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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의 화해

지나간 사실에서 발견하는 진실, 혹은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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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정리,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국의 현대사는 복잡하고 치열했다. 조선이 망하여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이 되었지만 남과 북에 각각 정부가 들어섰고 결국 한국전쟁이 벌어졌다. 이승만의 독재에 항거한 시민들이 4.19 혁명으로 뒤엎었지만, 5.16으로 군사독재가 시작되었다. 박정희가 살해당했지만 12.12 쿠데타로 다시 군부가 재집권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진 후 지금까지 흘러왔다. 곡절이 많은 만큼 역사의 피해자도 많이 나왔고, 사과와 보상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적인 복수나 감정적 비난은 진정한 애도가 될 수 없다.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 과거의 사실을 정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합의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청산이 아니라 정리(settlement)가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갈등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날로 심해졌고, 과거사 정리를 위한 시도들은 지체되었고, 사회적 비용과 피로감이 누적되었다. 정권을 누가 잡는가에 따라 옳고 그름조차 뒤죽박죽이 되는 것 같다.

국가의 폭력이나 전쟁 범죄 등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개인과 집단 역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피해자의 분노와 공포에 공감하고, 각자의 속죄를 사유할 수 있는 작업이 현재의 과거사 정리에서 필요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로서 ‘과거사’를 바라보고, 개인의 감정을 정리한다고나 할까.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화해와 용서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과거와의 화해'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스물한 번째 테마로, 정치적 인간(호모 폴리티쿠스 Homo Politic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