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은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짜릿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분야이다. 어린 시절, 밤에 폐가나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놀이는 당시 크나큰 고난이자 재미이고 도전이었다. 지금은 여러 분야의 혁신이 도전이라는 단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험이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험과 도전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풍요로움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에 모험을 주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모험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먼저 벤처(Venture)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미국에서는 벤처를 위험성이 크나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라고 정의하고 있다. 새로움이나 첨단이라는 말의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럼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시대의 모험을 통한 새로움의 추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모험으로써 즐기는 수능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었다. 수험생은 물론 모든 국민이 혼란스럽고 두려운 시간을 맞이했다.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버린 수능 참고서를 찾는 북새통의 현장을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수능 참고서를 버리는 것은 그 동안 수능을 모험이라는 놀이가 아닌 힘든 일로 생각했기에 벌어진 일일 것이다. 그들만의 의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능을 모험이라는 측면에서 고려할 때 일로써 받아들인 처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러한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 우리의 수능문화는 엄숙하게 온 나라가 집중하는 시험이고 인생에서 대학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화습률(入火拾栗)’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불 속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통해서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처럼, 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욕구 실현을 위한 모험, 아니 놀이라고 생각하여 좀 더 즐겁고 자기주도형으로 수능에 임하는 자세를 가지면 어떨까 생각한다. 당분간 수능은 학생들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그 관문을 지나야 한다면 즐겁고 자유롭게 어린 시절 모험을 즐기듯이 놀이로 받아들인다면 즐기는 사람을 이기기 힘든 것처럼 수능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위험한 모험 ‘놀이터’
우리는 ‘놀이터’ 하면 안전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안전하지 않은 놀이터 이외의 공간에서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된 공간으로 이동하여 한정된 놀이를 하며 자라왔다. 하지만 ‘모험 놀이터’를 통해 우리의 놀 거리에 대해 생각해보자. 영국 앨런 남작 부인의 책 한 권(깔끔한 놀이터 환경이 아닌 폐기물 시설 정크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더 즐겁게 논다는 내용의 책)이 일본을 비롯한 유럽에 모험 놀이터를 만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험의 의미를 ‘위험’이라고 생각해 온 것이 사실이다. 남들과 같이 안전하고 평범한 삶을 지향해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험과 동의어인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많은 것을 잃지 않았을까. 놀이나 인생에서 우리는 ‘격려’보다는 ‘금지’에 익숙해져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 놀이터는 모험을 즐거움, 자유로움, 도전성, 자기주도성 네 가지 요소를 우선시하기에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의 놀이터 개혁을 이끈 앨런 부인의 말이 우리의 고정관념 속 놀이터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영혼이 부러지느니 차라리 다리가 부러지는 게 낫다. 다리는 언제든 고칠 수 있지만 영혼은 그러지 못하다.” 모험은 성장의 필수조건이며 모험을 통해 이룩한 자신의 인생이야말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톰 소여 효과
『톰 소여의 모험』은 미국 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마크 트웨인의 대표작이다. 주인공인 장난꾸러기 톰 소여는 이모가 만든 잼을 모두 먹어치운 벌로 휴일 내내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해야만 했다. 하지만 장난꾸러기인 톰이 순순히 페인트칠을 할 리가 없었다. 그는 지나가는 친구들을 꼬드겨 페인트칠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놀이임을 인식시켜 떠맡기고, 자기 손에는 페인트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페인트칠을 마칠 수 있었다. 이 내용은 장난꾸러기의 일화가 아닌 ‘톰 소여의 효과’라는 것으로, 일이라고 동기부여를 하기보다는 놀이로 동기부여를 하게 되면 더 즐겁고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단순한 업무보다는 성공하기 힘든 창의적인 업무를 일보다 놀이로 인식하도록 하고 단순한 욕구의 충족이 아닌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와 모험을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힘겹고 하기 싫은 일을 즐거운 모험으로 받아들인다면 놀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를 혁신하게 될 것이고 모험의 문화를 만들게 될 것이다.
