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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180˚] - 3

함돈균

2016-01-28

사물 180˚____일상의 사물을 ‘새롭게’ ‘낯설게’ 생각해보는 순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한다

반복과 패턴을 통해 '일상'이라는 감각을 만들어낸다'이미'와 '아직'을 '지금 여기'에 가시화 한다

시간을 공간화 한다시간의 영원회귀

이 사물이 없다면 삶은 계획될 수 없고, 오래도록 명확하게 회상될 수 없다

 

달력

 

인간의 삶은 달력이라는 사물을 통해 시간을 주기적으로 재생한다. 따라서 일정한 시간에 따라 재출발 할 수 있는 기회도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낮밤이 바뀌면 다시 하루가 생겨나고, 하루가 일곱 번 모이면 다시 한 주일이, 하루가 30일 모이면 새로운 달이 시작되고, 그 달이 열두 번 모여서 다시 1년이 생겨난다. 과거는 지나갔지만 시간은 달력 속에서 다시 돌아온다는 점에서 달력은 시간의 영원회귀를 가능하게 하는 마술책이다. 달력은 아직 당도하지 않은 시간을 미리 당겨서 벽과 책상 위에 숫자로 새겨놓는다. 아마 달력이 없으면 ‘미래’라는 시간 관념도 생겨나기 어렵지 않았을까. 시각화되지 않은 시간이란 상상되기 어렵고, 예측되기 어려우며, 인간의 삶을 기획이 불가능한 혼돈으로 빠뜨릴 것이므로. 달력은 이런 방식으로 ‘이미’와 ‘아직’의 시간을 ‘지금, 여기’ 내 눈앞에 시각적으로 현재화 하고 공간화 하는 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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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함돈균

(기획자문위원)문학평론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 한국문학과 인문고전에 관한 강의·글쓰기를 하고 있다. 실천적 인문공동체 시민행성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공성과 창의성을 담은 다양한 인문 기획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문학평론집 『예외들』 『얼굴 없는 노래』 인문철학에세이 『사물의 철학』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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