 ‘양자가 좀 구분된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컨대 환상 문학이라고 하는 건 지금까지 일어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일어날 일이 전혀 없는 그런 이야기라고 규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컨대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 같은, 거기에 나오는 호빗이나, 오크나, 엘프나, 이런 종족들이 앞으로 한 100년이 지난 다음에 우리나	라에 나타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배명훈 작가님이나 정보라 작가님, 과학소설을 쓰시는 분들이, SF라고 할 때 그것을 정의하는 하나의 방식 중에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일어난 적은 없었지만 ‘앞으로도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확신할 수 없는 것들, 그게 SF의 정의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믿고 있는데, 왜냐하면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결코 가늠할 수 없는 방향으로, 물론 그것을 통제하려고 인간은 노력하고 있지만 잘 되지 않는 방향으로 언제나 진전해 왔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제가 오늘 준비를 한 이 강연의 주제가요. 지금 여기의 문화 다음 5년의 문화라는 건데, 주최 측에서 세 분의 연사가 최대한 겹치지 않게 이렇게 주제를 배분해 주셨는데, 약간 ‘문화 비평의 이해’ 혹은 ‘문화론’의 어떤 초보 강의 같은 이야기로 좀 앞에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말씀을 좀 드려보려고 하는데요. 보통 우리가 문화라고 할 때, 이 문화의 어원을 찾아보면 이게 라틴어로 ‘콜로’, 그러니까 명사형 ‘쿨트라’에서 왔다고 다들 알고 계시죠? 이게 ‘밭을 경작하다, 가꾸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이렇게 보면 ‘문화라고 하는 게 그냥 별거 아니구나. 인간이, 어쨌든 뭔가를 개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거구나.’라고 아마 생각들을 하실 겁니다. 그래서 그림으로 나타내 보면 이런 그림들. 이렇게 밭을 갈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 이게 대표적으로 문화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떠올렸을 때 가장 근원적인 의미에서 그것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근데 이 문화를 “표준국어 대사전”에서는 뭐라고 규정을 하고 있을까? 저 같은 사람은 이제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는 걸 좋아하니까. 근데 여기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 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 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의식주를 비롯해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라고 되어 있는데, 사전을 찾아보면 보통 무슨 뜻인지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는데, 문화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시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라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데요. 제가 중요 부분을 좀 표시해 뒀습니다. 예컨대 문화라고 하는 것에 대비가 되는 말은 자연 상태라는 겁니다. 이 자연 상태를 다른 말로 돌리면 야만이라고도 표현할 수가 있을 텐데요. 인간의 힘이 개입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상태가 바로 이 자연 상태인 것인데, 이것이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그 사람들이 ‘우리가 뭔가 주어진 이 자연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겠다.’라고 하는 의지가 지금의 이런 우리의 결과물로 이제 나타났다 라는 거죠. 사실상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라고 하면, 우리의 삶 전체가 문화로 둘러싸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보면 인간들의 힘이 작용하는 방식, 그러니까 문화라고 하는 것은 ‘인간들이 어쨌든 힘을 줘서, 자기의 에너지를 투입하여 뭔가의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가 있는 건데요. 여기에도 보면 이렇게 농부가 열심히 가을에 수확을 하고 있는, 이런 장면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오고, 또 대학에서 만약 ‘문화론 강의를 해라.’라고 하면 제일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이런 내용들입니다. 여기까지는 여러분께서도 익숙하시리라 보고 있는데요. 제가 이렇게 두 가지의 그림을 보여드렸습니다. 하나는 이렇게 약간 수채화풍으로 그려놓은 그림이고, 하나는, 이 그림 혹시 여러분 어떤 느낌이 떠오르시는지 모르겠는데, 약간 고흐 느낌이 나지 않으십니까? 고흐의 그 노란 해바라기도 좀 떠오르는 것 같고, 저 파란 물결, 그 하늘을 저런 식으로 고흐는 또 표현을 하잖아요. 제가 이렇게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미지 두 개를 갖고 왔는데 사실 이 이미지는 제가 어디에서 가져온 게 아니라 AI가 만든 겁니다. 이거 제가 크레용이라는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요, ‘인간이 밭을 갈고 있는 장면을 수채화풍으로 그려줘.’라고 명령을 쳤거든요. 그랬더니 왼쪽 그림을 산출시켜준 거고요. 그다음에 오른쪽 그림은 ‘인간이 밭을 경작하고 있는 그림을 고흐 풍으로 그려줘.’라고 했더니 이거 2분 만에 다 나온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걸 캡처해서 여러분께 보여드린 거예요. 그리고 심지어 이걸 하나만 내놓은 것도 아니고요. 2분 안에 9개의 결과물을 내놓더라고요. 저는 그중에서 ‘이게 좀 괜찮네,’ 하고 선택을 한 겁니다. 제가 이걸 왜 보여드렸는지 여러분들 이제 좀 짐작이 되시리라 생각을 하는데요. 앞서서 제가 ‘인간들의 힘이 작용한 어떤 방식으로 문화가 만들어진다.’라고 했는데 지금의 시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5년의 시대라고 하는 것은 이제 인간들의 힘이 사실상 그렇게 많이 필요 없는, 오히려 어떤 도구적인 틀. 특히 ‘인공지능에 의한 기술적 발견들이 우리의 문화를 거꾸로 잠식해 들어오는 양상으로 나타나리라.’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이제 메타에서 지금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고요. 제가 이거 강의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make a video’라고 해서 자연어 상태로 입력을 하면요.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동영상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항상 어디에 나가서 뭔가를 찍고, 아니면 컴퓨터 그래픽을, 열심히 그야말로 자기의 노동을 갈아 넣어서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잖아요? 근데 제가 이걸 캡처를 그냥 해왔는데 여기 보시면 강아지가 이렇게 슈퍼맨 복장을 하고 이렇게 하늘을 날고 있는 그림이잖아요? 근데 이게 그냥 프롬프트 창에 ‘강아지가 빨간 망토를 두르고 슈퍼맨처럼 날고 있는 동영상을 만들어줘.’라고 하면 이게 저절로 그냥 만들어지는 겁니다. 더이상 우리가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아주 큰 수고를 기울일 필요가 없는 코딩을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거죠. 아직 상용화는 안 됐으니까. 하지만 앞서의 것들은 전부 다 상용이 됐고요.
       그리고 이건 이제 구글의 ‘Verse by Verse’라고 하는 사이트인데, 이것도 AI가 운용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 하면 이건 시를 써주는 겁니다. 미국의 고전 시인들이 있잖아요? 예컨대, 여기 보시면 에머슨도 있고, 에드거 앨런 포도 있고, 제가 이 한 화면에 담기 위해서 다 넣지는 못했는데요. 미국에 아주 유명한 시인들이 여기에 쫙 리스트업이 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인들을 3명 정도를 선택하면 돼요. 이걸 한국 버전으로 만약 바꾼다면, 윤동주, 정지용, 백석 등등의 시인들이 쫙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시인들을, 선택을, 여러분들이 세 사람을 해서 여기에 넥스트를 누르게 되면, 첫 구절을 입력하라고 나와요. 예컨대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라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라는 시의 구절을 하나 넣으면, 그걸 윤동주도 아니고, 백석도 아니고, 정지용도 아닌, 하지만 그 세 사람의 기묘하게 섞인 형태의 다음 시구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거기에 또 다른 시구를 선택해서 클릭, 클릭하면 시가 한 편 완성이 돼요.
