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사실 거창한 게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소한 것들이 모여 빅데이터가 된다. 우리 동네 슈퍼는 몇 시에 문을 연다든지, 어떤 가게 아저씨는 매일 아침 9시에 나와 가게 앞을 빗자루로 쓴다든지, 아침 8시 20분에는 버스 정류장에 어느 학교 아이들이 많이 서 있다든지, 이런 것들이 모두 지리정보가 된다. 이제는 각지에서 빅데이터라는 말을 많이 쓴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빅데이터가 된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많이 모은다고 모두 쓸모 있는 정보가 되느냐는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보는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여야 정보가 된다. 그저 모아만 두면 정보가 아닌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22~23쪽
커뮤니티매핑(Community Mapping), 많은 이들에게 낯선 개념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공동체 지도 만들기’다.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임완수 교수(미국 메해리의대)는 2005년 연말, 가족과 뉴욕에 갔다가 화장실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뉴욕의 화장실’ 웹페이지(nyrestroom.com)를 만들었다. 한 달 동안 홈페이지를 공개하니 뉴욕 시민들이 각자 아는 공중화장실 위치를 자발적으로 표시해 지도가 완성됐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를 강타했다. 도로가 막혀 많은 주유소가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혼란이 심했다. 어느 주유소에서 기름을 파는지, 대기 줄이 얼마나 되는지, 언제 주유소를 다시 여는지. 임 교수와 지역 고등학생들은 주유소에 전화를 걸어 지도 위에 데이터를 올리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렇게 만든 ‘주유소 지도’는 미국연방재난관리국, 구글, 뉴욕시, 백악관에서도 사용했다.
임 교수는 2013년 우리나라에 커뮤니티매핑센터를 설립해 독립운동 순례길, 코로나19 마스크 지도, 폭설 및 지진 지도 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위치기반지리정보시스템(GIS) 기술이 일반화됐다. 구글이나 포털에서 온라인 지도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정보통신 환경이 향상됐다. 이런 배경에 힘입어 일반인들이 예전보다 어렵지 않게 온라인 지도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책에서 임 교수는 커뮤니티매핑의 사례들과 함께 커뮤니티매핑의 정의, 작동 원리 등을 설명한다. 특히 커뮤니티매핑이 지도 만드는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함께’라는 가치가 중요하고 매핑 과정을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행동하여 지역의 문제를 풀어나가고 사회적·공동체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활동인 것이다. 그러니 커뮤니티매핑을 우리말로 풀어 옮기면 ‘함께 만드는 공동체 지도’가 적합하다. 커뮤니티매핑을 기획하고 만들어보고픈 의욕을 자극하는 책이다. 물론 혼자가 아니라 함께.
미국 메해리 의대 부교수 및 커뮤니티매핑인스티튜트 소장, 한국 커뮤니티매핑센터 대표이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거주하고 있으며, 커뮤니티매핑센터 운영을 위해 4~6주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한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학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으로 석사학위, 뉴저지 주립 럿거스 대학에서 도시계획 및 공공정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위치 기반의 빅데이터와 집단지성, 그리고 시민과학과 시민 참여를 이용한 환경보건평등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커뮤니티매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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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임완수
2021-08-23
임완수 지음/빨간소금/2021년/15,000원
정보는 사실 거창한 게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소한 것들이 모여 빅데이터가 된다. 우리 동네 슈퍼는 몇 시에 문을 연다든지, 어떤 가게 아저씨는 매일 아침 9시에 나와 가게 앞을 빗자루로 쓴다든지, 아침 8시 20분에는 버스 정류장에 어느 학교 아이들이 많이 서 있다든지, 이런 것들이 모두 지리정보가 된다. 이제는 각지에서 빅데이터라는 말을 많이 쓴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빅데이터가 된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많이 모은다고 모두 쓸모 있는 정보가 되느냐는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보는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여야 정보가 된다. 그저 모아만 두면 정보가 아닌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 22~23쪽
커뮤니티매핑(Community Mapping), 많은 이들에게 낯선 개념이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공동체 지도 만들기’다.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임완수 교수(미국 메해리의대)는 2005년 연말, 가족과 뉴욕에 갔다가 화장실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뉴욕의 화장실’ 웹페이지(nyrestroom.com)를 만들었다. 한 달 동안 홈페이지를 공개하니 뉴욕 시민들이 각자 아는 공중화장실 위치를 자발적으로 표시해 지도가 완성됐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를 강타했다. 도로가 막혀 많은 주유소가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혼란이 심했다. 어느 주유소에서 기름을 파는지, 대기 줄이 얼마나 되는지, 언제 주유소를 다시 여는지. 임 교수와 지역 고등학생들은 주유소에 전화를 걸어 지도 위에 데이터를 올리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렇게 만든 ‘주유소 지도’는 미국연방재난관리국, 구글, 뉴욕시, 백악관에서도 사용했다.
임 교수는 2013년 우리나라에 커뮤니티매핑센터를 설립해 독립운동 순례길, 코로나19 마스크 지도, 폭설 및 지진 지도 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위치기반지리정보시스템(GIS) 기술이 일반화됐다. 구글이나 포털에서 온라인 지도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정보통신 환경이 향상됐다. 이런 배경에 힘입어 일반인들이 예전보다 어렵지 않게 온라인 지도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책에서 임 교수는 커뮤니티매핑의 사례들과 함께 커뮤니티매핑의 정의, 작동 원리 등을 설명한다. 특히 커뮤니티매핑이 지도 만드는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함께’라는 가치가 중요하고 매핑 과정을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행동하여 지역의 문제를 풀어나가고 사회적·공동체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활동인 것이다. 그러니 커뮤니티매핑을 우리말로 풀어 옮기면 ‘함께 만드는 공동체 지도’가 적합하다. 커뮤니티매핑을 기획하고 만들어보고픈 의욕을 자극하는 책이다. 물론 혼자가 아니라 함께.
▶ 추천사: 표정훈(평론가)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1 <8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미국 메해리 의대 부교수 및 커뮤니티매핑인스티튜트 소장, 한국 커뮤니티매핑센터 대표이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거주하고 있으며, 커뮤니티매핑센터 운영을 위해 4~6주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한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학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으로 석사학위, 뉴저지 주립 럿거스 대학에서 도시계획 및 공공정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위치 기반의 빅데이터와 집단지성, 그리고 시민과학과 시민 참여를 이용한 환경보건평등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커뮤니티매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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