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아서 주체적으로 행동하여 일제강점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친일파와 적폐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었다면 지금 현대 한국은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특히 이 작품이 빛나는 것은 불우하게 세상을 떠났던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현재 힘들게 살아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위한 경제적, 정책적 지원 방향을 소설 속에서 모색한다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극에 이상한 일이
어느 날부터인가 사극 드라마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인이 갑자기 과거로 가서 역사를 바꾸는가 하면, 남자를 여자라고 우기거나 심지어는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내레이션의 중후한 목소리로 “본 드라마는 연출을 위해 역사적 사료에 나온 이야기를 이러이러하게 변용하였다”라고 이야기하며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전달하고자 애썼던 과거 드라마와는 완전히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이러한 변화의 계기 중간에는 IMF가 있다. 경제 위기가 도래하고 소비가 위축되자 국민들은 모두 TV 앞으로 모였다. 그러나 젊은 층은 지상파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고, 드라마 연출자 이병훈은 의대에 다니던 딸로부터 “친구들은 재미없고 칙칙한 사극을 아무도 안 봐요”라는 말을 듣고는 기존 사극 문법과 전혀 다른 사극을 만들어냈다. 바로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MBC 창사특집 드라마 <허준>이다. 기존 전통 사극에서 사용하던 흰색, 갈색, 검은색에서 벗어나 40가지 파스텔톤 의상을 전 연기자에게 입혔고 음악이나 사극 용어도 현대적으로 변화시켰다.1)이러한 시도는 드라마 <허준>을 국민 드라마의 반열로 올려놓는다. 2000년 이후 꿈의 시청률이라고 불리던 50%를 훌쩍 넘기고 63.7%를 달성하게 되니 말이다.
1) 김환표,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인물과사상사, 2012, p.225.
알던 역사와는 전혀 달라, ‘대체역사’ 장르의 특성
해당 작품들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 또는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가 익히 공유하는 역사와 다르게 가상으로 스토리를 구성한 역사 픽션 장르를 ‘대체역사’라고 부른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하면서부터 이전 시대에서 역사소설이라고 불렀던 문학의 범주에 가상의 역사, 그리고 주변부의 역사, 이를테면 야사까지도 모두 포함되면서 등장한 변종이라 할 수 있다.2)
2) 이지용, 「한국 대체역사소설의 서사 양상 연구 : 복거일의 『비명(碑銘)을 찾아서, 경성(京城), 쇼우와 62년』을 중심으로」, 단국대학교 학위논문, 2010, p.3.
한국에서 대체역사라는 장르가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복거일 작가의 소설 『비명(碑銘)을 찾아서』부터이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대체역사에 대해 “대체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어떤 중요한 사건의 결말이 현재의 역사와 다르게 났다는 가정을 하고 그 뒤의 역사를 재구성하여 작품의 배경으로 삼는 기법으로, 주로 ‘과학소설 Science Fiction’에서 쓰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복거일 소설가의 대체역사소설 <비명을 찾아서>(이미지 출처 : 문학과지성사)
실제 『비명을 찾아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 의해 죽지 않고 살아났고 1987년 당시 한국이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라는 가상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미국의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암살을 당했으며 그 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여 독일과 일본에게 점령되었다는 가정을 한 후 1960년대의 미국 사회를 그린 필립 K. 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 역시 ‘대체역사’라는 장르의 정의에 들어맞는다.
▲ 필립 K. 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이미지 출처 : 시공사)
대체역사소설은 단순 오락물, 역사 훼손?
그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체역사 장르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었다.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전쟁에서 이겼다면?’ ‘그 사람이 암살당했다면?’처럼 원래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바꾸는 것에서 ‘현대의 요리사가 조선시대에 가서 궁중요리를 한다면?’ ‘현대의 의사가 궁중 의사가 된다면?’처럼 새롭게 상상력을 전개하는 것으로 변화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정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을 일정 부분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변화된 대체역사 소설들은 SF 미학적 가치를 가진 작품이 아니며 단순한 오락소설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비난까지도 받고 있다.3)그런데 이들의 비난처럼 최근의 대체역사 소설은 정말 역사적 진실을 해칠 뿐인 오락용 글에 불과할까. 필자의 의견은 그렇지 않다는 쪽이다. 대체역사 소설은 역사를 오락용으로 즐기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는 역사적 아픔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비판하며, 나아가 그러한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대체역사 장르 창작이 활발한 웹소설 분야에서 다양한 예시를 준비해 보았다. 작품을 하나하나 함께 읽어보면서 프레임을 ‘대체역사 소설은 무엇인가?’ 가 아니라 ‘대체역사 소설을 왜 쓰는가?’로 옮겨가자.