       이게 미국에서는 이미 쓰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걸 얼마든지 또 다른 방식으로 바꿔낼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이제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 토끼”의 첫 문장이잖아요?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이게 오타가 났네요. 이상한데? 원래 정보라 작가, 땡, 그다음에 “저주 토끼” 첫 문장이라고 했는데 약간 수정이 된 것 같은데,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게 첫 문장이에요. 근데 정보라 작가님이 계시지만 이 첫 문장을 NOVEL AI에 제가 넣어봤습니다. 오기 전에 넣어봤더니 , 이런 식으로, 이제 이게 영어 버전이니까 어쩔 수 없이 안톤 허 선생님의 번역,  그걸 제가, 첫 문장, 저 노란색이 안톤 허 선생님의 번역입니다. 그걸 넣고 제가 뒤에 클릭, 클릭을 한 거예요. 그랬더니 이제 이러한 글이 나왔는데, 제가 그대로 번역을 한 건 아니고요. 약간 윤색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기계 인공지능이 만들어준 걸 가지고, 문장을 제가 정리해 놓은 건데 한번 읽어볼게요.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는 나에게 금속 조각 등으로 저주에 쓰이는 물건을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은 마법을 가미해 만들었다. 그렇게 하면 원하는 어떤 모양으로든 바꿀 수 있다. 틀을 짜고 문양을 만드는 일이 쉽진 않았다. 금속 조각으로 저주에 쓰이는 물건을 만들어내기까지 수년간의 연습이 필요했다. 각각의 요소들이 완벽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나 나에게나 재미있기보다는 심각한 일이라는 사실을 점점 깨달았다. 할아버지의 작업장에 나가지 않을 때도 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가 내 자리를 금세 차지하고 말 것이다. 모든 일을 빨리 배우는 것이 급선무였다. 아무도 저주에 쓰이는 물건을 만드는 일터에서 쫓겨나고 싶어 하진 않는다. 저주 도구 제작 장인인 할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나는 있는 힘을 다했다.’ 이거 제가 쓴 게 아니에요. 여러분 근데 이걸 보시면 아마 “저주 토끼”의 원작을 알고 있는 분들은 ‘이거 완전 다른 내용이다. 문장 처음만 똑같지.’ 이거 갑자기 “저주 토끼” 원작을 알고 있는 분들은 잘 인식을 하고 계시겠지만, 원래 이건 쓰레기 만두 파동에서 작가님이 좀 기인을 하셔서,  굉장히 나쁜 기업에 의해서 성실한 중소기업 사장이 어떻게 파멸을 갖고, 그 친구인 할아버지가 사실상 복수를 하기 위해서 토끼 모양의 저주 물건을 만들어서, 이런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소설은 어떻습니까? 앞에 첫 문단만 보여드렸지만, 이건 자기의 어떤 성장기. 그러니까 내가 이 할아버지의 어떤, 말하자면, 훈련을 거쳐서 어떻게 하여 장인으로 거듭날 것인가를 나타내고 있는 그런 줄거리를 가진 소설로 탄생되었다는 거죠. 물론 이제 뒤로 더 나아가면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이런 식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겁니다. 이건 앞으로 5년 뒤도 아니고요, 지금 당장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죠. 그래서 제가 만약 ‘5년 후에 문화 전망이라고 했을 때 이걸 어떻게 정리할까?’ 라고 하면 ,지금까지 문화라고 하는 개념은 인간의 힘이 작용하는 것으로서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들이 우리를 사로잡아 왔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인간과 비인간 혹은 AI의 협업이라는 형태. 물론 100년, 200년이 지나면 AI가 우리를 지배하는 세계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 5년 후라고 했을 때는 이 AI를 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인간 창작자들이 활동을 할 것이라는 겁니다. 저는 그래서 기존 제도의 균열과 재편이 일어날 거라고 보고 있는데요. 예컨대 신춘문예 같은 게 그렇습니다. 요즘 이제 신춘문예의 시즌이잖아요. 근데 문인이 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물론 안 그런 루트도 있지만 대체로 신문사에 투고를 해서, 자기 작품이 심사위원들에게 통과하여, 새해 1월 1일에 내 작품이 실리는 것으로 작가의 등단 인준이라는 걸 받게 되잖아요? 근데 이게 , 특히 시의 경우도 그러한데, 시를 어느 정도 심미안을 가진 그리고 어느 정도 문장 훈련이 된 사람이 AI에 여러 가지 단어들을 기입해 놓고 클릭, 클릭해서 그걸 한 천 편 정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런 다음에 괜찮은 작품들 10개만 선정해서 신문사에 투고하면 전 가려낼 방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지금은 안 일어났는데, 이미 미국에서 콜로라도 주립 미술대회에서는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미드전’이라는 인공지능 앱을 활용하여 이미 우승을 했잖아요? 근데 저는 이게 소설 장편 소설 분야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적으로 단문인 영역들의 경우에는 훨씬 더 AI가 우리에게 이런 식으로 그들과 협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기술적 조건을 이미 완성해 놓은, 그리고 5년 후에는 그것이 더 공고해진 상태로 거듭나지 않을까? 라는 말씀을 준비해 봤고요. 이후에 이야기는 또 토론을 하면서 더 전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재인 : 허희 평론가님의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주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도와가면서 창작하는 사례들을 몇 개 소개해 주셨습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도 사실은 인공지능 관련해서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고요. 책도 몇 권 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 주제에 굉장히 익숙하기도 하고 그런데요. 사실 미리 좀 이따가 토론 때 질문 던져도 되겠지만, 얘기가 나온 김에 이야기를 좀 드려보자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 인간만의 작업이 아닌 협업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되게 흥미로운 게 하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자연은 아니죠.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그 무엇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무엇, 인공지능이 아닌 그런 여기 있는 이런 문화 시설 같은 거 그런 것도 다 사실은 굉장히 인간적인 결과물들이거든요. 그렇다면 인간만의 작업과 ‘인간 플러스 인공지능의 협업’이라는 게 과연 다른 의미인지, 이런 거 한번 우리가 질문 던질 수 있겠죠. 인공지능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얘기해도 상관이 없으니까요. 그런 문제들, 이따가 먼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세 분 작가님 모시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세 분, 무대에 차례대로 오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이제 주최 측에서 이번 주제가 ‘5년 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일 콘텐츠가 무엇일까?’ 이제 이런 주제를 가지고 좀 공통 질문 비슷한 걸 준비해 봤는데요. 사실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사실 왜 그러냐면 지금 우리가 자주 접하는 유튜브라든지 아니면 영화, 그리고 또 웹툰, 그다음에 1인 미디어 콘텐츠, 숏폼 영상들, 이런 것들 되게 다양하게 많은 매체들이 있는데요. 사실 그것과 콘텐츠를 약간 동일시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가만히 따져보면 콘텐츠는 그런 매체 안에 담기는 그 무엇이잖아요? 이제 그런 점에서 그런 다양한 매체들의 시도하고 이제 좀 구분해서 우리가 콘텐츠를 이해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매체를 염두에 두시고 이제 공통 질문은 이겁니다. ‘과연 5년 뒤에도 꾸준히, 또는 더 뜨게 될 콘텐츠가 뭘까?, 그리고 반대로 이제 ‘5년 후에는 지금보다, 한마디로 이렇게 떨어지는 관심이 떨어지는 그런 콘텐츠가 뭘까?’ 거기에 대해서 좀 여쭙고 싶습니다. 아까 강연해 주신 순서를 조금 이제 뒤틀어 가지고요, 이번에는 역순으로. 그러세요. 그럼 정보라 작가님이 먼저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뒤로 빼줄게요. 

