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Quick Menu
뉴스레터 구독신청
인문행사 정보등록
이벤트 참여
디지털 시대, 청소년에게 필요한 인간다움
강경균
2025-07-28
들어가며
“....이제는 글감이 주어지면 눈이 번쩍 뜨이기도 한다.
생각의 눈이든 마음의 눈이든, 눈을 뜬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그래서인지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인문이라는 게 어려운 단어인 줄 알았는데, 눈을 감았어도 다시 뜨게 해 주는 것 같다.”
- 2023년 청소년 인문교실 참여 수기집 중에서-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에서 인문학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인문학을 통해 삶의 지혜로 이어지고,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앞서 소개된 청소년 인문교실에 참여한 한 학생의 수기에서처럼, 청소년기에서 인문학을 만나면, 인문학은 그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고, 성찰을 통해 희망을 안겨준다.
왜 인문학이 청소년에게 필요한가?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국내·외 교육 현장에서는 미래세대의 핵심역량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로,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능숙하게 다루고 활용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보와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은 물론,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 및 디지털 시민의식과 안전에 대한 교육적 요구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해 미디어나 텍스트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인간의 자유 의지인 주체적 사고와 책임 있는 참여 능력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인문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거나 효율적인 질문을 위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인문학은 균형 잡힌 사고와 주체적인 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또한 청소년이 인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배우며,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운다.
청소년에게 인문학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 아닌, 몸과 마음의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인문학의 진정한 목적은 지식인의 육성이 아니라, ‘나다운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지속적인 성장에 있다.
한국교육개발원(2024)의 「중등학교 인문교양 수준의 국제 비교 결과」에 따르면, OECD 37개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교과 지식과 학습역량은 우수하지만,
타자(인간/비인간)와의 관계 및 주체적 자아 영역은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또한, 인문교양의 유형별로는 학업 성취 주도군, 균형 성취군, 정서 발달 주도군, 잠재 균형군, 지식 집중군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학업 성취 주도군에 속한다고 분석되었다.
반면, 국민 행복도가 높은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는 균형 성취군에 해당하였으며, 국가의 인문교양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국민의 행복도가 높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의 행복감 증진과 국가의 전반적인 행복도 향상을 위해, 조화롭고 균형 잡힌 인문소양 함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이 인문학을 지식 중심으로 접근하고, 학습 역량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서사 속 갈등을 통해 나와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타인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대화의 기회를 통해 자아와 타자, 현실과 세계를 이해하고 성찰하며, ‘우리’라는 공동체를 인식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야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에게 인문학은 단순히 책을 읽고 개념을 익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스스로 찾아가고 성찰하는 태도와 자세를 기르는 것이 필수적이다.
청소년 인문학 활성화를 위한 3가지 방안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예술위원회와 함께 청소년의 인문소양 향상과 인문문화정신의 확산을 목적으로, 2023년부터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까지는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청소년수련시설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및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현재 2025년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이 운영 중에 있으며, 이 사업의 운영 내용과 성과를 바탕으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청소년 인문교실 대상 확대
‘청소년 인문교실’은 2025년부터 기존의 취약계층 청소년에서 특성화고등학교 및 일반 청소년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문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심신이 건강한 산업인, 창의융합형 산업인, 소통·협업하는 산업인을 양성을 지향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교과와 보통교과와의 조화 및 인문학적 소양의 함양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인문학의 날개를 통한 특성화고 학생의 도약’을 목표로,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의 적용 대상을 특성화고등학교까지 확대한 것이다.
특성화고등학교와 더불어 인문교실 대상의 확대는 고립·은둔 상태의 청소년에게도 필요하다.
작년 가을, 필자는 사회적 관계 형성과 외부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은둔 청소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문학의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깨달았다.
사례를 소개하면, 청소년은 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기관의 상담과 치료를 받았지만, 가장 큰 용기와 위로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직접 쓴 글'이었다.
힘들 때마다 그는 그 글을 꺼내 읽으며 스스로를 다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문학적 글쓰기는 은둔 상태에 놓인 청소년에게 단순한 활동을 넘어, 자신을 회복하는 치료제이자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삶의 방향과 의미를 발견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대체로 낮은 행복감과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는 은둔 청소년에게 인문학은 단지 학문이 아니라, 가족 혹은 학교에서의 상처로 길을 잃고 고립된 이들이 다시 삶의 방향을 찾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 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2 체험과 소통의 인문학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의 참여자, 운영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지, 면담, 수기집 등을 분석하여 사업의 효과를 살펴본 결과,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은 높은 만족도와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며,
참여 청소년과 운영자 모두 지속적인 운영의 필요성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사업은 무엇보다 ‘말랑한 인문학’, 즉 친근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인문학에 접근하는 시도를 통해 청소년 인문학 활성화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특히 학교 수업과는 다른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보다 흥미롭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었던 점이 주목할 만하다.