문화마케팅(경영학박사) 전문가이자 문화평론가. 현재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경영학부 교수이자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콘텐츠사업 부문 전문위원으로 있다. 문화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방송 및 기고 활동을 통해 우리 시대의 문화 활용과 융합에 관해 연구한다. 저서로 『성공하는 문화마케팅을 위한 기업의 문화마케팅』 『축제와 이벤트』 『문화마케팅을 위한 패션쇼 기획과 지역문화축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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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창의적인 새로운 놀이
모험으로써 즐기는 공부와 일
진종훈
2017-11-23
모험
모험은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짜릿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분야이다. 어린 시절, 밤에 폐가나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놀이는 당시 크나큰 고난이자 재미이고 도전이었다. 지금은 여러 분야의 혁신이 도전이라는 단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험이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모험과 도전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풍요로움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에 모험을 주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모험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먼저 벤처(Venture)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미국에서는 벤처를 위험성이 크나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라고 정의하고 있다. 새로움이나 첨단이라는 말의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럼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시대의 모험을 통한 새로움의 추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모험으로써 즐기는 수능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었다. 수험생은 물론 모든 국민이 혼란스럽고 두려운 시간을 맞이했다.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를 예상하지 못하고 버린 수능 참고서를 찾는 북새통의 현장을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수능 참고서를 버리는 것은 그 동안 수능을 모험이라는 놀이가 아닌 힘든 일로 생각했기에 벌어진 일일 것이다. 그들만의 의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능을 모험이라는 측면에서 고려할 때 일로써 받아들인 처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러한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 우리의 수능문화는 엄숙하게 온 나라가 집중하는 시험이고 인생에서 대학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화습률(入火拾栗)’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불 속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통해서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처럼, 일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욕구 실현을 위한 모험, 아니 놀이라고 생각하여 좀 더 즐겁고 자기주도형으로 수능에 임하는 자세를 가지면 어떨까 생각한다. 당분간 수능은 학생들을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그 관문을 지나야 한다면 즐겁고 자유롭게 어린 시절 모험을 즐기듯이 놀이로 받아들인다면 즐기는 사람을 이기기 힘든 것처럼 수능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폐자재로 만들어진 모험놀이터(정크놀이터) ©charlie vinz
위험한 모험 ‘놀이터’
우리는 ‘놀이터’ 하면 안전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안전하지 않은 놀이터 이외의 공간에서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된 공간으로 이동하여 한정된 놀이를 하며 자라왔다. 하지만 ‘모험 놀이터’를 통해 우리의 놀 거리에 대해 생각해보자. 영국 앨런 남작 부인의 책 한 권(깔끔한 놀이터 환경이 아닌 폐기물 시설 정크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더 즐겁게 논다는 내용의 책)이 일본을 비롯한 유럽에 모험 놀이터를 만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험의 의미를 ‘위험’이라고 생각해 온 것이 사실이다. 남들과 같이 안전하고 평범한 삶을 지향해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험과 동의어인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많은 것을 잃지 않았을까. 놀이나 인생에서 우리는 ‘격려’보다는 ‘금지’에 익숙해져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 놀이터는 모험을 즐거움, 자유로움, 도전성, 자기주도성 네 가지 요소를 우선시하기에 세워졌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의 놀이터 개혁을 이끈 앨런 부인의 말이 우리의 고정관념 속 놀이터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영혼이 부러지느니 차라리 다리가 부러지는 게 낫다. 다리는 언제든 고칠 수 있지만 영혼은 그러지 못하다.” 모험은 성장의 필수조건이며 모험을 통해 이룩한 자신의 인생이야말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톰 소여 효과
『톰 소여의 모험』은 미국 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마크 트웨인의 대표작이다. 주인공인 장난꾸러기 톰 소여는 이모가 만든 잼을 모두 먹어치운 벌로 휴일 내내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해야만 했다. 하지만 장난꾸러기인 톰이 순순히 페인트칠을 할 리가 없었다. 그는 지나가는 친구들을 꼬드겨 페인트칠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놀이임을 인식시켜 떠맡기고, 자기 손에는 페인트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페인트칠을 마칠 수 있었다. 이 내용은 장난꾸러기의 일화가 아닌 ‘톰 소여의 효과’라는 것으로, 일이라고 동기부여를 하기보다는 놀이로 동기부여를 하게 되면 더 즐겁고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단순한 업무보다는 성공하기 힘든 창의적인 업무를 일보다 놀이로 인식하도록 하고 단순한 욕구의 충족이 아닌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와 모험을 즐기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힘겹고 하기 싫은 일을 즐거운 모험으로 받아들인다면 놀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를 혁신하게 될 것이고 모험의 문화를 만들게 될 것이다.
문화마케팅(경영학박사) 전문가이자 문화평론가. 현재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경영학부 교수이자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콘텐츠사업 부문 전문위원으로 있다. 문화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방송 및 기고 활동을 통해 우리 시대의 문화 활용과 융합에 관해 연구한다. 저서로 『성공하는 문화마케팅을 위한 기업의 문화마케팅』 『축제와 이벤트』 『문화마케팅을 위한 패션쇼 기획과 지역문화축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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