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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는 시작하는 공간이 우리와 다르다

인류사를 움직이는 변화에 대하여

양용기

2019-01-07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는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한다.

유아기 때부터 디지털을 경험했으며 디지털은 모든 일상과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에 밀접하게 닿아 성장해왔다.

이들은 가상현실 세계와 나노 컴퓨팅, 3D프린터, 무인자동차를 실험하는 세대이며 시각적, 교육적으로 변화되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신인류’로 등장했다.

또한 이들은 전적으로 IT에 의존하는 테크노홀릭(Technoholics)이라 불린다.

 

 

 

외부 강의를 하다 보면 예전과 다르게 핸드폰이나 노트북으로 검색하는 이들을 자주 발견한다. 강의 내용을 검증한다기보다 인터넷을 더 신뢰하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현상이다. 수업시간에도 마찬가지다. 요즘 학생들은 책에서 지식을 습득하기보다 네트워크를 선호한다. 그래서 그들의 방식을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이전 세대가 시도했던 방식을 따르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그들의 방식을 거부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한 세대의 변화는 인류의 흐름을 뒤바꾼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현상이 아주 없던 것은 아니다. 중세에 고딕 양식을 시도했던 부류는 이전 시대가 보았을 때 반항적이었다. 로마와 그리스의 형태를 바탕으로 이어져 왔던 건축물에서 고딕은 새로운 시도였다. 이에 르네상스 시대에는 추한 이름을 붙여 고딕을 거부하며 다시 로마와 그리스의 형태를 이어갔다. 그러나 양식의 사춘기로 불리는 매너리즘이 등장하면서 이들은 기존의 형식에 반항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모든 형식을 파괴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이러한 방식은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캐릭터 고유의 영화인 배트맨, 스파이더맨 그리고 아이언맨을 ‘어벤져스’라는 형식을 통해 모두를 등장시키는 영화가 곧 지금의 매너리즘적인 방식이다.

 

 

고딕양식

▲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Westminster Abbey), 고딕은 기존의 형식을 반하는 건축 양식이었다.

 

 

인류 또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뉴에이지(New age)’ 또는 ‘신세대’처럼 다른 부류가 등장했다. 이 부류들의 특징은 나이대를 중심으로 분포되는 현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세대 사이에서 이름 붙여진 각 부류는 전체 세대가 기존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인류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렇게 각 세대 안에 분포되어 있는 다른 부류(시각)는 단지 하나의 흐름이라기보다 일종의 운동(Movement)’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한 세대(부류)의 움직임은 ‘변화(Transition)’가 되고 다른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세대(부류)의 변화는 적어도 일생의 주기 동안 지속하기 때문에 어린 세대에 등장한 변화일수록 인류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을 ‘신인류’라고 부른다.

 

 

변화의 포문을 연 X세대, 변화의 시작에 선 Y세대

한 세대가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 ‘X세대’이다. X세대란 캐나다 작가인 더글러스 쿠플랜드(Douglas Coupland)가 1991년 출간한 〈X세대(Generation-X: Tales for an Accelerated Culture)〉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이전 세대와 분명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는 있으나 이를 명명할 한마디의 용어를 찾지 못하여 붙인 이름이다.

 

X세대는 경제가 자리 잡으면서 중산층 가정과 이혼과 맞벌이 가정이 많은 시대에 나타난 아이들이었다. 이에 늘 집에 혼자 있는 아이들이 집열쇠를 목에 걸고 다니는 모습에서 래치키드(Latchkey Kid, 열쇠 걸고 다니는 아이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또한 X세대는 뮤직비디오, 뉴웨이브, 글램 록, 일렉트로닉, 펑크, 헤비메탈, 힙합의 출연을 경험한 MTV 세대라고도 불린다. 너바나, U2, 마돈나, 찢어진 청바지, 드라마 〈Friends〉와 〈Beverly Hills 90210〉, PC 등 X세대가 새로운 문화적 코드를 생산해낸 것은 확실하지만 세대의 흐름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미국과 캐나다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국소적 현상으로, 인류에게 영향을 줄 만큼 확산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프렌즈, 마돈나

▲ X세대의 문화코드를 대변하는  드라마 <프렌즈(Friends)>, 마돈나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Y세대(Millennials 세대의 다른 이름)는 등장부터 모든 분야를 긴장하게 했다. 이들은 세계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고, 이것이 곧 신인류의 흐름으로 연결되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요소가 바로 ‘디지털’이며 이들을 디지털 원주민 1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야후, 휴대전화, 구글, 페이스북, 아이폰 세대로, 언제 어디서나 막힘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이들의 능숙한 인터넷 활용 능력은 패션, 스타일, 문화 현상 등의 유행이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핸드폰 하는 사람들, 아이폰

▲ Y세대는 디지털 세대로도 불린다.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현실을 마주하는 Z세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는 컴퓨터와 휴대전화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한다. 유아기 때부터 디지털을 경험했으며 디지털은 모든 일상과 교육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에 밀접하게 닿아 성장해왔다. 이들은 가상현실 세계와 나노 컴퓨팅, 3D프린터, 무인자동차를 실험하는 세대이며 시각적, 교육적으로 변화되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신인류’로 등장했다. 또한 이들은 전적으로 IT에 의존하는 테크노홀릭(Technoholics)이라 불린다.

 

 

Z세대

 

 

Z세대에게는 물리적 공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즐길 수 있는 공간만으로 충분하다. 이러한 현상은 벽을 세워 공간을 나누고 동선을 중요시하는 건축가들에게 희소식은 아니다. 신인류를 위한 공간은 유연하고 동적이며 공동의 공간이자 개인정보보호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친환경적이면서 아늑한 동시에 혁신기술까지 반영된 새로운 유형이다.

 

 

Z세대에게는 물리적 공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  Z세대에게는 물리적 공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1차 산업혁명은 기계, 2차는 전기, 3차는 IT,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ICT이다. 1차에서 3차에 이르는 혁명에 비해 3차에서 4차에 도달하는 데에는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이는 Y세대와 Z세대가 사회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R, VR, AI, IoT, O2O, 무인점포, 로봇 공학, 클라우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호모 모빌리언스 등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이긴 하지만, 미국의 미래학자 짐 데이터(Jim Dator, 하와이대학 교수)가 말한 ‘완전 실업 사회’라는 단어에서 신인류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느끼는 감정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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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양용기
양용기

독일 건축가이자 건축학 교수. 독일 다름슈타트 대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박사, 독일 호프만 설계사무소, (주)쌍용건설 등을 거쳐 현재는 안산대학교에서 건축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 『음악 미술 그리고 건축』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철학이 있는 건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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