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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나 아세요? 소비 관련 신조어

신조어로 살펴본 소비 트렌드의 변화

이중일

2019-12-30

 

사회 구조의 변화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더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과거 소비 패턴이 생활필수품과 저축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문화생활, 미용, 여행 등 개인 중심의 소비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한편 쓸 돈은 많고 벌어들이는 돈은 점점 적어지고 있다. 양극화가 고착화됨에 따라 벌어들이는 소득의 수준도 개인 간 큰 차이를 보인다. 각자가 처한 경제 여건에 따라 소비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경험의 폭도 덩달아 제한된다.

 

최근 주목할 만한 소비 패턴 변화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역시 1인 가구의 급증을 꼽을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의 주체가 개인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소포장 식품뿐 아니라 빠른 시간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혼밥’은 이미 일상화되었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편도’족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전자제품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원룸과 오피스텔 등 1인 주거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업계는 이들의 수요에 맞춘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들에게 대용량 세탁기와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큰 밥솥은 애물단지일 뿐이다.

 

물건을 소유하거나 외형에 집착하지 않고 기능만을 취하는 이른바, ‘공유경제’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공유경제의 대표 모델은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로 대변되는 공유차량과 숙박산업이다. 이들 업계는 전통 소비 모델과는 달리, 기왕에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타인에게 대여하여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윈윈(WinWin)’하자는 개념을 근본으로 삼고 있다.

 

소비 시장의 변화를 표현하는 새로운 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변화에 민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달라진 소비 환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들 용어를 통해 가벼운 주머니 사정이 만들어낸 개인의 자조적 감정도 얼핏 읽을 수 있다. '홀로', '쓸쓸히', '형편없는 저녁을 먹고', '반려견을 품에 안은 채', '잠 못 이룬다'. 비록 단번에 의미를 이해할 수 없고, 줄임말, 외래어, ‘콩글리시’가 기본이지만, 바로 지금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소비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소비 트렌드 신조어 15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성한 신조어. 직역하면 ‘수면 경제’란 뜻으로 ‘잠’과 관련된 산업 전반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수면제나 침구 시장에 한정되었으나, 최근에는 식품 산업 전반, IT분야, 수면클리닉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  케모포비아(Chemofobia) -화학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과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fobia)가 합해져 만들어진 신조어로 화학성분에 대한 공포를 이른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 생리대 안정성 논란까지 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널리 퍼진 용어.   펫팸족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가족을 의미하는 패밀리(family)가 합쳐진 신조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에 큰 비중을 둔 사람들을 의미한다. 1~2인 가구의 급증과 고령화 시대의 도래로 펫팸족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  홈트족 -헬스장이나 체육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혼자 ‘홈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리테일 테크  -소매를 뜻하는 리테일(retail)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합한 용어. 리테일테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속속 일상생활에 접목됨에 따라,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패스트푸드점에 확산되고 있는 무인계산대(키오스크)가 이에 해당한다.   쓸쓸비용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용한 비용을 가리키는 용어. 기분전환을 위해 혼자 영화를 보거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산 인형, 게임기, 식물 등이 쓸쓸비용에 해당한다.   멍청비용 -멍청하지 않았다면 지출되지 않았을 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금요일 저녁 영화를 예매했는데, 관람 날짜를 착각해서 영화 예매를 위해 지출한 돈을 잃어버린 경우 등을 의미한다.   페이크슈머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fake)와 소비자를 뜻하는 영어 단어 컨슈머(consumer)를 결합한 용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소비생활을 의미한다. 가령 비싼 캠핑용품을 구매해 야외로 나가는 대신 인디언텐트 하나로 거실에서 기분을 내는 식의 소비 방식을 의미.   미닝 아웃(meaning out) -자신의 신념(meaning)을 공개(out)한다는 뜻으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신념을 드러냄을 의미한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또한 개인의 소비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 아웃의 한 가지 예.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가치 소비와 지속가능한 소비를 일컫는 용어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지양하고 텀플러 등 개인이 재사용 재활용 가능한 제품을 사용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 운동 중 하나.   펀슈머 -가성비를 넘어 가격 대비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식스포켓 세대 -아이들이 큰 관심을 받는 세대. ‘식스 포켓’이란 한 자녀를 위해 부모, 친 조부모, 외 조부모 6명이 지갑을 연다는 말을 일컫는 것. 최근에는 이모와 고모, 삼촌까지 가세한 ‘세븐 포켓’, ‘에잇 포켓’이 아동 상품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싫존주의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달라는 의미를 담은 용어 또는 싫어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밝히는 행동.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가심비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뜻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한 ‘가성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나포츠족 -나이트(밤)+스포츠(운동)을 합친 합성어. 퇴근 후 저녁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 디자인 - 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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