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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인문학

AI와 인문학의 융합,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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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한 <아이, 로봇>에서 윌 스미스가 주연한 델 스푸너는 AI 로봇 서니에게 "로봇이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어? 로봇이 캔버스 위에 아름다운 명작을 그릴 수 있어?"라고 물으며, 인간과 AI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를 강조하려 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AI가 작곡이나 창작을 하는 건 미래에도 불가능할 거라 믿는 게 일반적이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AI는 아직 우리의 일상 가까이 보다는 저 너머에 있는 무언가로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AI는 어느덧 너무나 자연스러운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의료, 금융, 법률 분야 등에서 이미 AI는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고, 통번역이나 각종 텍스트, 이미지 생성 등에서 일상적으로 누구나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 AI는 단순한 도구로서 그 활용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존재했다. AI를 악용하는 인간의 윤리 문제가 주로 대두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으로도 AI 문제가 다뤄지고 있다. 인간의 지성, 노동, 역할, 정체성 등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AI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팽배해 있다.

그 와중에 인문학의 역할이 새로이 부상한다. 인생과 사회에서의 중요한 의사 결정, 창조성과 상상력의 대체하는 문제, 인간성이나 인격의 경계를 어디로 봐야할 것인가,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은 어떻게 새로 규정되어야 할 것인가 등 인식론적이고 존재론적인 문제 앞에 인문학이 서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인공인문학 : AI와 인문학의 융합,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 큐레이션에서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대의 모습을 조명한다. 나아가 그 속에 담긴 각종 윤리 문제에서부터 인간성, 민주주의, 소비와 사생활 침해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AI가 불러오는 최전선의 이야기들을 깊이 탐구한다.

이번 큐레이션을 통해 AI에 대한 막연한 인상을 넘어, AI가 만들어낼 빛과 그늘에 대해 첨예하게 성찰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 정지우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