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나는 왜 작은 일에 분노하는가

착하게 살면 손해라는 인식, 혹은 강박

/upload/board/image/2024/01/PALAN_ISSU/2396758_31512f70-2bdf-4a55-8c2b-d58a236d15f8.jpg

분노가 넘치는 세상

2023년 4월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에는 화를 참을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종적, 성적 차별이 존재하는 불공정한 사회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주인공이다. <성난 사람들>을 보다 보면, 성난 그들에게 한편 공감하게 된다. 그들이 왜 항상 화가 나 있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것인지, 은근히 이해하게 된다.

스토아철학을 주장한 세네카는 화의 근본 원인을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리적인 반응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을 통해서 일어나는 감정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바로 이성적인 판단 없이 무조건 화를 내게 된다. 일종의 자동 메카니즘이고, 지나친 분노가 사회에 횡행하는 이유다. 그래서 세네카는 화가 마음의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불교에서도 화를 탐욕, 어리석음과 함께 삼독(三毒) 중의 하나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삼독의 무게가 같지는 않다. 인간은 어리석기 때문에 탐욕과 분노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감정에 사로잡혀 비슷한 상황에서 늘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 현실을 분석하고 지금 벌어지는 사건을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타인의 말만 듣고 선입관과 편견에 사로잡혀 화를 내는 것을 반복한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화를 내기 전에, 제대로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하자.

*'나는 왜 작은 일에 분노하는가'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스물여섯 번째 테마로, 공감하는 인간(호모 엠파티쿠스 Homo Empathic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