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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미학, 미스터리

장르물의 치명적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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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독자와 게임을 펼치다

한국에서는 흔히 추리소설이라고 부르는 미스터리. 최초의 미스터리 소설은 에드거 앨런 포우가 1841년에 발표한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이다. 집이 엉망진창이고, 피해자에게 심한 상처가 있고,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증언도 있다. 그런데 가해자가 들어왔다 나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미스터리의 기본이라 할 밀실 살인이다. 현실에서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을, 발견되는 증거를 단서를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추론하여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에는 미스터리 소설 최초의 탐정이자 수수께끼를 푸는 존재인 오귀스트 뒤팽이 나온다.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소설로 등장했던 미스터리는 세월이 더해지고 다양한 유형의 작품이 등장하면서 장르의 폭이 넓어진다. 미리 범인의 정체를 밝히고 풀어가기도 하고, 사건이 벌어지면서 흘러가는 향방이 더욱 중요한 스릴러가 인기 장르가 되고, 범죄가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소설을 통칭하는 ‘범죄소설’이라는 용어가 더욱 널리 퍼진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범죄’는 가장 인기 있는 장르다. 한국에서는 웹소설을 포함하여 판타지와 SF가 가장 인기 있는 장르이지만, 해외에서는 미스터리와 범죄소설이 가장 대중적이다. 이미 순문학이라는 장르에서도 범죄소설의 영역은 확대되고,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하는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거장으로 인정받았고, 최고의 기호학자였던 움베르토 에코는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을 썼다.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우리의 상식과 예측을 무너뜨리는 미스터리는 독자와의 게임을 가장 중시하는 이성적이며 논리적인 소설이다.

*'반전의 미학, 미스테리'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마흔여덟 번째 테마로, 책 읽는 인간(호모 부커스 Homo Book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