처음 참여한 청소년들은 인문학에 큰 관심이 없었고 수업에 대한 기대도 낮았지만,
영화, 랩, 소설 등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고, 연극과 자유로운 토론 활동을 통해 점차 흥미를 느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수업은 새로운 지식이나 시선을 강요하지 않았고, 결과 중심의 평가보다는 삶의 자양분이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수업으로 운영되었다.
이러한 수업은 청소년이 그 동안 인문학에 대해 갖고 있던 지루함과 괴리감을 해소해 주었다.
청소년들은 이 수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감정을 구체적이고 전달력 있게 공유하는 능력을 키웠다.
나아가 스스로 사유의 틀을 만들고, 사회 변화를 이해하며, 문학 속 인물들과의 공감을 통해 윤리적 판단과 가치 성찰을 경험했다.
또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와 토론을 통해 올바른 소통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였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자아 의식이 향상되고 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당당하고 행복한 삶의 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3 청소년 인문 살롱(salon)으로서 청소년 ‘자유공간’ 운영
청소년이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에서 인문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과 수업 방식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학교 밖에서의 자유로운 공간이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청소년들은 경직된 분위기보다 자유롭고 열린 환경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더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학교 안의 교사나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속이 아니라, 학교 밖 좀 더 유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훨씬 친숙하고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유다.
청소년 인문학이 청소년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 즉 공간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지역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자유공간’은 인문학과 청소년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약 200여 개의 ‘청소년 자유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시설로써 법적 기반이나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지자체는 이를 청소년수련시설·이용시설 규정을 준용하거나 자치법규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은 자율적 성격을 지닌 카페형·소규모 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청소년과 친숙히 다가가고자 한다.
여성가족부의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2023~2027)에서는 지역 내 유휴 시설을 활용한 소규모 청소년 활동 공간 설치와 관리 방안을 포함해, 청소년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구감소지역 청소년성장지원 시범사업’에서는 ‘청소년 자유공간 설치’가 주요 사업으로 운영되며, 인프라 확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청소년 자유공간’에서는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인문학 프로그램 역시 이곳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기존 ‘청소년 인문교실’이 학교의 형식에서 벗어난 공간과 자유로운 수업 방식을 제공하여 청소년의 참여도를 높이고, 인문학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청소년 자유공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또래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양한 형식의 인문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보다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단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자신을 안전하게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지대로 기능한다.
이러한 공간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토론과 인문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청소년 인문 살롱(salon)’으로 발전시킨다면, 이는 청소년의 지적 성장과 인문 공동체 형성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나가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은 기존의 ‘딱딱한’ 인문학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보다 친근하고 유연한 ‘말랑한’ 인문학으로 다가가야 한다.
모든 청소년이 쉽게 참여할 수 있고, 표현과 소통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며,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때, 인문학은 비로소 청소년과 진정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운영된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은 올해로 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사업을 통해 인문학은 청소년에게 더욱 가까워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는 인문교실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청소년이 인문학을 통해 자신만의 사유의 틀을 형성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소통하는 힘을 기르고, 주체적인 존재로 성장해 나갈 때,
그들은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스스로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2014년 12월 ~ 현재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23년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 효과성 분석
• York University 방문학자(visiting scholar)(2023.1.1.~12.31)
• 2022년 1월 ~ 22년 12월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진로개발센터장
• KAIST IP영재기업인교육원 교육자문위원(2020.3 ~ 2022.2)
------------------------------------------------------
• 2006년 2월 : 한국교원대학교 기술교육전공 졸업 (교육학석사)
• 2011년 8월 : 충남대학교 기술육전공 졸업 (교육학박사)
• 2014년 2월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술경영전공 졸업(경영학 석사)
---------------------------------------------------
• 주요 연구 분야
청소년 기업가정신 정책 및 교육 프로그램 연구
청소년 진로 정책 및 활동 연구
청소년 인문학 활성화 및 인문 프로그램 연구 등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청소년 성장의 나침반: ‘말랑한 인문학’으로 다가가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댓글(0)
0 / 500 Byte
김세훈
청소년 성장의 나침반: ‘말랑한 인문학’으로 다가가기
디지털 시대, 청소년에게 필요한 인간다움
강경균
2025-07-28
들어가며
“....이제는 글감이 주어지면 눈이 번쩍 뜨이기도 한다.
