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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인문상상] 지방 도시는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카카카’인터뷰!

2020-06-11

 

카카카 지방 도시는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멸 #빈집 #남해 2019 청년 인문상상 프로젝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지방에서의 삶을 상상한 적 있나요?

그곳에서의 삶은 도시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대도시 출신 청년들로 이루어진 ​‘카카카’팀은 남해로 귀촌해 지방의 삶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한 번 만나보시죠! 안녕하세요!


먼저 ‘카카카’ 팀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남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카카카’입니다.

9월에 열릴 ‘남해무인도영화제’와 격월 아트워크 모음집 ‘다마쓰’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번 인문 상상 프로젝트에서는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부정기간행물을 기획 중입니다. ​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남해의 시내 모습과 남해 시장

▲ 남해의 시내 모습과 남해 시장



남해는 전국 시군구 소멸 위험지수로 보았을 때, 고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이에요. 30년 내로 사라질 수 있는 도시라는 거죠. 올해 남해 관광객이 약 14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그에 반해 인구는 4만 명 남짓으로 인구 밀도가 매우 낮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런 지역은 필연적으로 소멸 위험에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저희는 남해의 이런 상황을 사회학적,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그들의 삶, 이야기를 듣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간행물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의 창간호 테마는 ‘빈집’이에요. 남해 곳곳의 빈집을 사진작가님과 촬영했고, 빈집과 소멸을 주제로 문학작품을 기고 받을 예정이에요. 남해에 살고 계신 1, 2, 3차 산업 종사자분들과의 인터뷰 내용도 실을 예정입니다. 텀블벅으로 후원을 받을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카카카팀을 결성하기 이전에는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남해로 귀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남해의 한 해변가

▲ 남해의 한 해변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웃음) 사실 평소에도 귀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지인 중 남해 출신인 분이 있거든요. 직접 와서 지내보니 좋더라고요. 서울은 도시라 그런지 여름에는 아스팔트에서 열이 올라오고, 겨울은 겨울대로 엄청 춥잖아요. 사람도 너무 많고요. 지금 생각하면 출퇴근길 지하철을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남해는 서울보다 교통도 불편하고 인프라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애착이 가는 지역이에요. ​자연경관도 정말 아름다워요. 남해 생활에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남해를 거시적 관점이 아닌, 미시적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하신 게 흥미로워요.


정부 입장에서 남해는 소멸 고위험 도시에요. 사회학적 관점이나 인구 통계학 수치로는 말이죠.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사업을 기획하고 있지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고 할까요. 남해에 사는 사람들에겐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에요. 그런 시각보다 ‘차라리 삶의 이야기를 담아보자’, ‘이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장을 마련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의 비주얼 인사이트가 ‘빈집’이라고 하셨는데요. 빈집이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남해의 빈집.

▲ 남해의 빈집. (이미지 제공 : 카카카팀)



저희가 남해로 귀촌 한 지 일 년 반 정도 됐는데요. ​남해에 살면서 지켜보니 빈집이 정말 많더라고요. 사회 문제로서가 아닌 다른 차원의 맥락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저희 작업 공간 주변에 문닫은 이발소가 있거든요. 두 평 남짓 좁은 공간인데 그 안에 영업할 때 쓰던 이발 도구들이 그대로 있어요. 그냥 문만 잠가놓은 거죠. 이 외에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빈집을 가진 분들도 계시고. 가재도구가 그대로 있는 빈집도 있습니다. 또 아예 텅 빈 집도 있는데요. 그런 집은 이웃들이 창고처럼 쓰기도 합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던 사람만 빠져나왔는데 빈집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이 생기는 거잖아요. 거기서 오는 ​서사적인 매력도 있고요. 그래서 빈집이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됐어요.


내용이 기대됩니다! ‘빈집’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계획인가요?



남해의 빈집들.

▲ 남해의 빈집. (이미지 제공 : 카카카팀)



우선 비주얼 인사이트 작업으로 사진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에요. 잡지도 커버스토리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의 이번 호 큰 축이 ‘빈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구체적인 것은 잡지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요. 사진 작업이 될 수도 있고, 그래픽이나 일러스트가 될 수도 있고.


그리고 문학작품을 기고 받을 예정입니다. 칼럼 같은 경우는 사회적인 언어를 사용하잖아요. 어떤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고 선명한 입장을 드러내야 하고요. 하지만 ​문학작품은 보는 사람이 더 다양한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나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형식으로 기고 받을 예정입니다.


