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초입이 되어서야 늦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미루고 미뤘던 터라 이번에 휴가를 내지 않으면 일정상 올해 휴가를 통째로 반납해야 할 상황이었다. 한가할 때 휴가를 낸다는 건 불가능했고, 그렇다면 단호하게 하던 일을 접고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비행기표는 결제했지만 문제는 여행 루트를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는 일이었다. 누군가는 떠나기 전에 주어지는 그 과정 때문에 여행이 즐겁다고 하는데 나는 정반대의 유형인지라 그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놀 계획과 떠나기 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뒤섞인 가운데, 드디어 출발의 시간이 다가왔다.
공항으로 가는 아침, '휴가이니 나도 작동을 멈추겠다'며 으름장을 놓듯 휴대폰이 스스로 고장났다. 휴가지에서도 한국에서 오는 연락을 받고 일을 하려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아 초조함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어느 순간 근심을 놓아버렸다. 그렇게 12일 동안 '외부로부터의 강제 차단' 여행을 하면서 목표는 하나였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자.’ 과거 배낭여행했을 때를 돌아보면 이틀에 한 번꼴로 짐을 싸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 숙소를 잡고, 새로운 도시의 길을 익혀야 했던 패턴의 반복이었다. 그때의 나는 나처럼 걸음을 재촉하는 대신 언덕에서 노을을 보고 미술관에서 그림을 그리며 보내던 다른 이들의 ‘속도'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 속도야말로 일상에 치였던 지금의 내게 가장 필요했던 여가이지 싶다.
슬로우 라이프의 바이블 같은 영화
큰 뜻도 목표도 두지 않는 이런 여유로움은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 세계에 매번 구현되는 덕목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식당을 하는 중년 여성 사치에와 그곳에 모여든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카모메 식당>은 소위 슬로우 라이프의 경전처럼 회자되는 영화다. 하지만 나름 대도시에 속하는 헬싱키가 배경인 데다 각 인물의 사연이 준비된 터라 볼 것도 할 것도 스토리도 많은 축에 속하는 작품이었다. <카모메 식당>의 성공 이후 오기가미 나오코는 그 다음 영화인 <안경>에서 그 정도의 번잡함조차 허용하지 않고 아예 가고시마에서도 한참을 가야 도착하는 외딴섬으로 들어가버린다. 이곳을 가는 게 어느 정도로 불편하냐면, 일본에서 스웨덴까지 가는 것보다 같은 나라인 이 섬에 가는 게 더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카모메 식당>
산호바다와 모래사장, 바닷가에 위치한 간이 빙수집, 그리고 사람이 몰리는 걸 꺼려 간판도 눈에 띄지 않게 작게 걸어둔 작은 게스트하우스 '하마다'가 <안경>의 이야기를 펼칠 무대 전부다. 이 게스트하우스로 여행객들이 와서 식사하는 것까지만 이야기해도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거의 설명된다고 한다면 이 영화가 얼마나 단출한지 알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심심할 만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섬을 관찰하는 두 시간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자 차별점이다. 또한 단지 한 편의 영화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바깥으로 삶의 태도를 제시해주는 바이블로 작용하는 힘이 된다.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안경>
<안경>의 타에코는 <카모메 식당>에서 식당 주인으로도 출연한 코바야시 사토미가 연기하는데, 영화의 시작은 그녀가 트렁크를 끌고 섬에 도착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섬의 풍경은 타에코가 보기에 영 이상하다. 가령 “저 오늘 관광을 하려고 하는데 추천할 만한 데 없을까요?”라는 타에코의 물음이 이곳에서는 의아한 질문이 된다. 무언가를 보는 관광 대신 마을 사람이 그녀에게 제안한 것은 ‘사색’이다. 사색은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습관이자, 남는 시간을 보내는 놀이의 방법이다. 그러니 타에코를 향해 이런 답변을 되돌려 준다. “타에코 씨는 사색할 게 아니라면 도대체 여긴 뭐 하러 오신 거죠?”