3) 최애순, 「대체역사의 국내 수용 양상–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탄생하기까지」, 우리문학연구 61, 우리문학회, 2019, p.422.
‘웹소설’은 특유의 서술방식과 코드가 존재
웹소설은 전문적으로 웹소설만을 다루는 플랫폼(예 :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웹소설) 에서 5,500자 내외의 분절된 소설을 유료 상거래 하는 형식의 텍스트를 일컫는 명칭이다. 2018년에 발행된 「웹소설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주로 유통되는 서사의 내용은 판타지, 로맨스, 무협 등 장르문학이 대부분이다. 장르문학의 장르는 개별 작가의 예술 행위가 아니라 수많은 작품군의 집합이 오랫동안 상호작용하며 세부 코드와 서술 방식이 수사학적으로 정형화되는 것을 일컫는다. 장르의 초기 형태는 클리셰라고 부르는데 이는 주요한 서술 양식이 공식화되어 특정 플롯을 사용하였을 경우 어떤 효과를 얻는지 공식화된 서사를 일컫는 말이다.
▲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메인화면(이미지 출처 :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의 경우는 멀티태스킹 기기인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소비되는 만큼 근대의 독서 형태와는 다르게 산만한 독서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 도로나 강의실 등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독서는 과거 근대시대 독서가 지향하던 명상 개념으로서의 묵독(默讀)과 달리 순식간에 접속하고, 이내 텍스트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기에 독자가 텍스트에 몰입하기까지의 과정을 경제적으로 단축하여야 한다. 이것이 장르의 영역에서 흔히 말하는 ‘패턴’, 또는 ‘코드’라고 할 수 있다.
▲ 웹소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미지 출처 : 라온 E&M)
이러한 코드를 경제적으로 다루기 위해 웹소설은 대중이 이미 공유하고 있는 개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를테면 서인하 작가의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라는 작품의 제목을 살펴보자. 이 작품의 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로또 1등 당첨의 기분을 상상하게 만든다. 세금을 모두 떼고 13억이라는 돈을 받은 우리의 삶은 어떨 것인가. 그러한 기분과 상황을 공유한 이후 작가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래도 출근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로또 1등이라는 개념이 작가와 독자 사이에 공유되지 않는다면 이 소설의 충격은 감소할 것이다.
대체역사 장르는 이러한 코드를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형식이다. 우리나라 대중들은 의무교육 과정에서 한국의 역사를 배운다. 외세에 의해 격동의 시간을 겪었던 한국의 중세사, 그리고 근현대사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러한 과거를 극복하거나 전복하는 허구를 꿈꾼다. 그렇기에 대체역사 웹소설은 지나온 시대의 아픔과 아쉬움을 비평적으로 겨냥한다.
헬스트레이너 변신, 세종대왕 몸 만드는 ‘수양대군’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차돌박E 작가의 「근육조선」은 2019년 가장 화제가 되었던 대체역사 웹소설이다. 한때 사학과를 나왔고 피트니스 센터 코치로 일하던 주인공 ‘나’는 어느 날 자신이 수양대군의 몸에 빙의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평소 조선의 역사를 안타까워했던 주인공은 고기를 좋아하여 비만에 당뇨가 있었던 세종대왕을 장수하게 하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세종이 쉽사리 운동을 할 리 없다. 그래서 그의 아들인 주인공 수양대군은 ‘신체발부는 수지부모요 불감훼상이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즉 “자기의 신체는 부모님으로부터 이어 받은 것이니, 감히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효도의 시작이니라”라는 가르침을 역설하며 헬스와 효도를 유교사상 아래에서 합치시키며 현대사회의 체계적 운동기법을 조선시대 민중들에게 교육시킨다.