정보라 : 그걸 어떻게 알아요.

김재인 : 그걸 알면, 굉장히 이른바 속어로 ‘대박 날 수 있다.’ 근데 본인이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대박 날 가능성이 없다.’ 그런 뜻이겠죠? 배 작가님 어떠세요?

배명훈 : 저희 아까 대기실에서 정보라 작가님이랑 그 이야기 한참 했는데,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글쎄요. 드는 생각은 어떤 매체를 떠나서 좀 길이가 긴 작품들, 그리고 좀 어려운 작품들이 좀 사라져가는 추세라는 걸 좀 느끼고 있어요. 다른 분야 창작자분들도 굉장히 많이 하시는 이야기인데, 뭔가 발표를 하면 어렵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창작은, SF 작가를 예를 들면 어떤 포지션이 되냐면, 반쯤은 대중문학을 하는 사람이면서도, 또 다른 반쪽은 SF도 그렇게 쉬운 그 소설만은 아니기 때문에 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기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이 점점 어려워지는 건 느끼고 있어요. 저도 점점 소설을 쉽게 쓰고 있는데도 계속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어디까지 쉽게 써야 되지?’ 하는 그런 고민이 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김재인 : 어려운 콘텐츠가 점점 외면 받고 있다. 근데 사실 세상이 복잡하잖아요.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도 성격이 훨씬, 이렇게 뭐랄까?, 다면적이고 그렇다면 결국 작품도 얼마간 그 세상의 복잡함을 담아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드는데요. 그 점은 어떻게 보세요?

배명훈 : 그렇게 생각은 하고 쓰고 있는데 예전에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요. ‘작가가 자기가 생각하는 걸 그냥 어디 매체 같은 데서 막 그냥 말하지 말고 그걸 작품에 녹여내서 말을 하는 게 작가의 훌륭한 방식이다.’ 격언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아무 말도 안 하게 되는 경우도 으례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작품에 담겨 있을 때,  일단 맥락에서 다 떨어져 나온 답이 되고, 그러면 그걸 보는 독자들은 이게 무슨 맥락에서 나온 답인지 모르고, 그리고 어렵다는 이야기만 일단 남게 되면 그걸 따라가는 독자들도 분명히 있지만, 점점 숫자가 줄어들고 있어서, 점점 어떤 더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거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이런 쪽보다는 빨리빨리 답이 나올 수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까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김재인 : 작가로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우리 허희 평론가님?

