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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지형

가려진 경계에서 바라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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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은 인류의 숙원과 같다. 하지만 역사상 완전한 평등이 이루어진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신 앞에서의 평등을 말한 예수나 카스트 제도에 저항한 붓다부터 여성 참정권 운동, 흑인 차별에 맞선 마틴 루터 킹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평등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최근 한국 사회는 소득과 자산 격차, 청년의 취업난, 중산층의 붕괴, 노년의 빈곤 등 다양한 불평등 문제를 극심하게 겪고 있다. 이러한 키워드는 단순한 뉴스 헤드라인이 아니라, 오늘날 '불평등의 지형도'에 새겨진 현실이다.

이번 큐레이션 '불평등의 지형'에서는 사회의 여러 격차 속에 존재하는 약자와 소수자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다.

한때 사회의 중심이라 여겨졌던 중산층은 이제 흔들리는 기반 위에 서 있다. '중산층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허상과 현실 사이를 가른다. 가난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신빈곤층, 불안정 노동자, 그리고 '서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냉혹한 현실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불평등의 심연이다.

이번 큐레이션은 청년, 여성, 장애인, 그리고 쪽방촌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소외와 불평등을 때로는 적나라하게, 때로는 진솔하게 전달한다. 나아가 예술, 영화, 문학을 통해 불평등의 지형을 탐사하며 새로운 관계와 공존을 꿈꾸는 여정을 나아가보자.

- 정지우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