간행물 서문의 ‘잘 살아간다는 건 잘 사라질 줄 알아야 하는 것’이란 말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죽어가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라고 생각해요. 잘 죽어가는 것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죠. 저희가 다루는 지방 도시, 남해는 소멸해가고 있어요. 저희는 소멸해가는 남해의 이야기를 독립잡지에 담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해요. 남해가 소멸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결국 남해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잘 살아간다는 건 잘 사라질 줄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남해의 1, 2, 3차 산업 종사자 6인과 이미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종사하는 산업 분야에 따라 지역에서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나요?



남해의 시장 풍경. 젊은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남해의 시장 풍경. 젊은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일단 모두 남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계셨어요. 남해의 경관에도 자부심을 느끼고 계셨고요. 하지만 1차 산업 종사자 분과 2, 3차 산업 종사자분들의 삶이 다르다 보니 주목하시는 이슈에 차이가 있었어요. 저희가 만난 1차 산업 종사자분들은 농부, 어부셨어요. 농업은 농산물 유통의 어려움, 어업은 과거에 비해 감소한 포획량, 젊은 노동인구 감소에 초점을 맞추셨습니다.


반면 2, 3차 산업 종사자분들은 관광, 서비스 차원에서 많이 접근하세요. 남해 거주 인구는 4만 명이지만 올해 14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해요. 거주 인구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수죠. 그런데 남해는 관광을 위한 기반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요. 2, 3차 산업 종사자분들은 이런 점에 가장 문제의식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처음’이라는 점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출판사를 차린 후 처음으로 책을 발간하는 것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어요. 출판업계가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겪는 어려움이 많네요. 이 외에 잡지에 문학작품을 기고해주시는 작가들과 소통하는 과정도 힘들었고, ‘잘 만들어진 책은 무엇일까?’란 고민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책이 실물로 한 번 나와야 감이 제대로 잡힐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남해 시내 곳곳의 모습들. 사진은 한 민가와 공중목욕탕

▲ 남해 시내 곳곳의 모습들. 사진은 한 민가와 공중목욕탕.



지방 도시를 보는 시선들이 다양하고 재밌게 변화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일단 저희가 펀딩에 성공해서 책이 잘 팔린 후에야 기대할 수 있는 효과겠지만요.(웃음) 수도권에 거주하다 보면 지방 도시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할 기회가 줄어들어요. 그렇다 보면 대상화된 이미지를 재생산하기 쉽죠. 예를 들어, '시골'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삶의 모습들이 있잖아요? 새벽에 일어나서 밭 매러 가고, 물질하고, 저녁 일찍 잠들고. 이런 거요. 저희가 귀촌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만 사는 건 아니거든요.


이렇게 지방의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 지방을 보는 시선이 전형적인 면에서 벗어나 더욱 풍성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지역 네트워크를 활성화해서 다른 관점으로 지방의 문제에 접근해보는 것이죠. 저희가 출간할 책이 그런 효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카카카' 팀의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 텀블벅 링크 

▲ '카카카' 팀의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 텀블벅 링크


‘카카카’팀에게 인문이란 무엇인가요?



카카카 사진



혹시 문화의 반대말이 뭔지 아시나요? ‘자연’이에요. 문화는 인간이 만들어 낸 인위적 행위의 산물인 거죠.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을 문화, 즉 인문이라고 통칭한다면 저희는 지방 도시의 ‘인문’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소멸하는 방법>이 다루고자 하는 것은 지방의 생활양식을 더 주목해서 보고 경험하고, 기록해내는 것이기에, 인문이란 저희 팀이 계속 다루고 바라봐야 할 대상인 것 같아요.


‘카카카’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늘근나무 창작노트 이상우 지음 야생연극 젊은 연극작가를 위한 창작노트 3막 1,109장 나의 시간

▲ 야생연극: 젊은 연극작가를 위한 창작 노트 3막 1,109장 (이상우 저)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야생연극: 젊은 연극작가를 위한 창작 노트 3막 1,109장(이상우 저)’이라는 책이에요. 잠언과 조각 글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연극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데 이것이 인문에 대한 고민과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 연극이 잘 쓴 연극인지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듯, 인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죠.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 그것이 인문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세상에 던지고 싶습니다" - 카카카 팀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221629429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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