애초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질 것을 이번 여행의 목적으로 삼았다지만, 그런 그녀도 이 마을의 독특한 공기를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머리맡에 앉아 투숙객을 깨워주는 숙소 서비스도 영 이상하고, 마을 주민들이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같은 동작을 함께 하는 메르시 체조도 기괴하기 짝이 없다. 그리하여 함께 도시락을 먹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숙소 주인이 직접 담갔다는 우메보시(매실 장아찌)가 ‘하루의 화를 피하게 해준다’는 말도 우습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이 즐겨먹는 팥빙수는 팥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거부한다. 그렇게 타에코는 머뭇거리고, 떠나려 하지만, 결국은 마을의 리듬과 속도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한다.
여유를 즐기는 기술
타에코의 어리둥절함과 거부반응 속에는 그녀처럼 복잡한 마음에 타인이 들어올 여유와 공백이 없는 우리들의 심리가 담겨 있다. 여유를 찾고자 떠나지만 마음을 닫고 담을 쌓았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안경>을 볼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마침내 이 섬 생활을 즐기게 된 타에코가 마을의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예를 들어 삶아낸 커다란 바닷가재를 다함께 둘러앉아 먹는데, 음식을 두고서 무슨 먹방 프로그램처럼 대단한 품평은 하지 않는다. 그냥 모두들 두 손을 이용해 열심히, 묵묵히 바닷가재를 먹는 데만 열중한다. 영화는 마치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 역시 이 ‘의식’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이 장면을 길고 자세하게 보여준다.
영화에는 먹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바비큐와 맥주나 팥빙수 같은 걸 먹을 때도 이런 방식의 지켜보기는 계속된다. 체조하고 먹고 사색하는 단조로운 일과. 그리고 또 아침이 되면 다시 체조하고 먹고 사색하는 별스럽지 않은 똑같은 일과의 나열이다. ‘이런 서술만으로도 영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런 생활만으로도 여행이 될 수 있을까?’와 비슷해 보인다. 뭐든 하나라도 채워 넣기 급급했던 시간 대신, 요론섬은 방문자를 향해 마음을 열고 ‘젖어들기’에 동참하라고 말한다. 번잡한 것들을 비워내는 이곳의 여가 시간이 꼭 몸 속에 쌓인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마시는 해독주스 같아 보였다. "자, 다 담아두지 말고 비워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그렇다면 한잔 쭉 들이켜시죠!" 같은 권유형의 영화.
▲ (왼) 식탁에 둘러 앉아 바닷가재를 먹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 (오) 바닷가재를 먹고 있는 타에코와 하루나
▲ 바닷가에서 아침 체조를 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
더 많이 습득하고 더 많이 남기는 대신, 그저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안경>의 ‘여유’는 힐링과 슬로우라이프라는 말로 대체된다. tvN의 <삼시세끼>나 <윤식당> 같은 예능프로그램들의 핵심 정서가 상당 부분 이 영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마침 작년에 영화의 분위기를 경험할 겸 요론섬을 찾아가볼까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말했다시피, 섬까지 접근하는 방법이 그렇게 쉽지는 않은 데다 영화에서처럼 사색에 적합한 작은 섬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젠가 요론섬의 바닷가에서 타에코처럼 며칠을 맘 놓고 지내게 된다면, 머뭇거리지 않고 곧장 메르시 체조를 해볼 참이다. 체조 이름이 프랑스어로 ‘감사’를 뜻하는 'Merci’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할 때 함께 모여 같은 동작으로, 내게 허락된 시간과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에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소박한 의식에 동참해보고 싶다.
해독주스 같은 여가를 꿈꾸며
큰 뜻도 목표도 두지 않는 여유로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
이화정
2017-09-21
무언가를 보는 관광 대신 마을 사람이 그녀에게 제안한 것은 ‘사색’이다.
사색은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습관이자, 남는 시간을 보내는 놀이의 방법이다.
그러니 타에코를 향해 이런 답변을 되돌려 준다.