생각의 눈이든 마음의 눈이든, 눈을 뜬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그래서인지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인문이라는 게 어려운 단어인 줄 알았는데, 눈을 감았어도 다시 뜨게 해 주는 것 같다.”
- 2023년 청소년 인문교실 참여 수기집 중에서-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에서 인문학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인문학을 통해 삶의 지혜로 이어지고, 더 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앞서 소개된 청소년 인문교실에 참여한 한 학생의 수기에서처럼, 청소년기에서 인문학을 만나면, 인문학은 그들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고, 성찰을 통해 희망을 안겨준다.
왜 인문학이 청소년에게 필요한가?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국내·외 교육 현장에서는 미래세대의 핵심역량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로,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능숙하게 다루고 활용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보와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은 물론, 디지털 기술 역량 강화 및 디지털 시민의식과 안전에 대한 교육적 요구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해 미디어나 텍스트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인간의 자유 의지인 주체적 사고와 책임 있는 참여 능력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인문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거나 효율적인 질문을 위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인문학은 균형 잡힌 사고와 주체적인 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또한 청소년이 인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배우며,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운다.
청소년에게 인문학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 아닌, 몸과 마음의 활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인문학의 진정한 목적은 지식인의 육성이 아니라, ‘나다운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지속적인 성장에 있다.
한국교육개발원(2024)의 「중등학교 인문교양 수준의 국제 비교 결과」에 따르면, OECD 37개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교과 지식과 학습역량은 우수하지만,
타자(인간/비인간)와의 관계 및 주체적 자아 영역은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또한, 인문교양의 유형별로는 학업 성취 주도군, 균형 성취군, 정서 발달 주도군, 잠재 균형군, 지식 집중군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학업 성취 주도군에 속한다고 분석되었다.
반면, 국민 행복도가 높은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는 균형 성취군에 해당하였으며, 국가의 인문교양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국민의 행복도가 높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의 행복감 증진과 국가의 전반적인 행복도 향상을 위해, 조화롭고 균형 잡힌 인문소양 함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이 인문학을 지식 중심으로 접근하고, 학습 역량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서사 속 갈등을 통해 나와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타인을 이해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대화의 기회를 통해 자아와 타자, 현실과 세계를 이해하고 성찰하며, ‘우리’라는 공동체를 인식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야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에게 인문학은 단순히 책을 읽고 개념을 익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스스로 찾아가고 성찰하는 태도와 자세를 기르는 것이 필수적이다.
청소년 인문학 활성화를 위한 3가지 방안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예술위원회와 함께 청소년의 인문소양 향상과 인문문화정신의 확산을 목적으로, 2023년부터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까지는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청소년수련시설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및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현재 2025년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이 운영 중에 있으며, 이 사업의 운영 내용과 성과를 바탕으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청소년 인문교실 대상 확대
‘청소년 인문교실’은 2025년부터 기존의 취약계층 청소년에서 특성화고등학교 및 일반 청소년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문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심신이 건강한 산업인, 창의융합형 산업인, 소통·협업하는 산업인을 양성을 지향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교과와 보통교과와의 조화 및 인문학적 소양의 함양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인문학의 날개를 통한 특성화고 학생의 도약’을 목표로,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의 적용 대상을 특성화고등학교까지 확대한 것이다.
특성화고등학교와 더불어 인문교실 대상의 확대는 고립·은둔 상태의 청소년에게도 필요하다.
작년 가을, 필자는 사회적 관계 형성과 외부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은둔 청소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문학의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깨달았다.
사례를 소개하면, 청소년은 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기관의 상담과 치료를 받았지만, 가장 큰 용기와 위로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직접 쓴 글'이었다.
힘들 때마다 그는 그 글을 꺼내 읽으며 스스로를 다잡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문학적 글쓰기는 은둔 상태에 놓인 청소년에게 단순한 활동을 넘어, 자신을 회복하는 치료제이자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삶의 방향과 의미를 발견하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며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대체로 낮은 행복감과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는 은둔 청소년에게 인문학은 단지 학문이 아니라, 가족 혹은 학교에서의 상처로 길을 잃고 고립된 이들이 다시 삶의 방향을 찾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 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2 체험과 소통의 인문학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의 참여자, 운영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지, 면담, 수기집 등을 분석하여 사업의 효과를 살펴본 결과,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은 높은 만족도와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며,
참여 청소년과 운영자 모두 지속적인 운영의 필요성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사업은 무엇보다 ‘말랑한 인문학’, 즉 친근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인문학에 접근하는 시도를 통해 청소년 인문학 활성화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특히 학교 수업과는 다른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보다 흥미롭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었던 점이 주목할 만하다.
