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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백정연

2022-09-05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백정연 지음/유유/2022년/10,000원


 

과거에 비해 많은 이들이 장애인권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장애감수성의 필요를 이야기하지만 각각의 장애인이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함께 사는 데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서로의 일상을 아는 것. 생각이 성숙한 친구보다 힘들고 좋았던 일을 시시콜콜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곁이 되고 위안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인권과 감수성보다 장애인의 일상에 주목한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과 동네에서 장애인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장애인 친구와 여행을 가거나 식사 약속을 잡으며 한번쯤 고려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직장에서 장애인 동료와 함께 일하며 가져야 할 태도나 준비해야 할 것,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기만 해도 의미 있을 일을 담담히 보여 주며 멀게만 느껴졌던 장애인의 삶을 성큼 가까이 가져온다. 장애인을 이해하고 장애를 공부하는 데 가장 좋은 디딤돌이 될 책이다.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 책소개/출처: 교보문고


 

 넷플릭스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라는 용어도 낯설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에 해당하는 천재 변호사 우영우는 더 어색하다. 장애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고 이해의 폭을 넓힌 드라마의 순기능을 부정할 생각은 없으나 현실은 드라마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는 대략 5%, 250여만 명의 장애인이 살아간다. 비장애인 4,750만 명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해당하기 때문일까. 여전히 우리는 장애인과 그들의 삶에 대해 무지하다.


 발달장애 관련 기관에서 일하다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만들어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 ‘소소한 소통’을 설립한 백정연은 척수장애인과 결혼했다. 내 삶의 일부, 아니 장애인이 가족일 때 일상생활은 이전의 삶과 전혀 다르다. 저자는 결혼과 일상을 통해 장애인과 사는 법을 비로소 알게 된다. 동료로, 친구로 조금 더 알아야 할 일들이 일반 시민들의 책무라면 저자는 조금 더 세심하고 깊은 곳까지 헤아리며 장애인의 문제를 짚어내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다른 책과 달리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을 질타하지도 않고 분노를 표출하지도 않는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낀 동료, 친구, 남편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그 갈피마다 숨어 있는 비장애인들의 시선과 제도적 문제점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책 변경, 시설 개선을 촉구하는 대신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 부분에 제시한 장애인과 경계를 허물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매우 현실적이다. “모든 집마다 장애인이 있으면 좋겠어.”라는 문장을 한참 들여다봤다. 이해와 공감은 경험에서 나온다.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면 함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없다. 장애인 문제가 그렇다. 행복한 사회는 다수가 행복한 사회보다 소외된 소수가 행복한 사회에서 더 빨리 실현된다는 저자의 말은 울림이 크다. 공평하지 않은 사회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차별 또는 폭력을 감수하며 사는 것과 같다는 주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부한 문장이 때로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어린이, 노인에 대한 배려가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다를 바 없다.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장애인과 노약자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사는 법을 고민할 만큼 충분한 경제력 토대를 마련했고 성숙한 시민의식도 갖추고 있다고 믿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볼 때다. 


 

 

▶ 추천사: 류대성, 『읽기의 미래』 저자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2 <9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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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연

사회복지사, 사회복지학자
장애인 가족과 함께 살고 장애인 동료와 함께 일하는 사회적기업가. 어린 시절 우연히 사회복지사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사회복지사를 꿈꾸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발달장애 관련 기관에서 일하다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을 설립했다. 척수장애인 남편과 함께 살며 비장애인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차별을 거의 매일 겪는다. 장애인과 결혼하고 장애 관련 분야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착하다, 대단하다, 멋지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 칭찬의 이면에 자리 잡은 더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에 대해 더 자주, 더 널리 이야기하고 싶다.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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