“타에코 씨는 사색할 게 아니라면 도대체 여긴 뭐 하러 오신 거죠?”
아무것도 하지 않기
가을 초입이 되어서야 늦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미루고 미뤘던 터라 이번에 휴가를 내지 않으면 일정상 올해 휴가를 통째로 반납해야 할 상황이었다. 한가할 때 휴가를 낸다는 건 불가능했고, 그렇다면 단호하게 하던 일을 접고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비행기표는 결제했지만 문제는 여행 루트를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는 일이었다. 누군가는 떠나기 전에 주어지는 그 과정 때문에 여행이 즐겁다고 하는데 나는 정반대의 유형인지라 그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놀 계획과 떠나기 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뒤섞인 가운데, 드디어 출발의 시간이 다가왔다.
공항으로 가는 아침, '휴가이니 나도 작동을 멈추겠다'며 으름장을 놓듯 휴대폰이 스스로 고장났다. 휴가지에서도 한국에서 오는 연락을 받고 일을 하려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아 초조함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어느 순간 근심을 놓아버렸다. 그렇게 12일 동안 '외부로부터의 강제 차단' 여행을 하면서 목표는 하나였다.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자.’ 과거 배낭여행했을 때를 돌아보면 이틀에 한 번꼴로 짐을 싸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 숙소를 잡고, 새로운 도시의 길을 익혀야 했던 패턴의 반복이었다. 그때의 나는 나처럼 걸음을 재촉하는 대신 언덕에서 노을을 보고 미술관에서 그림을 그리며 보내던 다른 이들의 ‘속도'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 속도야말로 일상에 치였던 지금의 내게 가장 필요했던 여가이지 싶다.
슬로우 라이프의 바이블 같은 영화
큰 뜻도 목표도 두지 않는 이런 여유로움은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 세계에 매번 구현되는 덕목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식당을 하는 중년 여성 사치에와 그곳에 모여든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카모메 식당>은 소위 슬로우 라이프의 경전처럼 회자되는 영화다. 하지만 나름 대도시에 속하는 헬싱키가 배경인 데다 각 인물의 사연이 준비된 터라 볼 것도 할 것도 스토리도 많은 축에 속하는 작품이었다. <카모메 식당>의 성공 이후 오기가미 나오코는 그 다음 영화인 <안경>에서 그 정도의 번잡함조차 허용하지 않고 아예 가고시마에서도 한참을 가야 도착하는 외딴섬으로 들어가버린다. 이곳을 가는 게 어느 정도로 불편하냐면, 일본에서 스웨덴까지 가는 것보다 같은 나라인 이 섬에 가는 게 더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카모메 식당>
산호바다와 모래사장, 바닷가에 위치한 간이 빙수집, 그리고 사람이 몰리는 걸 꺼려 간판도 눈에 띄지 않게 작게 걸어둔 작은 게스트하우스 '하마다'가 <안경>의 이야기를 펼칠 무대 전부다. 이 게스트하우스로 여행객들이 와서 식사하는 것까지만 이야기해도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거의 설명된다고 한다면 이 영화가 얼마나 단출한지 알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심심할 만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섬을 관찰하는 두 시간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자 차별점이다. 또한 단지 한 편의 영화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바깥으로 삶의 태도를 제시해주는 바이블로 작용하는 힘이 된다.
▲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안경>
<안경>의 타에코는 <카모메 식당>에서 식당 주인으로도 출연한 코바야시 사토미가 연기하는데, 영화의 시작은 그녀가 트렁크를 끌고 섬에 도착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섬의 풍경은 타에코가 보기에 영 이상하다. 가령 “저 오늘 관광을 하려고 하는데 추천할 만한 데 없을까요?”라는 타에코의 물음이 이곳에서는 의아한 질문이 된다. 무언가를 보는 관광 대신 마을 사람이 그녀에게 제안한 것은 ‘사색’이다. 사색은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일종의 습관이자, 남는 시간을 보내는 놀이의 방법이다. 그러니 타에코를 향해 이런 답변을 되돌려 준다. “타에코 씨는 사색할 게 아니라면 도대체 여긴 뭐 하러 오신 거죠?”
