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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 숨겨진 진실과 거짓의 기록

역사 속 기록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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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 모두 기록된다

많은 전란 속에서도 보존된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왕조 600년의 사건들이 대단히 충실하게 기록되어 있다. 역사적 사건은 물론 왕실 내부에서 벌어진 소소한 사건들과 천문자연 현상 등도 잘 남아 있다. 하지만 이 기록들이 모두 진실이라고 믿어도 될까?

조선의 사관들은 때로 자신에게 불리한 사건을 다르게 기록하라는 왕의 명령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모든 기록이 다 객관적이라고 믿기는 힘들다. 사육신에 대한 기록만 봐도 그렇다. 승자인 태종의 시선에서 사육신의 죄를 부정적으로 기록해놓았다.

객관적 사실만을 써도 ‘해석’의 문제가 있다. 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익은 ‘역사란 이미 성패가 결정된 후에 쓰여지기 때문에 성패에 따라 아름답게 꾸미기도 하고 나쁘게 깎아내리기도 하여 마치 당연한 것처럼 만든다. 또한 선한 쪽에 대해서는 그 잘못을 많이 숨기고, 악한 쪽으로부터는 그 좋은 부분을 반드시 없애버린다....(그러므로) 천년이 지난 뒤에 어떻게 참으로 옳고 그름을 알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과거사를 중시하는 민족주의는 20세기 들어 극단적인 폭력을 자행하는 이유가 되고 있기도 하다.

역사는 기록과 유물에 의해 검증된다. 하지만 기록을 절대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록의 행간에 무엇이 있을까, 후대의 우리는 항상 생각해야 한다. 역사는 결국 과거와 현재의 대화인 것이다.

*'행간에 숨겨진 진실과 거짓의 기록'은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스무 번째 테마로, 기록의 인간(호모 비블로스 Homo Biblo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