허  희 : 5년 후에 콘텐츠가 뭐가 뜨고, 뭐가 올라갈지 알면, 저희 CJ에서 뭔가 높은 연봉을 받고 그 말 같은데, 아마 그쪽에서 당장 스카우트 해가겠죠. 그렇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아마 5년 뒤에는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고요. 저는 이런 이야기를 좀 들려드리고 싶은데, 가령 저는 콘텐츠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어떤 특정한 과녁이 있고, 거기에 우리가 돌을 던지든, 화살을 쏘든, 총을 쏘든 간에 그걸 맞추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걸 조금 더 다르게 설명을 한다면, 예컨대 과거에는 책이라고 하는, 아주 글이라고 하는 원시적인 형태 사실은 그것도 과학의 진일보한 발전에 의해서 된 거긴 하지만 인쇄술이라든가 여러 가지, 그런데 그런 과거에 돌 던져서 과녁을 맞히려고 했던, 그런데 지금은 테크놀로지가 또 다른 형식으로 변화하면서 화살이라고 하는, 활이라고 하는 무기가 개발되고 그것보다 더 뭔가 정밀하고 사람들의 뭐랄까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총이라고 하는 그래서 굉장히 단시간에 그 과녁을 맞출 수 있는 그러한 테크놀로지가 발전해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5년 후에는, 지금이야 숏폼 스토리가 유행하고 있지만, 지금의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매체들을 대체하는 또 다른 무언가가 나온다면, 어쨌든 콘텐츠는 거기에 맞춰서 그 과녁을 명중시키기 위한 다른 작업들을 해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제가 과녁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과녁은 인간의 욕망이라고 보는데, 인간의 욕망은 아시다시피 계속 유동적입니다. 그러니까 올림픽 같은 데서는 과녁이 가만히 있기 때문에, 그걸 어쨌든 맞추면 되지만, 사람들의 욕망이라고 하는 과녁은 이랬다, 저랬다, 그리고 그 당시에 일어났던 사회적 이슈라든가 혹은 세계사적 사건에 의해서 전혀 다른 형태로 변모하기 때문에, 그 5년 후에 우리의 삶이라고 하는 것도 저는 유동하는 과녁에 새롭게 발전하는 도구로 그것을 겨냥하여 맞추는 일 같은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저도 잘 모른다지만, 여하튼 어쨌든 지금의 이러한 우리의 예상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다고 해서 무의미하다기보다는, 그 유동하는 과녁의 흐름을 어느 정도 좀 쫓아가 보려는 노력. 그리고 그것이 결코 또 무용하지만은 않게 지금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으니까, 저는 그러한 예측이 어느 정도는 유효성을 갖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냥 이건, 작가님들의 촉에는 비할 바 못 되지만, 저는 리얼리즘 문학이 다시 귀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요즘에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돌싱글즈’, 그다음에 무슨 ‘나는 솔로’ 이런 프로그램들, 과거에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게 아주 옛날 프로그램이고 ‘그거 뭐 되겠어?’라고 했지만, 그런 관찰 예능이라고 하는 것의 진화, 연예인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하여 자기의 리얼리티를 내보인다고 하는 것이 수십 년이 지나서 사람들에게 다시 변주된 형태로 회귀하고 있잖아요? 저는 지금 이제 SF 작가님도 계시지만, 또 한동안 저버렸던 그 리얼리즘이라고 하는 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다시 귀환할지 굉장히 주목을 좀 하고 있긴 합니다.

김재인 : 리얼리즘. 원래 제가 허희 평론가님께 질문을 좀 순서를 바꿔서 드리려고 그랬는데 너무 이야기가 길었죠? 그래서 계속 시키면 힘들어하실 것 같아요. 순서를 정보라 작가님에게로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강연 들으면서 제가 떠오른 생각인데요. 얼마 전에 제가 김초엽 작가님 아시죠? 그분하고 같이 좌담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SF하고 이제 순문학을 나누는 경향이 있는데, 그리고 이제 순문학을 좀 고급하고 높은 걸로 쳐주고, SF는 약간 낮잡아보는 그런 풍조가 우리 문단에 있고, 또 이렇게 특히 평론하는 분들, 한마디로 선정해 주는 그런 분들 사이에 그런 어떤 관념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근데 제가 보니까 오히려 ‘SF가 순문학보다 더 어떤 면에서 뛰어난 게 아니냐?’ 이 현실을 포착하는 데서,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좋아하시죠? 아닌가요? 왜냐하면 아까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현실이 SF적인 상황이거든요. 이미. 그런 점에서 우리 19세기, 20세기적인, 순문학이 과연 이런 현실을 담아낼 수 있는가, 의문이 생기거든요. 훨씬 다층적이고, 과거에 무슨 다큐멘터리에서 이제 관찰할 수 있는 그 정도 수준을 이제 작품으로 옮겼던 게 관례라면, 오히려 이제 그 밖에 많은 뾰족뾰족 튀어나온 이면도 있고, 아랫면도 있고, 또 4차원, 5차원도 있고 하는 그런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SF가 더 나은 어떤 장르적인 접근이 아니겠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보라 작가님께 그런 아까 말씀하신 주제, 소수적인 어떤 상황이라든지 그런 걸 다루는 것뿐 아니라 우리가 처해 있는 국제정치라든지, 환경, 이런 문제들을 다루기에도 전통적인 장르보다 더 낫지 않느냐에 대해서 이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번에는 좀 길게 말씀하셔야 돼요.