애초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질 것을 이번 여행의 목적으로 삼았다지만, 그런 그녀도 이 마을의 독특한 공기를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머리맡에 앉아 투숙객을 깨워주는 숙소 서비스도 영 이상하고, 마을 주민들이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같은 동작을 함께 하는 메르시 체조도 기괴하기 짝이 없다. 그리하여 함께 도시락을 먹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숙소 주인이 직접 담갔다는 우메보시(매실 장아찌)가 ‘하루의 화를 피하게 해준다’는 말도 우습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이 즐겨먹는 팥빙수는 팥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거부한다. 그렇게 타에코는 머뭇거리고, 떠나려 하지만, 결국은 마을의 리듬과 속도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한다.
여유를 즐기는 기술
타에코의 어리둥절함과 거부반응 속에는 그녀처럼 복잡한 마음에 타인이 들어올 여유와 공백이 없는 우리들의 심리가 담겨 있다. 여유를 찾고자 떠나지만 마음을 닫고 담을 쌓았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안경>을 볼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마침내 이 섬 생활을 즐기게 된 타에코가 마을의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예를 들어 삶아낸 커다란 바닷가재를 다함께 둘러앉아 먹는데, 음식을 두고서 무슨 먹방 프로그램처럼 대단한 품평은 하지 않는다. 그냥 모두들 두 손을 이용해 열심히, 묵묵히 바닷가재를 먹는 데만 열중한다. 영화는 마치 이들을 바라보는 관객 역시 이 ‘의식’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이 장면을 길고 자세하게 보여준다.
영화에는 먹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바비큐와 맥주나 팥빙수 같은 걸 먹을 때도 이런 방식의 지켜보기는 계속된다. 체조하고 먹고 사색하는 단조로운 일과. 그리고 또 아침이 되면 다시 체조하고 먹고 사색하는 별스럽지 않은 똑같은 일과의 나열이다. ‘이런 서술만으로도 영화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런 생활만으로도 여행이 될 수 있을까?’와 비슷해 보인다. 뭐든 하나라도 채워 넣기 급급했던 시간 대신, 요론섬은 방문자를 향해 마음을 열고 ‘젖어들기’에 동참하라고 말한다. 번잡한 것들을 비워내는 이곳의 여가 시간이 꼭 몸 속에 쌓인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마시는 해독주스 같아 보였다. "자, 다 담아두지 말고 비워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그렇다면 한잔 쭉 들이켜시죠!" 같은 권유형의 영화.
▲ (왼) 식탁에 둘러 앉아 바닷가재를 먹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 / (오) 바닷가재를 먹고 있는 타에코와 하루나
▲ 바닷가에서 아침 체조를 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
더 많이 습득하고 더 많이 남기는 대신, 그저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안경>의 ‘여유’는 힐링과 슬로우라이프라는 말로 대체된다. tvN의 <삼시세끼>나 <윤식당> 같은 예능프로그램들의 핵심 정서가 상당 부분 이 영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마침 작년에 영화의 분위기를 경험할 겸 요론섬을 찾아가볼까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말했다시피, 섬까지 접근하는 방법이 그렇게 쉽지는 않은 데다 영화에서처럼 사색에 적합한 작은 섬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젠가 요론섬의 바닷가에서 타에코처럼 며칠을 맘 놓고 지내게 된다면, 머뭇거리지 않고 곧장 메르시 체조를 해볼 참이다. 체조 이름이 프랑스어로 ‘감사’를 뜻하는 'Merci’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할 때 함께 모여 같은 동작으로, 내게 허락된 시간과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에 감사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소박한 의식에 동참해보고 싶다.
영화주간지 『씨네21』 취재팀장. 영화 속 인물들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걸 즐겨 한다. 저서로 여행 에세이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 『언젠가 시간이 되는 것들』과 인터뷰집 『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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