▲ 웹소설 <근육조선> 연재페이지(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다른 예시를 살펴보자. 한산이가 작가의 「닥터, 조선 가다」는 임진왜란 전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왕진 가방을 들고 조선시대에 떨어진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표 장군들의 지병을 고쳐주며 충신들의 신체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는 동시에 일본인들에게는 스테로이드를 과다 처방하여 부작용을 일으킨 뒤 부국강병한 미래를 만든다.
해당 웹소설들은 단순히 재미있고 유쾌한 사건들을 서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대체역사를 비평적 겨냥이라고 상술한 것은 해당 작품의 주인공들이 역사 속에서 살기 위해 수동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평하고 주체적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역사 속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대체역사의 비평은 단순히 ‘약한 한국’을 ‘강한 한국’으로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과 ‘젠더 감수성’에 대한 주목은 히스토리(history)를 허스토리(herstory)로 재편하고, 역사 속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 소수자들에 대해 재조명하는 과정이었다. 또 승자와 권력자들의 역사를 파편화된 소수자들의 역사로 재맥락화 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대체역사 웹소설은 이렇게 역사 속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사진을 다시금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 웹소설 <마이, 마이 라이프> 연재페이지(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파셔 작가의 「마이, 마이 라이프」의 주인공은 50년 전인 1962년으로 회귀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이때 그가 주목한 것은 한국의 경제 산업의 역군이었던 ‘여공’이었다. 1960년 할리우드 영화 붐과 브로드웨이 열풍, 흑인들의 가발 구매 열기와 국의 중국 무역 제재 등 세계의 다양한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의 주축 역할을 했으나 제대로 된 근무 환경을 제공받지 못했던 가발공장 여성 노동자들을 재조명한다. 이것은 앞서 소개한 「근육조선」이나 「닥터, 조선 가다」의 영웅 서사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주인공의 활약은 미래의 지식을 바탕으로 당시 근무하던 여공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제대로 대우하여 역사의 한 주축이자 주역으로 바로 세우는 것이었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과, 지원방안 모색도
이런 시도는 레고밟았어 작가의 「재벌강점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마법책장을 통해 2020년과 1930년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만일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아서 주체적으로 행동하여 일제강점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친일파와 적폐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었다면 지금 현대 한국은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특히 이 작품이 빛나는 것은 주인공이 역사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불우하게 세상을 떠났던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현재 힘들게 살아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위한 경제적, 정책적 지원 방향을 소설 속에서 모색한다는 점이다.
▲ 웹소설 <재벌강점기>(이미지 출처 : 디콘북)
주인공은 국내에 농업 콘체른4)을 후원하는가 하면, 안창호, 홍범도, 양기탁, 김구, 지청천, 신채호, 이승만 등 독립운동가를 지원한다. 원홍구(조류학자), 석주명(박물학자), 조복성(동물학자), 우장춘(육종학자), 유일한(기업인), 호미리(유일한 박사의 부인. 의사) 정재원(의사. 국내 최초 두유 개발자), 신용호(기업인. 교보생명 창업), 민병호(궁중선전관. 동화약방 창업), 민강(기업인. 민병호의 아들. 동화제약 초대 대표) 부자, 함석헌(사상가), 장준하(정치인. 독립운동가) 같은 인물들도 적극 돕는다. 소설 속에서 나오는 조류학자 원홍구에 대한 일화를 함께 살펴보자.
4) 경제 생산, 유통, 금융 따위의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법적으로 독립되어 있으면서 특정 은행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는 기업 결합 형태.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네. 충청남도 도지사가 된 만큼 이 지역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보려 합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뭣하지만…… 너무 의외입니다. 현 정치인들 중에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실 줄은 몰랐거든요. 이 혼란한 시국에 다들 한 자리 차지하기 바쁜데…….”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앞으로 근 50년 동안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백년 뒤에도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환경 호르몬, 발암 물질 등이 태연하게 버려진다. 심지어 이유식에 들어가거나 건축 자재, 아이들 장난감, 가습기 살균제 등에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역사, 이제부터는 조금 다를 것이다.
“사람 일도 길게 봐야 하는 법인데, 하물며 나라의 일은 어떻겠습니까? 인간 중심의 무분별한 개발은 결국 이 강산을 좀먹게 만들 겁니다. 후세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과 공기를 남겨 주려면 지금부터 초석을 닦아 놔야죠.”
