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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레트로 게임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① 레트로 게임

이중일

2019-07-29

 

 

최초의 디지털(전자) 게임은 무엇일까?


팩맨 캐릭터 유령


21세기 인류의 대표적 놀이 문화를 꼽자면 단연 디지털 게임이 아닐까? “영화 <시민 케인>의 주인공이 21세기에 태어났다면 ‘로즈버드’가 아닌 ‘마리오’라 말했을 것이다”라는 『조이스틱 네이션 Joystick Nation』의 저자 헤르츠(J.C. Herz)의 농담이 단순한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21세기 이전 세대의 추억의 놀이가 썰매나 연이었다면, 그 이후 세대의 향수 어린 놀이는 <슈퍼마리오>나 <팩맨> 등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아케이드 게임으로 집중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이 농담이 궁금하다면 오손 웰즈의 걸작 <시민 케인>을 볼 것). 


그렇다면 무엇이 최초의 디지털 게임일까? 그 시작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이르다. 1948년에 개발된 <튜로챔프>(turochamp)는 체스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발표되었지만 이후 상용화되거나 실제로 컴퓨터에서 구현되지는 않았다. <튜로챔프> 외에도 초기 비디오게임으로 언급되는 게임이 여럿 있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게임이라기보다 프로그램에 가까운 형태다. 당시의 디지털 게임은 현재 우리가 즐기는 유희와 여가로서의 게임과는 거리가 먼, 대부분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1950년 전후, 초기 컴퓨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던 시기에 ‘컴퓨터로 가능한 일’을 시연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 초기 디지털 게임인 것이다.  



유년의 추억을 공유하는 ‘레트로 게임’



전자 게임에 빠져 있는 소년의 뒷모습


최근 앞다투어 출시되는 신작 게임은 첨단 디지털 환경이 제공하는 빈틈없이 강력한 기술에 힘입어 사용자를 잠시도 한눈 팔지 못하게 만든다. 생과 사의 기로 속에 포성과 비명, 선혈이 난무한다. 게임을 하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게임이 아니다. 


게이머의 각오는 전투에 임하는 병사처럼 비장하다. 게임 속에서 게이머는 해야 할 일이 많고,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적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일격필살의 능력도 발휘해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전투를 승리로 이끌 의무가 각자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최신 게임의 특성은 이따금 우리를 가만히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한다. ‘왜 이래야만 하는가, 우리가 함께 웃고 즐겼던 게임은 본래 어떤 모습이었지?’ 


그러자 어떤 익숙한 목소리가 아련히 귓전에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엄마, (오락실 가게) 백 원만!" 

그 시절 우리는 어머니에게 오락실 가겠다며 입을 뗄 만한 용기가 없었다. 솔직하게 고했다가 벌어질 일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전 몇 닢을 손에 쥐는 날이면, 어느 동네마다 한둘은 있던 오락실로 달려가 즐겼던 게임들이 있었다.  8,90년대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추억의 한 자락으로 남아 있을 그런 게임들 말이다. 


생존과 파괴의 이분법이 기본인 최근 게임의 경향과는 달리, 그 시절 우리가 탐했던 게임에는 보다 안락한 스토리가 있었고, 부드러운 자극이 있었고, 숨결이 느껴지는 친구와의 우정이 있었다. 연탄집게를 바짝 쥐고 오락실까지 찾아온 엄마에 대한 기억의 편린도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그 시절 어떤 게임이 지금의 우리를 향수하게 만드는 것일까? 

오랜만에 기억을 더듬어,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옛 게임들을 떠올려본다. 


