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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조건

마음 통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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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관계의 어려움

젊을 때 가까웠던 친구들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멀어진다. 혹은 어느 순간, 그만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함께 있는 시간, 함께 경험하는 것들이 줄어들면 친했던 친구라도 생각이나 가치관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거나, 대화를 하면서 낯선 기분이 자꾸 든다면 문득 슬퍼진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정 혹은 친구의 유형을 세 가지로 말한다. 우선 일을 함께 하는 동료처럼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다, 다음은 음식, 여행, 문화생활 등 취향을 함께 즐기는 관계다. 마지막은 그 ‘사람’이 좋은 관계이다. 어떤 이해관계나 필요함, 동일한 취향 등이 없어도 호감이 가고 목적 없이 그저 만나서 좋은 사람.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지막 유형의 우정을 가장 좋은 친구 관계라고 말한다. 그런 친구가 두엇이라도 있다면 정말 좋겠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모든 것을 손익관계로만 생각하는 요즘 세태에서 가당키나 한 일일까.

일단 대화라도 가능한 관계라면 그나마 좋지 않을까. 문학가 바흐찐은 ‘의식은 대화적 본성을 지니며, 인간의 삶 자체도 대화적 본성을 지닌다. (...) 산다는 것은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을 뜻한다. 묻고 귀 기울이고 대답하고 동의하고 등등.’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관계의 조건'은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서른 번째 테마로, 상호 의존하는 인간(호모 레시프로쿠스 Homo Reciproc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