“오오!”
내 말에 원홍구와 스나이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탄성을 지른다.5)
5) 레고밟았어. 앞의 글. p.64.
인용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작가의 서술은 단순히 과거 불운을 겪었던 한 인재에 대한 동정으로 그치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어설프게나마 인과적 맥락으로 끊임없이 연결한다. 이처럼 대체역사 소설은 단순히 오락거리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픔을 공유하고, 현실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자들에게 그 두 가지의 문제를 끊임없이 비평적으로 재맥락화하는 작업인 셈이다.
웹소설, ‘돈벌이 수단’, ‘자의적 왜곡’ 폄하는 곤란
웹소설 산업은 점차 발전하고 있고, 이 안에서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단순히 산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돈이 잘 벌린다/안 벌린다의 이분법으로, 또는 기존의 문학에서 견지하였던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다. 대체역사 소설에 가해지던 기존의 비평 역시 이러한 관점의 연장으로 ‘돈을 벌기 위해 역사를 창작자의 자의적으로 왜곡한다’는 식이다.
▲ 웹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만들어진 영화들(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사와 역사소설을 구분하고, 역사소설과 장르로서의 대체역사 소설을 구분하자. 이러한 구분이 섬세하게 이루어진다면, 독자들은 웹소설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그리고 재미있는 역사에 대한 비평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 전임 교수. 텍스트릿 팀장
1987년 경상남도 창원 출생. 2006년 『마왕성 앞 무기점』으로 작가 데뷔. 2018년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판타지 소설의 역사와 의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 중. 2018년 장르 비평팀 텍스트릿(http://textreet.net)을 결성. 서브컬처 비평집 『비주류 선언』 공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역사에 대한 흥미롭고 주체적인 상상과 비평, ‘웹역사소설’' 저작물은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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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흥미롭고 주체적인 상상과 비평, ‘웹역사소설’
이융희
2020-08-24
음성으로 듣기
15분 35초 읽기이 작품은 주인공이 2020년과 1930년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만일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아서 주체적으로 행동하여 일제강점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친일파와 적폐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었다면 지금 현대 한국은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특히 이 작품이 빛나는 것은 불우하게 세상을 떠났던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현재 힘들게 살아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위한 경제적, 정책적 지원 방향을 소설 속에서 모색한다는 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극에 이상한 일이
어느 날부터인가 사극 드라마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인이 갑자기 과거로 가서 역사를 바꾸는가 하면, 남자를 여자라고 우기거나 심지어는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내레이션의 중후한 목소리로 “본 드라마는 연출을 위해 역사적 사료에 나온 이야기를 이러이러하게 변용하였다”라고 이야기하며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전달하고자 애썼던 과거 드라마와는 완전히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이러한 변화의 계기 중간에는 IMF가 있다. 경제 위기가 도래하고 소비가 위축되자 국민들은 모두 TV 앞으로 모였다. 그러나 젊은 층은 지상파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고, 드라마 연출자 이병훈은 의대에 다니던 딸로부터 “친구들은 재미없고 칙칙한 사극을 아무도 안 봐요”라는 말을 듣고는 기존 사극 문법과 전혀 다른 사극을 만들어냈다. 바로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MBC 창사특집 드라마 <허준>이다. 기존 전통 사극에서 사용하던 흰색, 갈색, 검은색에서 벗어나 40가지 파스텔톤 의상을 전 연기자에게 입혔고 음악이나 사극 용어도 현대적으로 변화시켰다.1) 이러한 시도는 드라마 <허준>을 국민 드라마의 반열로 올려놓는다. 2000년 이후 꿈의 시청률이라고 불리던 50%를 훌쩍 넘기고 63.7%를 달성하게 되니 말이다.
1) 김환표,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인물과사상사, 2012, p.225.
알던 역사와는 전혀 달라, ‘대체역사’ 장르의 특성
해당 작품들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 또는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가 익히 공유하는 역사와 다르게 가상으로 스토리를 구성한 역사 픽션 장르를 ‘대체역사’라고 부른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하면서부터 이전 시대에서 역사소설이라고 불렀던 문학의 범주에 가상의 역사, 그리고 주변부의 역사, 이를테면 야사까지도 모두 포함되면서 등장한 변종이라 할 수 있다.2)
2) 이지용, 「한국 대체역사소설의 서사 양상 연구 : 복거일의 『비명(碑銘)을 찾아서, 경성(京城), 쇼우와 62년』을 중심으로」, 단국대학교 학위논문, 2010, p.3.
