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밖에도 역사는 존재한다.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발전하고 신분제도가 느슨해지면서 일부지만 여성은 물론, 중인 이하의 하층민들도 기록물을 생산하여 우리의 기록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들이 남긴 저작물에는 실록에서 다루지 않은 사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 실록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식적인 기록이 아니라 개인들의 자유로운 기록이다 보니, 자신들이 살핀 왕의 인간적인 면모부터 널리 알려진 위인들의 바람기, 민초들의 고단한 삶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게다가 양념처럼 해학과 풍자까지 함께 녹아 있다. 저자 배한철이 율곡의 《석담일기》에서 《어우야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전에 주목한 이유다. 개인이 남긴 문집과 야사집 등을 통해 실록에서 다루지 않은 뒷이야기를 발굴함으로써 진실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2019-04-10
조선왕조실록 밖에서 찾아낸 새로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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