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5일(수)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미래사회 공존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말씀하셨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은 지금 한국 사회가 ‘거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시며 크게 생명의 위기, 평화의 위기, 생존의 위기, 인성의 위기 등 네 가지 위기가 겹쳐 있는 시대라고 분석하셨습니다.
강연 중인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먼저 전 세계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생태 위기가 도착하지 않은 것처럼 주요 정책이 기후 위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말씀하셨어요. 이런 상황이 첫 번째로 생명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진단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앞으로 닥쳐올 한반도 전쟁의 예고편이라고 내다보시며 국제 정치적 파국으로 인한 평화의 위기를 이야기하셨고요. 지금 동북아 정세 또한 너무 위태로우므로 한반도 평화를 바탕으로 동북아 평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셨습니다.
세 번째로 한국 사회의 사회적 파국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씀하시며, 지금 한국은 ‘사회’라고 부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하셨어요. 촛불 혁명으로 유럽의 찬사를 받으며 민주주의를 실현했고,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전 세계에서 18년째 자살률 1위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특히 노인과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배경에는 노인 빈곤과 학생들을 모욕하는 교육 제도가 있다는 분석은 뼈아프게 다가왔고요.
강연 현장 모습
김누리 교수님은 우리가 이렇게 거대 위기를 겪게 된 근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보셨는데요. 독일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 ‘경쟁 없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인간 소외에 맞서는 자율주의자, 인간 착취에 맞서는 사회주의자, 자연 파괴에 맞서는 생태주의자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교수님이 직접 만든 ‘라이피즘(Lifism)’을 대안으로 제시하셨습니다.
‘라이피즘’은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life)을 파괴하고, 인간의 생존(life)을 파괴하는 성격을 지녔음에 착안하여, 인간을 소외시키고 사회를 와해시키며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사상과 행동을 뜻합니다. ‘라이피즘’을 실천하는 사람은 ‘라이피스트(lifist)’로, ‘라이피스트’는 인간의 삶과 생명을 중시하고, 이의 바탕이자 전제인 생태를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즉, 인간, 사회, 생태계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 바로 ‘라이피스트’라는 게 김누리 교수님의 설명이었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은 한국 사회를 냉정하게 분석하셨지만, 한편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문360 포럼에 참여한 청중들 또한 진지한 태도로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과 대안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었습니다. 5년 후, 우리의 삶을 위해 먼 곳의 이상이 아닌 “지금 여기서 유토피아를 살라”고 당부하시던 마지막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김누리 교수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청중의 모습
사회자인 덕성여대 철학과 장태순 교수님과의 대담, 관객 및 유튜브 시청자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강연과 대담에도 현장에 계신 관객과 유튜브 시청자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습니다.
사회자인 장태순 교수와 대담하는 김누리 교수
◆ 연사 추천도서 ◆
왼쪽부터 『공정하다는 착각』,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이미지 출처: 알라딘)
①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와이즈베리, 2002
‘공정’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두고 각계각층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한 책입니다.
②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사이토 고헤이 지음, 다다서재, 2021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진보적 저술에 주어지는 ‘도이처 기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한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사이토 고헤이의 현대 사회 위기 진단 및 해법을 담은 책입니다.
2022 인문포럼 <제2회 인간과 문화>
미래사회 공존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
2022-11-22
미래사회 공존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2022년 10월 5일(수)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미래사회 공존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말씀하셨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은 지금 한국 사회가 ‘거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시며 크게 생명의 위기, 평화의 위기, 생존의 위기, 인성의 위기 등 네 가지 위기가 겹쳐 있는 시대라고 분석하셨습니다.
강연 중인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먼저 전 세계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생태 위기가 도착하지 않은 것처럼 주요 정책이 기후 위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말씀하셨어요. 이런 상황이 첫 번째로 생명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진단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실상 앞으로 닥쳐올 한반도 전쟁의 예고편이라고 내다보시며 국제 정치적 파국으로 인한 평화의 위기를 이야기하셨고요. 지금 동북아 정세 또한 너무 위태로우므로 한반도 평화를 바탕으로 동북아 평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셨습니다.
세 번째로 한국 사회의 사회적 파국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씀하시며, 지금 한국은 ‘사회’라고 부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하셨어요. 촛불 혁명으로 유럽의 찬사를 받으며 민주주의를 실현했고,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전 세계에서 18년째 자살률 1위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특히 노인과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은 배경에는 노인 빈곤과 학생들을 모욕하는 교육 제도가 있다는 분석은 뼈아프게 다가왔고요.
강연 현장 모습
김누리 교수님은 우리가 이렇게 거대 위기를 겪게 된 근본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보셨는데요. 독일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 ‘경쟁 없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인간 소외에 맞서는 자율주의자, 인간 착취에 맞서는 사회주의자, 자연 파괴에 맞서는 생태주의자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교수님이 직접 만든 ‘라이피즘(Lifism)’을 대안으로 제시하셨습니다.
‘라이피즘’은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life)을 파괴하고, 인간의 생존(life)을 파괴하는 성격을 지녔음에 착안하여, 인간을 소외시키고 사회를 와해시키며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사상과 행동을 뜻합니다. ‘라이피즘’을 실천하는 사람은 ‘라이피스트(lifist)’로, ‘라이피스트’는 인간의 삶과 생명을 중시하고, 이의 바탕이자 전제인 생태를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즉, 인간, 사회, 생태계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사람이 바로 ‘라이피스트’라는 게 김누리 교수님의 설명이었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은 한국 사회를 냉정하게 분석하셨지만, 한편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문360 포럼에 참여한 청중들 또한 진지한 태도로 한국 사회에 대한 진단과 대안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었습니다. 5년 후, 우리의 삶을 위해 먼 곳의 이상이 아닌 “지금 여기서 유토피아를 살라”고 당부하시던 마지막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김누리 교수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청중의 모습
사회자인 덕성여대 철학과 장태순 교수님과의 대담, 관객 및 유튜브 시청자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된 강연과 대담에도 현장에 계신 관객과 유튜브 시청자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습니다.
사회자인 장태순 교수와 대담하는 김누리 교수
◆ 연사 추천도서 ◆
왼쪽부터 『공정하다는 착각』,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이미지 출처: 알라딘)
①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와이즈베리, 2002
‘공정’이라는 하나의 화두를 두고 각계각층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한 책입니다.
②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사이토 고헤이 지음, 다다서재, 2021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진보적 저술에 주어지는 ‘도이처 기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한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사이토 고헤이의 현대 사회 위기 진단 및 해법을 담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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