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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용한 외침이 당신에게 닿기를

그림을 통한 작가와 관객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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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이미지에 깃든 수많은 이야기

쇼츠, 틱톡의 시대다. 3초, 길어도 30초의 영상과 소리로 대중을 현혹한다. 현란하고 선정적인 영상에 빠지면 1시간, 몇 시간이 휙 날아간다.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고 누구나 소리치는 시대에 그림은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어떤 말도 건네지 않고, 어떤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생존 작가 중 그림이 가장 비싸게 팔린다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그림은 나이 든 사람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순간을 담아내는 사진과 달리 회화는 작가가 경험한 세월과 시간을 한 장의 그림 속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풍부하게 세상을 본다는 것은 눈이 마음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동양에서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원리다. 나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움직이지도, 소리내지도 않는 그림은 작가의 세월과 경험을 응축하여 전달한다. 그림 자체가 세계다.

1882년 미국에서 태어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도시인의 권태와 우울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호퍼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삭막한 현대인의 세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들은 술집에서 나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할까. 그들은 무슨 짓을 하고, 한밤중의 식당에 쓸쓸하게 앉아 있는 것일까. 단 한 장의 그림에도 수많은 사연이 펼쳐진다. 그림은 하나의 이미지로 모든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그 세계로 깊이 들어가야 한다.

*'이 조용한 외침이 당신에게 닿기를'은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마흔세 번째 테마로, 그림 그리는 인간(호모 그라피쿠스 Homo Graphic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