정보라 : 10월 29일에 참사가 있었잖아요? 10월 30일이 됐는데 요즘 아침에 일어났는데 그래서 참사가 일어난 걸 알았는데, 그러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제가 세월호 희생자 생일 동영상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요. ‘광화문TV’라는 거를 운영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참사 기사가 나오면서 몇 시간 뒤에 피해자 생일 동영상에 ‘얘도 이태원에서 깔려 죽었냐?’라는 그런 조롱하는 댓글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거는 기술이 이런 식으로 발달을 해서, 실시간으로 상황이 트위터에 뜨고, 이렇게 해서 그걸 검색을 해서 찾아 들어오는 데에 한나절이 걸리지 않는 세상이니까, 그런 혐오가 그런 식으로 이렇게 순식간에 퍼지고 그런 것 같은데 다행히 그 사람 한 명뿐이었어요. 그걸 차단하고 나니까 더이상 별일이 없었는데, 그러니까 기술이라는 것도 그렇고, 소수자, 약자의 이야기도 다 양날의 칼인 게,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죠. 근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그러니까 저는 이런 것에 관심이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문학 쪽인데,  근데 아까 선생님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쓰레기 만두 파동의 피해자분 아드님 인터뷰를 읽고 나서 내가 피해자분 아드님에 대한 다큐멘터리 같은 그런 현실적인 소설을 쓰면 그게 그분한테 2차 가해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이미 군사독재 시절에 이거는 다 해결된 이미 다 지나가 버린 상황을 비슷한 걸 찾아내서 그걸 가지고 소설을 쓰면 이건 이미 다 해결이 된 상황이고 거기다가 이제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를 집어넣으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그게 안전하게 쓸 수 있게 돼요. 남한테 폐 끼치지 않으면서.
        그니까 삶에 있어서 그런 일들은 계속해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불행히도 한국 사회에도 완전하지 않고, 인간 자체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나 이렇게 가장자리로 밀려나시는 분들은 계시는데, 그런 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 일단은 순문학, 장르 문학이라는 구분이 잘못된 게, 저 같은 성향을 가진 분들이 예전에 참여 문학을, 순문학하고 장르 문학이 아니고, 순문학하고 참여 문학이 있었는데, 참여 문학의 사회적인 필요성이 없어지고 나니까 슬그머니 참여 문학이 순문학에 편입이 되고, 순문학, 장르 문학, 이렇게 해서 마치 고급 문학, 저급 문학, 이런 식으로 나눠지는 것처럼 그렇게 얘기가 되기 시작했는데, 참여 문학이나 혹은 노동 문학이 지금 현재 한국에서는 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를 제가 어떤 다른 북토크에서 들었어요. 장류진 작가님의 “일의 기쁨과 슬픔” 정말.... 진짜 그런 거라든가, 혹은 장류진 작가님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쓰시지만, 곽재식 작가님의 한국 직장인들, 여러분들 들으시면 정말 뒷목 잡을 수밖에 없는 얘기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그러니까 그런 식의 현실을 직접 이야기할 필요 없이, 누군가한테 민폐 끼칠 우려 없이, 어떤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농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비현실적인 소재와 비현실적인 소재를 사용하면. 그래서 아까 선생님이 보여주신 그거 보고 그러면 금속으로 저주 물품을 만드니까 이거는 금속 노조에 가입을 해서, 할아버지의 작업장에서 빨리 익혀야 되는, 그렇게 해야지 산재가 안 나요. 그런 그냥 금속 노조 가입을 해서, 산업재해를 방지하려고 데모를 하는데 산업재해가 일어나고, 이렇게 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괜찮을 것 같다고.

김재인 : 작품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래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직설 화법으로, 그 다큐멘터리라는 게 그런 거죠? 그런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어떤 메시지 전달 효과 이런 것도 이제 떨어지기도 하고, 근데 오히려 그렇다고 해서 과거 표현이 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순문학이라고 부르는 그런 형식에 담아낼 수 없는 어떤 주변적인 것들, 그런 걸 담아내기에는 좀 훨씬 실험적인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장르라면 장르가 SF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 좀 더 하게 됩니다. 제가 배명훈 작가님 아까 이야기 들으면서요. ‘이제 국제정치가 작동하지 않는 영역이 이런 글로벌한 기후 위기 같은 문제다.’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한번 여쭙고 싶어요. 뭐냐 하면 사실은 이제 기후 위기의 가장 중요한 해법은 인간이 많이 죽거나 아니면 인간이 많이 안 쓰는 거 즉 성장을 우리가 목표로 삼는 한은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얘기는 좀 다르게 얘기하면 인류 전체가 특히 이제 선진국 인구가 굉장히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이 문제가 풀리게 되는데, 국제정치가 작동하지 않는 원인이 어떻게 보면 자국 국민들, 유권자들이죠? 유권자들을 정치인들이 ‘이제 그만 쓰고, 그만 먹고, 좀 더 불편해지고 하라.’ 라고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작동하지 않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문제 좀 의견 듣고 싶습니다.

배명훈 : 그렇기도 하죠. 그리고 국제정치가 작동하려면 되게 구체적으로 ‘돈룩업’ 이라는 넷플릭스에 있는 영화에 맥락이 굉장히 자세히 나오는데, 어떤 재난, 빤히 닥친 재난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국가를 작동시키려면 선거를 움직여야 되고, 여론을 통해서 이야기해야 되고,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이야기를 해야 되고 그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있어요. 국가가 작동하는 방식이 있는데 그 방식이 환경이라든지 아니면 글로벌한 문제들. 우리 국경을 넘어서는 문제들에 작동을 안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아주 대표적인 게 우주에 관한 문제인데 예를 들어 우주 쓰레기 처리 문제가 이미 심각해지고 있는데 그걸 처리하기 위한 규칙이 있느냐? 없어요. 하나도 없어요. 전혀 없고 그런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합의까지가 있어요. 왜냐하면 거기는 국가들이 원래 다루게 되어 있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그냥 빈 땅으로 남겨져 있거든요? 근데 기후도 상당히 유사한 상황에 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주 그러니까 대기권 밖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다루는 것과 굉장히 유사해서 지금 우리가, 인류가 갖고 있는 시스템 자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요. 사실은. 그런데 국가가 움직여야만 해결을 할 수 있는데 국가는 원래 그걸 하는 조직이 아니고 전쟁을 하는 조직이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조직이고, 그쪽에 앞서 있기 때문에 항상 구체적인 이슈로 들어가면 선거 문제가 나오고, 그러면 환경 문제는 일자리 문제에 밀려버리고, 물가 문제에 그냥 밀려버리기 때문에 절대로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이거는 국제정치로 해결이 되는 게 아니라 국제정치를 넘는 뭔가가 나와야 되는데 그건 어떻게 나올까? 그거는 국제정치학자들도 사실 좀 갑갑해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김재인 : 아마 그런 문제를, 꼭 SF적이라고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런 상상력을 잘 동원해서 해법을 어디 좀 알고 계신 외계인이 있지 않으세요? 침공 좀 살짝 하라고.

