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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놀이 :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신미나

2017-09-26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글.그림 싱고 두 살 터울인 언니와 나는 사이가 안 좋았다 언니:아! 왜 그렇게 운동화를 꺽어 신고 다녀? 동생:내 맘! 뭔 상관? 언니도 나보다 앞집에 사는 은하를 더 귀여워 했다 언니:은하야! 너 공기 3단 빼먹었어. 내 말이 맞지? 동생:몰라 그냥 해! 매번 은하 편을 드는 게 분하기도 했지만 언니는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었고 연희네 언니처럼 예쁘지도 않아서 나는 언니를 은근히 얕잡아 봤다 언니:너 자꾸 까불래?언니라고 안 부르면 언마한테 이른다.! 동생:일러라! 일러! 고자질쟁이! 바짝 약이 오른 언니가 먼저'불사조'내기를 하자며 계단이 딸린 창고를 나를 데려갔다 '불사조'내기란 불사조!라고 외치며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놀이다 언니:내가 이기면 꼭 언니라고 불러라! 언니는 기세등등하게 1층 계단에 올라갔다 불사조 나도 질세라 언니를 따라 1층에서 뛰어내렸다 꼭 물파스를 바른 거처럼 발다닥이 후끈거렸다 언니:야! 쫄았냐? 높긴 뭐가 높냐 동생:오! 높다 우리는 2층 계단까지 올라갔는데 막상 올라가고 보니 속으로 겁이 났다 어니는 살짝 주저하는 싶더니 앞으로 홱 고꾸라져서 땅에 머리를 박고 떨어졌다 동생:푸핫! 꼴좋다! 잘난척하더니 언니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났다 동생:힝... 언니 어떠해... 언니는 피를 철철 흘렸고 자지러질 듯이 울었다 나는 언니라고 부르지 않은 걸 후회했다 어쩌면 어니는 그날 처음으로 동생에게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는데 언니의 눈썹 바로 아래에는 전갈 모양의 흉터가 있다 동생:언니! 오늘 내가 쏠게! 언니:후후 내 동생 철들었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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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신미나
신미나

시인, 작가. 시 쓸 때는 '신미나', 그림 그릴 때는 '싱고'이다. 10년째 고양이 이응이의 집사 노릇을 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귀요미를 사랑한다. 저서로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와 웹툰 에세이 『詩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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