처음 참여한 청소년들은 인문학에 큰 관심이 없었고 수업에 대한 기대도 낮았지만,
영화, 랩, 소설 등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고, 연극과 자유로운 토론 활동을 통해 점차 흥미를 느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수업은 새로운 지식이나 시선을 강요하지 않았고, 결과 중심의 평가보다는 삶의 자양분이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수업으로 운영되었다.
이러한 수업은 청소년이 그 동안 인문학에 대해 갖고 있던 지루함과 괴리감을 해소해 주었다.
청소년들은 이 수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감정을 구체적이고 전달력 있게 공유하는 능력을 키웠다.
나아가 스스로 사유의 틀을 만들고, 사회 변화를 이해하며, 문학 속 인물들과의 공감을 통해 윤리적 판단과 가치 성찰을 경험했다.
또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와 토론을 통해 올바른 소통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였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자아 의식이 향상되고 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당당하고 행복한 삶의 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3 청소년 인문 살롱(salon)으로서 청소년 ‘자유공간’ 운영
청소년이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에서 인문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과 수업 방식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학교 밖에서의 자유로운 공간이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청소년들은 경직된 분위기보다 자유롭고 열린 환경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더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학교 안의 교사나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속이 아니라, 학교 밖 좀 더 유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에게 훨씬 친숙하고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이유다.
청소년 인문학이 청소년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 즉 공간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지역 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자유공간’은 인문학과 청소년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약 200여 개의 ‘청소년 자유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시설로써 법적 기반이나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지자체는 이를 청소년수련시설·이용시설 규정을 준용하거나 자치법규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은 자율적 성격을 지닌 카페형·소규모 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청소년과 친숙히 다가가고자 한다.
여성가족부의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2023~2027)에서는 지역 내 유휴 시설을 활용한 소규모 청소년 활동 공간 설치와 관리 방안을 포함해, 청소년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구감소지역 청소년성장지원 시범사업’에서는 ‘청소년 자유공간 설치’가 주요 사업으로 운영되며, 인프라 확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청소년 자유공간’에서는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인문학 프로그램 역시 이곳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기존 ‘청소년 인문교실’이 학교의 형식에서 벗어난 공간과 자유로운 수업 방식을 제공하여 청소년의 참여도를 높이고, 인문학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청소년 자유공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또래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양한 형식의 인문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보다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단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자신을 안전하게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지대로 기능한다.
이러한 공간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토론과 인문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청소년 인문 살롱(salon)’으로 발전시킨다면, 이는 청소년의 지적 성장과 인문 공동체 형성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나가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은 기존의 ‘딱딱한’ 인문학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보다 친근하고 유연한 ‘말랑한’ 인문학으로 다가가야 한다.
모든 청소년이 쉽게 참여할 수 있고, 표현과 소통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며, 자유로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때, 인문학은 비로소 청소년과 진정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운영된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은 올해로 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사업을 통해 인문학은 청소년에게 더욱 가까워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는 인문교실이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청소년이 인문학을 통해 자신만의 사유의 틀을 형성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소통하는 힘을 기르고, 주체적인 존재로 성장해 나갈 때,
그들은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스스로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2014년 12월 ~ 현재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23년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 효과성 분석
• York University 방문학자(visiting scholar)(2023.1.1.~12.31)
• 2022년 1월 ~ 22년 12월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진로개발센터장
• KAIST IP영재기업인교육원 교육자문위원(2020.3 ~ 2022.2)
• 2023년 청소년 인문교실 사업 효과성 분석
------------------------------------------------------
• 2006년 2월 : 한국교원대학교 기술교육전공 졸업 (교육학석사)
• 2011년 8월 : 충남대학교 기술육전공 졸업 (교육학박사)
• 2014년 2월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술경영전공 졸업(경영학 석사)
---------------------------------------------------
• 주요 연구 분야
청소년 기업가정신 정책 및 교육 프로그램 연구
청소년 진로 정책 및 활동 연구
청소년 인문학 활성화 및 인문 프로그램 연구 등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청소년 성장의 나침반: ‘말랑한 인문학’으로 다가가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댓글(0)
인문학과 문화 리터러시
김세훈
다음글이 없습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