배명훈 : SF 작품들에서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들이 많지는 않은데, 여러분 칼 세이건이 쓴 “콘택트”라는 소설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이걸 읽으신 분들도 거기서 국제정치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읽은 적이 없다고 기억하시는 분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근데 그 소설은 놀랍게도 국제정치가 작동해서, 이 외계 신호를 받아서, 그 신호에 대응하는 문제에 대해서 냉전 시기인데도 국제협력이 일어나서 대응을 하게 되거든요. 그 과정을 그리고 있는 소설 같은 것들도 있고요. 그런 식으로 해법을 제시하기도 하죠.

김재인 : 방금 이야기해주신 “콘택트”라는 작품은 테드 창 원작의 “어라이벌arrival”을 한국말로 번역한 영화 ‘콘택트’가 아니고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재밌어요. 그러니까 꼭 한번 보면서 오늘 작가님 말씀 한번 떠올리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사실 우리 허희 평론가님께 아까 그 이야기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이 만든 거니까 결국 인간이 하는 거 아니냐? 그 작업을.’ 이 질문 짧게 좀 답변 주시고 우리 독자님들.

허  희 : 사실 김재인 교수님이 아까 잠깐 언급을 하셨지만, 인공지능 관련하여 이미 여러 번의 책도 내셨고, 또 들뢰즈 전문가이기도 하시고, 저야말로 선생님께 많이 영감을 받고 배운 게 많은데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인공지능이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결국 인공지능이 산출해낸 결과 역시 인간의 것이다.’라고 하는 건 저는 좀 잘못됐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예컨대 인간이 이산화탄소와 기후 위기를 촉진시키는 다양한 산출물들, 다양한 공해들을 만들어냈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그걸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만들어냈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의 제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인 거죠. 그러니까 인공지능도 지금은 우리가 툴로써, 도구로써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제가 협업 단계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건 오늘의 주제가 5년 후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50년 뒤에도 이러리라는 보장은 전 결코 없다고 생각하고요. 왜 그런가 하면 그것이 이른바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경계, 이것이 계속 인간의 결과물들을 습득한 형태로 인간을 오히려 다른 방식으로 압도하는 형태, 그리고 인간이 잉여적인 존재로 국한되어 버릴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또 동시에 인공지능이 이제 예술품을 가령 여러분들이 만들어냈다고 생각할 때 그걸 여러분들 인간이 만들어내서 인간이 만들어낸 창작물과 동일시 여기시겠습니까?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많은 독자 분들이나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은 ‘저건 누구누구 감독이 만들었지? 저건 정보라 작가의 작품이지? 저건 배명훈 작가의 작품이지? 저건 누구 시인의 시지?’라고 하는 것들을 아주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작가라고 하는 그 권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인공지능이 뭔가를 만들어내서 그걸 사람들에게 똑같이 취급해 달라 이것이 인간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그건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범위의 한계는 이미 초과해버린다고 생각하고요. 아마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훨씬 더 이러한 논의가 많이 진전된 다음에 다른 형태로 예술이라고 하는 건 애초에 마치 예술관이 과거의 고전주의 예술관부터 지금의 포스트 모던한 예술관으로 변해왔듯이, 진리라고 하는 것이 하나가 아니라 아주 많거나 혹은 아예 없을 수도 있는, 미술이라고 하는 것이 과거에는 데생부터 시작하여 꾸준한 수련을 거쳐서 완성된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 미술이라고 했다면 지금은 그냥 변기 하나 전시해 놓고 이미 뒤샹이 했듯이 아이디어 싸움으로 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저는 그것 또한 어떻게 보면 인공지능을 인간이 나중에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고요. 우리가 만들어냈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아주 위험한 또한 매혹적인 테크놀로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재인 : 고맙습니다. 아마 따로 한번 만나서 긴 이야기를 나누면 함께 우리 들으면서 되게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이야기 정말 잘 나눴고요, 청중들 질문을 좀 나눌 시간인데요. 온라인 질문하신 분들 그리고 오늘 질문 여기 현장에서 하신 분들 그중에 채택된 분들에게는 다음 주에 우리 주최 측에서 모바일 커피 상품권을 문자 메시지로 드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 제가 보니까 핸드폰 번호 다 적어주신 것 같고요. 온라인 질문하신 분도 마찬가지로 연락처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이 꽤 많은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몇 개를 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향적인 성향인 저에게도 가끔 버거운 때가 있는데 후회하지 않는 5년 뒤를 생각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방법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허  희 : 법륜 스님이 나오셔야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법륜 스님이 안 계시다 보니, 네, 외향적 성향을 갖고 계시다고 하니까. 요즘 유행하는 MTTI로 따지면 E 성향에 해당하시는 분이겠죠. 저는 I 예요. 저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더 힘들겠죠. 그러니까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살기는 사실상 우리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기는 불가능할 것 같고요. 그리고 5년 뒤에 ‘내가 후회하지 않는다.’ 그런 선택을 한다고 하는 건 질문을 바꿔서 생각하면 내가 가장 유리한 쪽으로 미래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 미리 두려워하기 보다는 5년 후의 기후 위기라고 하는 것, 그리고 소수자 문제라든가, 지금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사태나 전쟁, 이런 것들, 결국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이 저는 결코 적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5년 후에 ‘내가 후회하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고 이것을 어떻게 내 공통 감각 안으로 끌어들여서 그것을 같이 끌어안고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냐. 거기에 저는 결국 그 미래를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꿔 나가는 어떤 동력이 숨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재인 : 시간이 생각보다 되게 빨리 갔어요. 그리고 우리 인터넷 올라온 질문, 같이 화면에 보고 계실 텐데요.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5년 후에도 재미있을, 그래서 남에게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는 무엇일까요?’ 너무 재밌는 질문입니다. 우리 배 작가님 먼저,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5년 뒤에도 읽고 싶은.’