한국에서 대체역사라는 장르가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복거일 작가의 소설 『비명(碑銘)을 찾아서』부터이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대체역사에 대해 “대체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어떤 중요한 사건의 결말이 현재의 역사와 다르게 났다는 가정을 하고 그 뒤의 역사를 재구성하여 작품의 배경으로 삼는 기법으로, 주로 ‘과학소설 Science Fiction’에서 쓰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복거일 소설가의 대체역사소설 <비명을 찾아서>(이미지 출처 : 문학과지성사)
실제 『비명을 찾아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에 의해 죽지 않고 살아났고 1987년 당시 한국이 여전히 일본의 식민지라는 가상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는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미국의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암살을 당했으며 그 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여 독일과 일본에게 점령되었다는 가정을 한 후 1960년대의 미국 사회를 그린 필립 K. 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 역시 ‘대체역사’라는 장르의 정의에 들어맞는다.
▲ 필립 K. 딕의 소설 <높은 성의 사나이>(이미지 출처 : 시공사)
대체역사소설은 단순 오락물, 역사 훼손?
그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체역사 장르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었다.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전쟁에서 이겼다면?’ ‘그 사람이 암살당했다면?’처럼 원래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바꾸는 것에서 ‘현대의 요리사가 조선시대에 가서 궁중요리를 한다면?’ ‘현대의 의사가 궁중 의사가 된다면?’처럼 새롭게 상상력을 전개하는 것으로 변화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가정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을 일정 부분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변화된 대체역사 소설들은 SF 미학적 가치를 가진 작품이 아니며 단순한 오락소설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비난까지도 받고 있다.3) 그런데 이들의 비난처럼 최근의 대체역사 소설은 정말 역사적 진실을 해칠 뿐인 오락용 글에 불과할까. 필자의 의견은 그렇지 않다는 쪽이다. 대체역사 소설은 역사를 오락용으로 즐기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는 역사적 아픔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비판하며, 나아가 그러한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대체역사 장르 창작이 활발한 웹소설 분야에서 다양한 예시를 준비해 보았다. 작품을 하나하나 함께 읽어보면서 프레임을 ‘대체역사 소설은 무엇인가?’ 가 아니라 ‘대체역사 소설을 왜 쓰는가?’로 옮겨가자.
3) 최애순, 「대체역사의 국내 수용 양상–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탄생하기까지」, 우리문학연구 61, 우리문학회, 2019, p.422.
‘웹소설’은 특유의 서술방식과 코드가 존재
웹소설은 전문적으로 웹소설만을 다루는 플랫폼(예 :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웹소설) 에서 5,500자 내외의 분절된 소설을 유료 상거래 하는 형식의 텍스트를 일컫는 명칭이다. 2018년에 발행된 「웹소설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주로 유통되는 서사의 내용은 판타지, 로맨스, 무협 등 장르문학이 대부분이다. 장르문학의 장르는 개별 작가의 예술 행위가 아니라 수많은 작품군의 집합이 오랫동안 상호작용하며 세부 코드와 서술 방식이 수사학적으로 정형화되는 것을 일컫는다. 장르의 초기 형태는 클리셰라고 부르는데 이는 주요한 서술 양식이 공식화되어 특정 플롯을 사용하였을 경우 어떤 효과를 얻는지 공식화된 서사를 일컫는 말이다.
▲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메인화면(이미지 출처 :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의 경우는 멀티태스킹 기기인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소비되는 만큼 근대의 독서 형태와는 다르게 산만한 독서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 도로나 강의실 등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독서는 과거 근대시대 독서가 지향하던 명상 개념으로서의 묵독(默讀)과 달리 순식간에 접속하고, 이내 텍스트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기에 독자가 텍스트에 몰입하기까지의 과정을 경제적으로 단축하여야 한다. 이것이 장르의 영역에서 흔히 말하는 ‘패턴’, 또는 ‘코드’라고 할 수 있다.
