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되자 나는 더 적극적으로 여유 부릴 궁리를 했다.
물론 넘쳐나는 시간과 명확한 데드라인이 없는 근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애매하게 일을 붙들며 보낸 시간이 꽤 많았지만,
시간 관리 능력이 점점 향상될수록 일과 일상의 균형을 넘어 일보다 일상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일과 일상의 균형이 필요할 때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신조어를 꼽으라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당장 일을 때려치우고 인생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여가와 휴식을 통해 한층 여유가 깃든 라이프스타일을 살고 싶은 게 아닐까.
나 역시 꽤 오랜 시간 일과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삶의 가치를 두고 살아왔다. 출장과 야근이 잦던 직장을 다닐 때는 과도한 업무에 매몰되지 않도록 틈만 나면 여유 부릴 궁리를 했다. 한 달 내내 한 프로젝트를 붙들고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면서도 주말만 되면 어김없이 레저를 즐기러 다녔고, 마음이 뒤숭숭한 날에는 회사 밖으로 나가 한참을 혼자 산책하다 들어오기도 했다. 숙취에 골골대던 날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밖으로 나가 해장국 한 그릇으로 속부터 먼저 달랬고,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을 땐 회사 옥상 모퉁이에 드러누워 낮잠을 자기도 했다.
이렇게 글로 표현하거나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는 한 티도 나지 않을 만큼 너무도 소소한 행동이었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직장 생활에서 너무 일에만 매몰되기보다 나부터 먼저 챙기자는 마음이 컸다. 다행히 이런 행동들은 일로 야기되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그때그때 바로 해소하는 데 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공간의 자유가 늘 여유는 아니다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되자 나는 더 적극적으로 여유 부릴 궁리를 했다. 물론 넘쳐나는 시간과 명확한 데드라인이 없는 근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애매하게 일을 붙들며 보낸 시간이 꽤 많았지만, 시간 관리 능력이 점점 향상될수록 일과 일상의 균형을 넘어 일보다 일상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주 5일 붙들고 있던 일을 주 3일에 몰아서 하는 실험을 시작으로, 남들이 노는 주말에 일하고 평일엔 다소 한가롭게 여가를 보냈다. 강연하는 날 외에 콘텐츠 제작 업무를 할 때는 일주일에 하루나 한 달에 한 주만 몰입해서 원하는 만큼의 업무를 끝내는 패턴을 반복하며 일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길렀다.
그렇게 주 5일에서 주 하루 패턴으로 일한 지 5년. 혹자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을 보고 역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해야 한다는 말을 쉽게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정해진 시공간에서조차 여유 부릴 궁리를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글쎄.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다 한들 원하는 만큼 최소한의 일만 하며 여유로운 삶을 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퇴사 후 창업을 준비하던 스타트업 대표들의 상당수가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며 일을 붙들고 산다. 일 중독이었던 사람일수록 일을 쉽사리 놓지 못하는 이들이 허다하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노트북 하나 놓고 유유자적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던 이들의 상당수도 원룸이나 소호 사무실에 틀어박혀 여름인지 겨울인지도 느끼지 못할 만큼 일에 얽매여 살고 있다. 이 말은 곧, 당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출퇴근 없는 삶이나 시공간에 대한 자유가 궁극적으로 최소한의 일만 하는 여유로운 삶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내내 여유 부릴 궁리만 해온 나 역시, 일을 최소화하는 삶에 익숙해지기까지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그간 삽질해온 시간 덕분에 생에 특별한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일상의 여유보다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여유 부릴 궁리를 해보자
인간으로 태어나 최소한의 일만 하며 여유롭게 살고픈 마음이야 누구나 갈망하는 욕구가 아닐까. 나 역시 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일하는 매 순간 여유 부릴 궁리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고, 여전히 일과 일상에 여유가 깃든 삶을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직장인이라면, 당장 퇴사를 고민하기보다 일과 일상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여유 부릴 궁리나 먼저 해보자. 지금 하지 않으면 진짜 여유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부려야 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회사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라면, 당장 일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는 데 열을 올리기보다 일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일 외의 창작 활동이나 여가 시간을 늘리는 연습을 해보자. 한번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상 계속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오래 잘되는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한 템포 여유롭게 일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평균 수명 120세 시대. “젊을 때 고생하면 노후가 편하다”는 말도 옛말 같다. 부모 세대와 다르게 우리 세대는 은퇴 후 반백 년이란 시간을 더 살아가야 한다. 그 오랜 시간 우리는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어쩌면 계속 일을 하며 사는 삶이 생에 축복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삶에서 일을 최소화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더 적극적으로 여유 부릴 궁리를 해보자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워라밸 고수의 조언
박하루
2018-11-16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되자 나는 더 적극적으로 여유 부릴 궁리를 했다.