배명호 : 읽고 싶은 거요? “저주 토끼”도 일단 5년 뒤에도 분명히 재밌을 거고. 그러니까 사실 5년 뒤에 재밌는 거면 지금도 재밌는 거랑 거의 겹치기도 할 것 같아서 조금 더 길게 잡아야 될까? 싶기도 하고요. 어떤 의미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게 그런 게 있어요. 아까 허희 선생님이 리얼리즘의 부활을 이야기를 하셨는데, SF가 리얼리즘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나라인 측면이 있는 게,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어떤 작가가 어떤 소설을 장편 소설을 내기로 마음먹고 나오기까지 한 2년 정도가 걸릴 수 있다고 했잖아요? 어떤 아이디어에서 소설까지 되기까지. 근데 그동안 한국 사회는 너무 빨리 변해서 항상 그 생각이 들어요. ‘내가 이게 출간되는 시점에서 이게 현재 상황을 반영하려는 소설이 되려면 약간 미래를 바라보고 써야 되지 않나?’ 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소설을 쓸 때 스마트폰 이런 말도 안 썼어요. 5년 뒤에는 분명히 이 말 안 쓸 거다. 스마트폰이라고 쓰지 않고 다른 그냥 전화기라고 쓸 거다. 그래서 시간을 약간 길게 보는 게 SF 작가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쓸 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 시간 규모를 약간 크게 보고 5년 뒤, 10년 뒤에도 똑같을 것 같은 상황이면 그런 단어를 예측해서 쓰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 면에서는 SF도 분명히 미래 예측을 수행을 하면서 그게 도달하는 시점에 가면 리얼리즘이 되는 측면이 꽤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러고 있다고 생각해요. 5년 뒤에 지금쯤 작가들이 쓰고 있는 한국 SF를 보시면 어떤 것들은 정말 ‘5년 전에 이걸 썼네?’ 싶은 이야기들도 꽤 나오는 현상들을 좀 계속 보고 있어서 아마 그렇게 계속 공감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고, 사실 그 질문에 대한 딱 맞는 답을 찾기는 좀 힘든 것 같아서 이렇게 좀 우회해서.

김재인 : 알겠습니다. 결국 답 안 해 주시겠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말을 길게 돌리신 것 같습니다.

배명호 : 제 소설은 아마도 5년 뒤에도 재밌지 않을까?

김재인 : 네. 적어주시고요. 굉장히 재밌어요. 그러니까 ‘미래를 그리는 게 SF가 아니라 좀 긴 시간 폭을 다루는 게 SF고, 그렇기 때문에 더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장르다.’ 굉장히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보라 작가님 아까 그 질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보라 : “타워”인데요.

김재인 : “타워”다.

정보라 : 얼마 전에 서울 외국인 학교에 특강하러 갔었는데요. 그때 한국 SF 소개를 했는데 제가 아는 작가님들 작품 중에 영어로 번역돼서 출간된 작품을 열심히 소개를 했거든요. 근데 어느 학부모님이 그러니까 선생님도 아니고 SF 팬도 아니고 그냥 일반 학부모님이신데 아마도 미국 분이신 것 같은데 “타워”를 읽으셨다는 거예요. 영어로. 그러면서 이거는 꼭 넷플릭스로 만들어질 거라고 넷플릭스 드라마 같다고 너무 재미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얘기를 하다 보니까 넷플릭스, 5년 뒤에 만들어지겠지? 아니면 말고. 그래서 만들어질 거야. 이렇게 예언을 하고, 다들 5년 뒤에 잊어버리시겠지? 그래서 그렇습니다.

김재인 : 고맙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듣기에도 지금 한국, 여기 계신 이런 막 활동하시는 SF 작가 작품이 넷플릭스 계약이 되게 많이 되었고 또 되고 있다고 그래요. 아마 5년 후 넷플릭스에 글로벌 트렌드는 지금 이 시점의 우리 한국의 SF 작가들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우리 허희 작가님 마지막으로 한 1분 정도 짧게 추천 왜냐하면 지금 시간이 다 됐습니다. 거의.

허  희 : 저는 사람의 욕망을 자극하는 방식들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로맨스라고 하는 것도 저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끊임없는 변주라고 생각하고요. 그 원형 콘텐츠라고 하는 것이 저는 언제나 새로운 시대의 욕망과 접합하여 다른 형태로 탈바꿈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비밀 연애나 이런 콘텐츠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 그것과 같은 굉장히 날것 혹은 자극적인 형태로 우리의 연애 세포 촉수를 갈망시키는 그러한 콘텐츠는 지금이나 5년 뒤에나 저는 여전히 유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재인 : 우리 원초적인 욕망을 건드는 그런 콘텐츠. 혹시 여기 지금 아까 이제 질문 주셨지만, 또 이야기 나누면서 생각난 질문 있으면 받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계실까요? 침묵이 너무 길게 이어지면 없다는 것으로 알고 질의응답 시간을 마칠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 진행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질문 그리고 답변 아주 흥미진진했고요. 그래서 이제 인문360 인문포럼 파트 2의 첫 번째 만남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함께 좋은 이야기 나눠주신 배명훈 작가님, 정보라 작가님 그리고 허희 문화평론가님, 그리고 오늘 현장과 온라인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소감 30초씩, 30초, 어떠셨나요? 먼저 하세요. 그러면 허희 평론가님 30초.

허  희 : 너무 훌륭하신 작가님도 사회자님과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었고요. 5년 후라고 하는 것이 짧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긴 시간이라는 느낌도 들고요. 우리가 예측하는 일이 부질없어 보이지만 동시에 예측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미래는 아무렇게나 흘러버리기 때문에 이것을 지금 여기에서 가늠해보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인 : 정보라 작가님.

정보라 : 그러니까 저는 아까 저주 물건 만들다가 금속노조 가입해서, 고용노동청 앞에 행진을 하러 갔다가 상대 경쟁사 회사에 따님하고 눈이 맞아서, 그래서 날것의 연애를 하고 그랬는데 경쟁사의 따님이기 때문에 집안에 반대에 부딪혀서, 그래서 집안에 반대를 하시는 분들을 저주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럼 인공지능이 저주를 하면 혼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에 저주가 되지 않는다. 그런 저주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파가 나누어져서 결국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저주를 받아서 경질되고 두 사람은 결혼의 골인 하는 소설을 쓰면 좋을 것 같아요.

김재인 : 마지막으로 배명훈 작가님?

