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처 짚어내지 못한 부분을 대화 상대자가 짚어주거나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되곤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달리 조건 지어진 유한자이기 때문에 각자에게 주어진 한계를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대화 상대자의 눈을 통해 세상과 텍스트를 달리 보게 되는 대리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이해의 경계를 깨뜨려 변화의 계기를 얻게 되곤 합니다.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 388쪽
고유섭, 김형효, 박이문, 승계호, 이기상 등의 이름을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이 땅에서 철학을 하는 사람들조차 그들을 기억하거나 연구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우리의 철학은 늘 ‘수입국’의 오퍼상의 상품과도 같았다. 우리의 철학을 자생시킨 자산이 부족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이른바 선진 외국의 철학 사상을 수용해서 전달하는 것 자체가 급선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늘 남의 옷 입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서 언급한 철학자들은 나름대로 그 고민에 대해 뛰어들어 자신의 해석과 철학을 수립하려 애쓴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이 거물로 우뚝 서 세계철학의 영역에서 한 획을 긋는 경지에 오르지 않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을 기억조차 하지 않는 건 학문의 예의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견부역강의 중견 철학자가 이들의 철학을 재조명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삶으로서의 언어로 철학을 구성하는 것이 왜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은 묵직하게 웅변한다. 늦은 감이 있을 만큼 우리 자신의 자산에 소홀했던 점을 부끄러워하며 이 시대와 세상에 철학적 사유의 말을 건네는 책이어서 반갑다.
철학과 교수
저서로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논리철학적 탐구》(문학과지성사, 2002,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 《크로스오버 하이데거: 분석적 해석학을 향하여》(생각의나무, 2010, 연세학술상 수상작),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시공을 관통하는 철학자들의 대화》(동녘, 2018), 뉴턴 가버Newton Garver 교수와 같이 쓴 Derrida and Wittgenstein(Temple University Press, 1994)과 이를 우리말로 옮긴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민음사, 1998, 수정증보판 동연, 2010)이 있으며, 연구번역서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아카넷, 2016)가 있다. 페리 논문상, 우수업적 교수상, 우수강의 교수상, 공헌 교수상, 우수연구실적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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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의 철학적 대화
이승종
2020-12-07
이승종/김영사/2020/460/22,000원
제가 미처 짚어내지 못한 부분을 대화 상대자가 짚어주거나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되곤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달리 조건 지어진 유한자이기 때문에 각자에게 주어진 한계를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대화 상대자의 눈을 통해 세상과 텍스트를 달리 보게 되는 대리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이해의 경계를 깨뜨려 변화의 계기를 얻게 되곤 합니다.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 388쪽
고유섭, 김형효, 박이문, 승계호, 이기상 등의 이름을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이 땅에서 철학을 하는 사람들조차 그들을 기억하거나 연구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우리의 철학은 늘 ‘수입국’의 오퍼상의 상품과도 같았다. 우리의 철학을 자생시킨 자산이 부족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이른바 선진 외국의 철학 사상을 수용해서 전달하는 것 자체가 급선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늘 남의 옷 입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서 언급한 철학자들은 나름대로 그 고민에 대해 뛰어들어 자신의 해석과 철학을 수립하려 애쓴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이 거물로 우뚝 서 세계철학의 영역에서 한 획을 긋는 경지에 오르지 않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을 기억조차 하지 않는 건 학문의 예의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견부역강의 중견 철학자가 이들의 철학을 재조명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삶으로서의 언어로 철학을 구성하는 것이 왜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은 묵직하게 웅변한다. 늦은 감이 있을 만큼 우리 자신의 자산에 소홀했던 점을 부끄러워하며 이 시대와 세상에 철학적 사유의 말을 건네는 책이어서 반갑다.
추천사 : 김경집 위원(인문학자·前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 교수)
○ 출 처 : 책나눔위원회 2020년 <12월 추천도서> 인문예술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Detail.do?currentPageNo=1&tabNo=0&childPageNo=1&postIdx=11264
철학과 교수
저서로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논리철학적 탐구》(문학과지성사, 2002,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 《크로스오버 하이데거: 분석적 해석학을 향하여》(생각의나무, 2010, 연세학술상 수상작),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시공을 관통하는 철학자들의 대화》(동녘, 2018), 뉴턴 가버Newton Garver 교수와 같이 쓴 Derrida and Wittgenstein(Temple University Press, 1994)과 이를 우리말로 옮긴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민음사, 1998, 수정증보판 동연, 2010)이 있으며, 연구번역서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아카넷, 2016)가 있다. 페리 논문상, 우수업적 교수상, 우수강의 교수상, 공헌 교수상, 우수연구실적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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