물론 넘쳐나는 시간과 명확한 데드라인이 없는 근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애매하게 일을 붙들며 보낸 시간이 꽤 많았지만,
시간 관리 능력이 점점 향상될수록 일과 일상의 균형을 넘어 일보다 일상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일과 일상의 균형이 필요할 때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신조어를 꼽으라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현대인들은 당장 일을 때려치우고 인생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여가와 휴식을 통해 한층 여유가 깃든 라이프스타일을 살고 싶은 게 아닐까.
나 역시 꽤 오랜 시간 일과 일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삶의 가치를 두고 살아왔다. 출장과 야근이 잦던 직장을 다닐 때는 과도한 업무에 매몰되지 않도록 틈만 나면 여유 부릴 궁리를 했다. 한 달 내내 한 프로젝트를 붙들고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면서도 주말만 되면 어김없이 레저를 즐기러 다녔고, 마음이 뒤숭숭한 날에는 회사 밖으로 나가 한참을 혼자 산책하다 들어오기도 했다. 숙취에 골골대던 날이면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밖으로 나가 해장국 한 그릇으로 속부터 먼저 달랬고, 그마저도 성에 차지 않을 땐 회사 옥상 모퉁이에 드러누워 낮잠을 자기도 했다.
이렇게 글로 표현하거나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는 한 티도 나지 않을 만큼 너무도 소소한 행동이었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직장 생활에서 너무 일에만 매몰되기보다 나부터 먼저 챙기자는 마음이 컸다. 다행히 이런 행동들은 일로 야기되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그때그때 바로 해소하는 데 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공간의 자유가 늘 여유는 아니다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가 되자 나는 더 적극적으로 여유 부릴 궁리를 했다. 물론 넘쳐나는 시간과 명확한 데드라인이 없는 근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애매하게 일을 붙들며 보낸 시간이 꽤 많았지만, 시간 관리 능력이 점점 향상될수록 일과 일상의 균형을 넘어 일보다 일상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주 5일 붙들고 있던 일을 주 3일에 몰아서 하는 실험을 시작으로, 남들이 노는 주말에 일하고 평일엔 다소 한가롭게 여가를 보냈다. 강연하는 날 외에 콘텐츠 제작 업무를 할 때는 일주일에 하루나 한 달에 한 주만 몰입해서 원하는 만큼의 업무를 끝내는 패턴을 반복하며 일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길렀다.
그렇게 주 5일에서 주 하루 패턴으로 일한 지 5년. 혹자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을 보고 역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해야 한다는 말을 쉽게 내뱉기도 한다. 하지만 정해진 시공간에서조차 여유 부릴 궁리를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글쎄.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진다 한들 원하는 만큼 최소한의 일만 하며 여유로운 삶을 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퇴사 후 창업을 준비하던 스타트업 대표들의 상당수가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며 일을 붙들고 산다. 일 중독이었던 사람일수록 일을 쉽사리 놓지 못하는 이들이 허다하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노트북 하나 놓고 유유자적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던 이들의 상당수도 원룸이나 소호 사무실에 틀어박혀 여름인지 겨울인지도 느끼지 못할 만큼 일에 얽매여 살고 있다. 이 말은 곧, 당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출퇴근 없는 삶이나 시공간에 대한 자유가 궁극적으로 최소한의 일만 하는 여유로운 삶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내내 여유 부릴 궁리만 해온 나 역시, 일을 최소화하는 삶에 익숙해지기까지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그간 삽질해온 시간 덕분에 생에 특별한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일상의 여유보다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여유 부릴 궁리를 해보자
인간으로 태어나 최소한의 일만 하며 여유롭게 살고픈 마음이야 누구나 갈망하는 욕구가 아닐까. 나 역시 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일하는 매 순간 여유 부릴 궁리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고, 여전히 일과 일상에 여유가 깃든 삶을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직장인이라면, 당장 퇴사를 고민하기보다 일과 일상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여유 부릴 궁리나 먼저 해보자. 지금 하지 않으면 진짜 여유가 생겼을 때는 어떻게 부려야 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회사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라면, 당장 일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는 데 열을 올리기보다 일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일 외의 창작 활동이나 여가 시간을 늘리는 연습을 해보자. 한번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상 계속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오래 잘되는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한 템포 여유롭게 일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평균 수명 120세 시대. “젊을 때 고생하면 노후가 편하다”는 말도 옛말 같다. 부모 세대와 다르게 우리 세대는 은퇴 후 반백 년이란 시간을 더 살아가야 한다. 그 오랜 시간 우리는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어쩌면 계속 일을 하며 사는 삶이 생에 축복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삶에서 일을 최소화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꽤 괜찮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일보다 소소한 일상에 삶의 가치를 두고 사는 사람. 직장생활을 하든 시공간에 자유로운 디지털 노마드로 살든 늘 일보다 여유 부릴 궁리가 먼저다. 저서로는 <하루만 일하며 삽니다>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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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디자인, 살리는 디자인
최범
죽음의 기술(Ars moriendi)
노태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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