▲ 웹소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이미지 출처 : 라온 E&M)
이러한 코드를 경제적으로 다루기 위해 웹소설은 대중이 이미 공유하고 있는 개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를테면 서인하 작가의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라는 작품의 제목을 살펴보자. 이 작품의 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로또 1등 당첨의 기분을 상상하게 만든다. 세금을 모두 떼고 13억이라는 돈을 받은 우리의 삶은 어떨 것인가. 그러한 기분과 상황을 공유한 이후 작가는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래도 출근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로또 1등이라는 개념이 작가와 독자 사이에 공유되지 않는다면 이 소설의 충격은 감소할 것이다.
대체역사 장르는 이러한 코드를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형식이다. 우리나라 대중들은 의무교육 과정에서 한국의 역사를 배운다. 외세에 의해 격동의 시간을 겪었던 한국의 중세사, 그리고 근현대사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러한 과거를 극복하거나 전복하는 허구를 꿈꾼다. 그렇기에 대체역사 웹소설은 지나온 시대의 아픔과 아쉬움을 비평적으로 겨냥한다.
헬스트레이너 변신, 세종대왕 몸 만드는 ‘수양대군’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차돌박E 작가의 「근육조선」은 2019년 가장 화제가 되었던 대체역사 웹소설이다. 한때 사학과를 나왔고 피트니스 센터 코치로 일하던 주인공 ‘나’는 어느 날 자신이 수양대군의 몸에 빙의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평소 조선의 역사를 안타까워했던 주인공은 고기를 좋아하여 비만에 당뇨가 있었던 세종대왕을 장수하게 하면 우리나라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세종이 쉽사리 운동을 할 리 없다. 그래서 그의 아들인 주인공 수양대군은 ‘신체발부는 수지부모요 불감훼상이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즉 “자기의 신체는 부모님으로부터 이어 받은 것이니, 감히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효도의 시작이니라”라는 가르침을 역설하며 헬스와 효도를 유교사상 아래에서 합치시키며 현대사회의 체계적 운동기법을 조선시대 민중들에게 교육시킨다.
▲ 웹소설 <근육조선> 연재페이지(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다른 예시를 살펴보자. 한산이가 작가의 「닥터, 조선 가다」는 임진왜란 전후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왕진 가방을 들고 조선시대에 떨어진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표 장군들의 지병을 고쳐주며 충신들의 신체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는 동시에 일본인들에게는 스테로이드를 과다 처방하여 부작용을 일으킨 뒤 부국강병한 미래를 만든다.
해당 웹소설들은 단순히 재미있고 유쾌한 사건들을 서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대체역사를 비평적 겨냥이라고 상술한 것은 해당 작품의 주인공들이 역사 속에서 살기 위해 수동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평하고 주체적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역사 속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대체역사의 비평은 단순히 ‘약한 한국’을 ‘강한 한국’으로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과 ‘젠더 감수성’에 대한 주목은 히스토리(history)를 허스토리(herstory)로 재편하고, 역사 속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 소수자들에 대해 재조명하는 과정이었다. 또 승자와 권력자들의 역사를 파편화된 소수자들의 역사로 재맥락화 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대체역사 웹소설은 이렇게 역사 속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사진을 다시금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 웹소설 <마이, 마이 라이프> 연재페이지(이미지 출처 : 리디북스)
파셔 작가의 「마이, 마이 라이프」의 주인공은 50년 전인 1962년으로 회귀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이때 그가 주목한 것은 한국의 경제 산업의 역군이었던 ‘여공’이었다. 1960년 할리우드 영화 붐과 브로드웨이 열풍, 흑인들의 가발 구매 열기와 국의 중국 무역 제재 등 세계의 다양한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의 주축 역할을 했으나 제대로 된 근무 환경을 제공받지 못했던 가발공장 여성 노동자들을 재조명한다. 이것은 앞서 소개한 「근육조선」이나 「닥터, 조선 가다」의 영웅 서사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주인공의 활약은 미래의 지식을 바탕으로 당시 근무하던 여공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제대로 대우하여 역사의 한 주축이자 주역으로 바로 세우는 것이었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사과, 지원방안 모색도
이런 시도는 레고밟았어 작가의 「재벌강점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마법책장을 통해 2020년과 1930년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만일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아서 주체적으로 행동하여 일제강점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친일파와 적폐를 제대로 청산할 수 있었다면 지금 현대 한국은 어떻게 변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특히 이 작품이 빛나는 것은 주인공이 역사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불우하게 세상을 떠났던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현재 힘들게 살아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을 위한 경제적, 정책적 지원 방향을 소설 속에서 모색한다는 점이다.