배명호 : 이런 자리에 올 때마다 SF 작가는 또 미래를 예측하고 살아야 되는구나. 결국. 자조적인 게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하게 돼요. 좀 더 계속 사실 다음 달에 뭐 할지 고민하느라 사실 바쁜데, 그래도 계속 좀 더 계속 전망하고 더 뒤에는 어떻게 될까 생각을 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야 이 이야기가 배달되는 시점에는 현실감 있는 이야기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고 그런 고민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재인 : 너무 멀지도 않고, 또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5년 후에 우리의 삶을 그려보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논의하는 이번 인문 포럼은 앞으로 세 번의 만남이 더 남아 있습니다. 여덟 번의 모든 만남이 여러분에게 성찰의 시간과 삶의 여유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면서 끝까지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면서 오늘 자리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14일(월) 공간 와디즈 B1 스퀘어에서 ‘5년 후, 우리의 삶’ 파트 2 첫 번째 강연이 열렸습니다. 파트2는 세 명의 연사가 각각 미니 강연을 한 뒤 사회자와 함께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요. ‘5년 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일 콘텐츠는 무엇일까?’ 파트 2의 첫 번째 주제는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강연하는 배명훈 작가
첫 번째 연사로 배명훈 작가님이 나오셨습니다. 배 작가님은 5년 후에도 매력적일 콘텐츠는 기후 위기와 관련된 이야기일 거라고 명쾌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우리가 스몰토크의 주제로 만만하게 사용하는 ‘날씨’가 앞으로는 정치·경제와 함께 뉴스의 주요 의제가 될 정도로 핵심적 사회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셨습니다. 지금도 젊은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이미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다는 걸 예민하게 포착한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비록 국제정치는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한 절망적 상황이지만, 이같이 젊은 작가들이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독자들이 그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그 콘텐츠는 5년 후에도 남을 것으로 예측하셨습니다.
강연하는 정보라 작가 모습
강연하는 정보라 작가
두 번째 연사이신 정보라 작가님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기에 적절한 장르로서 SF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SF가 약자나 소수자를 더 부각하는 특성이 있지는 않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를 주인공으로 줄거리가 전개된다는 특징이 있기에 약자와 소수자의 이야기가 가능해질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와 여성과 장애인이 전면에 등장하며, 제1회 문윤성 문학상 대상을 받은 최의택 작가님의 『슈뢰딩거의 아이들』(아작, 2021)을 강력히 추천하셨습니다. 최근 5년간의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읽으면 최근 5년간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고도 덧붙여 주셨고요. 무엇보다 5년 후에도 매력적일 콘텐츠는 본인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쓴 작가들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셨는데, 내가 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의지로 만든 콘텐츠는 언제든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강연하는 허희 평론가 모습
강연하는 허희 평론가
허희 평론가님의 미니 강연은 일종의 ‘문화론’ 강의 같았습니다. ‘문화’의 어원인 ‘쿨트라(cultura)’가 ‘밭을 경작하다’, ‘가꾸다’라는 뜻을 지녔다는 점을 먼저 설명해 주셨는데요. 이 뜻에서 착안해 평론가님이 직접 ‘크레용’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AI를 사용해 수채화풍과 반 고흐 풍의 ‘밭 가는 그림’ 두 편을 그려 오셨어요. 원래 문화의 본뜻은 인간이 자기 에너지를 투입해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녔지만, 이렇게 미술가가 아닌 사람이 2분 만에 9개의 그림을 산출해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거죠.
이 외에도 AI가 동영상을 만들고 시를 창작하는 사이트의 예를 들어주시며, 앞으로 다가올 5년 후에는 어떤 창작품을 만들어 낼 때 인간의 힘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리라고 내다보셨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5년 후에는 인간 창작자들과 비인간 혹은 AI의 협업 형태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지금도 이렇게 창작에 활용가능한 AI의 예시들이 있으므로, 앞으로 5년 후에는 이 방식이 더욱 공고해진 상태로 거듭나리라 전망하셨습니다.
사회자와 연사들 간의 대담 장면
사회자인 김재인 교수와 세 강연자들의 대담 현장
세 분의 미니 강연 후 사회자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김재인 교수님과의 대담, 관객 및 유튜브 시청자와의 질의응답까지 진행한 후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5년 후에도 매력적일 콘텐츠에 대한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세 분의 연사님을 향한 유튜브 시청자들의 재미있는 질문들이 더해져 한결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시간으로 채워졌습니다.
◆ 연사 추천도서 ◆
<배명훈 작가 추천도서>
① 『SF 작가입니다』, 배명훈 지음, 문학과지성사, 2020
이 책은 ‘작가 배명훈’이 지난 15년 동안 어떤 궤적을 그리며 작가로서의 영역을 넓혀왔는지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책입니다.
② 『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열림원, 2022
SF 작가인 김초엽의 첫 에세이인 이 책은 작가의 읽기 여정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읽는 사람에서 어떻게 쓰는 사람의 독서로 나아갔는지 그 변화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정보라 작가 추천도서>
① 『슈뢰딩거의 아이들』, 최의택 지음, 아작, 2021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며,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라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은 책입니다.
②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품집』, 서윤빈 외 지음, 허블, 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수상자인 서윤빈, 김혜윤, 김쿠만, 김필산, 성수나, 이멍 작가의 작품이 실려있는 책으로, 지금 우리가 가진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희망의 우주를 빚어내는 6편의 SF 단편이 실려있는 책입니다.
<허희 평론가 추천도서>
① 『회복력 시대』, 제레미 리프킨 지음, 민음사, 2022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경제‧사회사상가 제레미 리프킨이 죽어 가는 진보의 시대를 해체하고 부상하는 새로운 문명의 서사를 제시한 책입니다.
② 『희미한 희망의 나날들』, 허희 지음, 추수밭, 2021
2012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래 꾸준히 비평 작업을 해온 문학평론가 허희의 첫 산문집으로, “글을 읽고 쓰라”라는 권유가 마땅한지 주저하다가 서투르게 타인에게 말을 거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겠다는 마음에서 써 내려간 고백이 담긴 책입니다.
제목
내용
인문360˚

2022 인문포럼 <제3회 인간과 문화>

관련 콘텐츠

이메일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