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자본주의와 세계화라는 담론 안에서 사물의 생산과 소비는 증식에 증식을 거듭하고,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미지화 된 사물들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쌓아 올린 사물의 세계에서 밀레니얼 세대인 권아람, 김경태, 이희준, 최고은, 허우중 등 다섯 명의 작가들은 주변의 사물을 소재로 삼아 작업을 한다. 여기서 사물 그 자체와 이들이 사물을 선택하고 다루는 방식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의미들과 불가분하게 결부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 세계는 교통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가와 민족 단위를 넘어서 거대한 하나의 지구촌으로 움직인다. 금융, 무역, 과학기술, 문화 등 전 영역에서 국가의 경계가 약화되고 세계가 단일한 체계로 나아가는 세계화 시대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계적으로 통합된 자본주의 시대로, 무엇보다 경제적 힘에 의해 전 세계가 유동하고,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 안에서 우리는 다만 현재를 살기에 급급하다. 여기에 끝도 없이 쏟아지는 디지털 정보로 인해 ‘현실’과 ‘가상’이 뒤얽히고, 이는 우리 삶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미래를 예견하고 대처하기는커녕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편도 채 갖지 못한 불확실한 시대이다. 본 전시는 특별할 것 없는 사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화, 정보화로 통칭되는 이 시대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동시대 삶과 미술을 이해하고자 한다.
최고은(1985)은 폐가전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설치작품과 모니터의 형태에서 착안한 조각작품을 통해 전 지구화된,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첨단 기술과 최신 유행을 탑재하고 사람들의 결핍과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사물들의 속성을 드러낸다. 권아람(1987)은 컴퓨터 모니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 재료가 되는 유리를 중심으로 한 설치작품에서 실제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세계의 허상을 비판적으로 재현한다. 김경태(1983)는 대리석 시트지로 감싼 이케아 가구를 촬영하고 납작하게 편집한 이미지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를 생산, 소비, 유통하는 방식과 실제와 허상,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SNS상의 삶을 제시한다. 이희준(1988) 역시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를 생산하고 보여주는 방식을 차용, 풍경 사진을 편집하고 재구성한 추상화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오가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의 표피적 삶을 구현한다. 허우중(1987)은 각종 사물의 형태를 추상화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놀로지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들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사회적 쟁점을 포함해 우리 삶의 다양한 문제점들에서 기인하는 불안을 그려낸다.
이처럼 다섯 명의 작가들은 가까이 있는 평범한 사물들을 길어 올리고, 이들의 일상성을 거둬들인 뒤,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낯설게 함으로써, 저변의 사회적 문제들을 표면 위로 끌어낸다.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현상과 문제점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세계화라는 거대한 그물망과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상호의존성 안에서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일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을 지각하고 좋은 삶을 위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소
남서울미술관 1층 야외
남서울미술관 1층 전시실
남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
관람 시간
[평일(화-금)] 10AM~8PM
[토·일·공휴일] 10AM~6PM
[휴관일] 매주 월요일
서울 시립 남서울미술관 <불안한 사물들>전
2019-09-16
밀레니얼 세대가 이미지화한, 시대를 담는 사물들
지금 세계는 교통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가와 민족 단위를 넘어서 거대한 하나의 지구촌으로 움직인다. 금융, 무역, 과학기술, 문화 등 전 영역에서 국가의 경계가 약화되고 세계가 단일한 체계로 나아가는 세계화 시대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계적으로 통합된 자본주의 시대로, 무엇보다 경제적 힘에 의해 전 세계가 유동하고,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 안에서 우리는 다만 현재를 살기에 급급하다. 여기에 끝도 없이 쏟아지는 디지털 정보로 인해 ‘현실’과 ‘가상’이 뒤얽히고, 이는 우리 삶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미래를 예견하고 대처하기는커녕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방편도 채 갖지 못한 불확실한 시대이다. 본 전시는 특별할 것 없는 사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화, 정보화로 통칭되는 이 시대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동시대 삶과 미술을 이해하고자 한다.
최고은(1985)은 폐가전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설치작품과 모니터의 형태에서 착안한 조각작품을 통해 전 지구화된, 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첨단 기술과 최신 유행을 탑재하고 사람들의 결핍과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사물들의 속성을 드러낸다. 권아람(1987)은 컴퓨터 모니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 재료가 되는 유리를 중심으로 한 설치작품에서 실제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세계의 허상을 비판적으로 재현한다. 김경태(1983)는 대리석 시트지로 감싼 이케아 가구를 촬영하고 납작하게 편집한 이미지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를 생산, 소비, 유통하는 방식과 실제와 허상,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SNS상의 삶을 제시한다. 이희준(1988) 역시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를 생산하고 보여주는 방식을 차용, 풍경 사진을 편집하고 재구성한 추상화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오가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의 표피적 삶을 구현한다. 허우중(1987)은 각종 사물의 형태를 추상화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놀로지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들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사회적 쟁점을 포함해 우리 삶의 다양한 문제점들에서 기인하는 불안을 그려낸다.
이처럼 다섯 명의 작가들은 가까이 있는 평범한 사물들을 길어 올리고, 이들의 일상성을 거둬들인 뒤,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낯설게 함으로써, 저변의 사회적 문제들을 표면 위로 끌어낸다.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현상과 문제점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세계화라는 거대한 그물망과 디지털 네트워크라는 상호의존성 안에서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일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을 지각하고 좋은 삶을 위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소
남서울미술관 1층 야외
남서울미술관 1층 전시실
남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
관람 시간
[평일(화-금)] 10AM~8PM
[토·일·공휴일] 10AM~6PM
[휴관일] 매주 월요일
사진 ⓒ김경태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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