▲ 웹소설 <재벌강점기>(이미지 출처 : 디콘북)
주인공은 국내에 농업 콘체른4)을 후원하는가 하면, 안창호, 홍범도, 양기탁, 김구, 지청천, 신채호, 이승만 등 독립운동가를 지원한다. 원홍구(조류학자), 석주명(박물학자), 조복성(동물학자), 우장춘(육종학자), 유일한(기업인), 호미리(유일한 박사의 부인. 의사) 정재원(의사. 국내 최초 두유 개발자), 신용호(기업인. 교보생명 창업), 민병호(궁중선전관. 동화약방 창업), 민강(기업인. 민병호의 아들. 동화제약 초대 대표) 부자, 함석헌(사상가), 장준하(정치인. 독립운동가) 같은 인물들도 적극 돕는다. 소설 속에서 나오는 조류학자 원홍구에 대한 일화를 함께 살펴보자.
4) 경제 생산, 유통, 금융 따위의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법적으로 독립되어 있으면서 특정 은행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는 기업 결합 형태.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네. 충청남도 도지사가 된 만큼 이 지역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보려 합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뭣하지만…… 너무 의외입니다. 현 정치인들 중에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실 줄은 몰랐거든요. 이 혼란한 시국에 다들 한 자리 차지하기 바쁜데…….”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앞으로 근 50년 동안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백년 뒤에도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환경 호르몬, 발암 물질 등이 태연하게 버려진다. 심지어 이유식에 들어가거나 건축 자재, 아이들 장난감, 가습기 살균제 등에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역사, 이제부터는 조금 다를 것이다.
“사람 일도 길게 봐야 하는 법인데, 하물며 나라의 일은 어떻겠습니까? 인간 중심의 무분별한 개발은 결국 이 강산을 좀먹게 만들 겁니다. 후세 어린이들에게 깨끗한 물과 공기를 남겨 주려면 지금부터 초석을 닦아 놔야죠.”
“오오!”
내 말에 원홍구와 스나이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탄성을 지른다.5)
5) 레고밟았어. 앞의 글. p.64.
인용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작가의 서술은 단순히 과거 불운을 겪었던 한 인재에 대한 동정으로 그치지 않는다.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어설프게나마 인과적 맥락으로 끊임없이 연결한다. 이처럼 대체역사 소설은 단순히 오락거리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픔을 공유하고, 현실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자들에게 그 두 가지의 문제를 끊임없이 비평적으로 재맥락화하는 작업인 셈이다.
웹소설, ‘돈벌이 수단’, ‘자의적 왜곡’ 폄하는 곤란
웹소설 산업은 점차 발전하고 있고, 이 안에서 다양한 장르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단순히 산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돈이 잘 벌린다/안 벌린다의 이분법으로, 또는 기존의 문학에서 견지하였던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다. 대체역사 소설에 가해지던 기존의 비평 역시 이러한 관점의 연장으로 ‘돈을 벌기 위해 역사를 창작자의 자의적으로 왜곡한다’는 식이다.
▲ 웹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만들어진 영화들(이미지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사와 역사소설을 구분하고, 역사소설과 장르로서의 대체역사 소설을 구분하자. 이러한 구분이 섬세하게 이루어진다면, 독자들은 웹소설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그리고 재미있는 역사에 대한 비평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 대한 흥미롭고 주체적인 상상과 비평, '웹역사소설' ③
소설을 읽는다는 것, 역사 그 이상을 감각하는 일 ②
국가 간의 역사적 화해는 가능한가 ①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 전임 교수. 텍스트릿 팀장 1987년 경상남도 창원 출생. 2006년 『마왕성 앞 무기점』으로 작가 데뷔. 2018년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판타지 소설의 역사와 의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 중. 2018년 장르 비평팀 텍스트릿(http://textreet.net)을 결성. 서브컬처 비평집 『비주류 선언』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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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다는 것, 역사 그 이상을 감각하는 일
조해진
군자고
배병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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