 

나이순으로 살펴본 레트로 게임계의 슈퍼스타들   1.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 : 42세  특징 : 외계인, 압박 공격    Tip : 이 게임엔 끝이 없다. 단지 기록 갱신만 있을 뿐...   사진 /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 출처 : 유튜브 캡쳐  1978년 ‘타이토’(Taito) 사에서 출시한 아케이드 게임. 적이 공격해오는 고정화면형 슈팅 게임. 슈팅 게임의 시조 격.   2. 팩맨(pac-man) : 40세 특징 : 편식 없음, 무한 먹방   Tip : 많이 먹을수록 유령이 약해진다.   사진 / ‘팩맨(pac-man)’ 출처 : 유튜브 캡쳐  1980년 5월 발매된 <남코>(Namco)의 간판 게임. 가장 성공한 아케이드 게임으로 2005년 기네스북에 등재.   3. 슈퍼마리오(Super Mario) : 39세  특징 : 점프, 밟기, 버섯 먹기, 공주바라기 Tip : 망치와 불꽃슛이 필살기!  천하의 슈퍼마리오도 출연작에선 이름이 없었다. 1981년 아케이드 게임인 <동키콩>에 무명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1985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로 대히트를 친 후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게임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갤러가(galaga) : 39세 특징 : 배경음악을 도입한 최초의 게임, 슈팅 연사, 벌레의 역습  Tip : 적들 각자의 성격을 파악하자. 사진 / ‘갤러가(galaga)’ 출처 : 유튜브 캡쳐  1981년 <남코>(namco)에서 발매된 아케이드 게임. 갤러그 혹은 벌레잡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고정 화면형 슈팅 게임. 명실상부 고전 게임의 대명사.  4. 폰포코(Ponpoko) : 37세 사진 / ‘폰포코(Ponpoko)’, 일명 ‘너구리’ 출처 : 유튜브 캡쳐  특징 : 너구리지만 채식주의자  Tip : 압정을 피하라!   1983년 1월, <시그마>(sigma) 사에서 출시. 우리나라에선 ‘너구리’라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캐릭터 모델은 ‘라쿤’이다.    5. 테트리스(Tetris) : 36세  사진 / 테트리스 사진 1 사진 2 (병렬) / ‘테트리스(Tetris)’ 출처 : 유튜브 캡쳐  특징 : 시간 순삭, 중독 주의    Tip : 결코 당황하지 말 것!  1984년 6월 구 소련의 프로그래머 알렉세이 파지트노프가 처음 디자인하고 프로그래밍 한 게임. 1980년대 가정용 컴퓨터 시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역사 상 최고의 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게임. 첫 출시 이후로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성을 보강해 제작되고 있다. 현재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게임.  6. 마계촌(Ghosts 'n Goblins) : 35세 사진 / ‘마계촌(Ghosts 'n Goblins)  출처 : 유튜브 캡쳐  특징 : 난이도 높음, 다양한 아이템 Tip : 호연지기를 가질 것!  1985년 캡콤(Capcom)에서 발매된 횡스크롤 아케이드 게임. 보드게임으로도 출시된 바 있다. 기사 ‘아서(Arthur)’는 사탄에게 납치된 공주를 구하기 위해 마계로 향한다.    7. 버블보블(Bubble bobble) : 34세 사진 / ‘버블보블(Bubble bobble)’ 출처 : 유튜브 캡쳐  특징 : 유명한 배경 음악, 2인 플레이 가능 Tip : 더 이상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 최고 점수는 9,999,990점  1986년 타이토(Taito) 사에서 출시한 아케이드 게임. ‘버블 드래곤’이 다른 동물들을 거품으로 붙잡아 물리치는 게임이다.   8.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 : 31세  사진 /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 출처 : 유튜브 캡쳐  특징 : 사실적이고 부드러운 움직임 Tip :  왕자의 죽음 장면에서 트라우마 주의!  1989년, <브로더번드>(Brøderbund Software)가 개발, 출시한 판타지 시네마틱 게임. 감옥에 갇힌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지하 감옥을 떠돈다.   9. 고인돌(Prehistorik) : 29세  사진 / ‘고인돌(Prehistorik)’ 출처 : 유튜브 캡쳐  특징 : 공룡, 곰, 털복숭이, 펭귄 등 다양한 적의 종류 Tip : 스페이스바 고장 주의!  1991년, <타이터스 인터렉티브>(Taitus Interactive)가 개발. 방망이와 돌도끼로 적을 무찌르는 게임.




○ 디자인 구성 - 김지나 

○ 일러스트 -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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